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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모뉴엘 파문, 재무리스크를 가늠할 방법은?

by lovefund이성수 2014. 10. 28.

모뉴엘 파문, 재무리스크를 가늠할 방법은?

지난 주, 비상장법인인 모뉴엘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금융권에 큰 충격을 주었는데...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비상장 회사이기에 모뉴엘 이슈는 주식시장에서는 직접적인 영향은 없습니다만, 멀쩡하던 회사가 돌연 법정관리 신청에 들어간 과정은 상장회사에서도 투자할 때 겪을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입니다.

약간은 심층적일 수 있는 모뉴엘의 재무구조 속에서, 주식시장에서 재무리스크를 유의해야할 최소한의 방법을 고민 해 봅니다.

 

 

▶ "내가 다니는 OO은행 △△△지점장도 목이 날라갈 판이래"

 

지난 주 토요일, 등산 모임에 참석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은행권에 계신 분께서 모뉴엘 법정관리 신청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에 대하여 물어보시면서, 그 분이 다니시는 은행 △△△지점에 지점장도 위태롭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더군요.

저는 "자산을 과대 계상한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라고 표면적인 답을 했습니다만.....

얼핏 재무제표로는 멀쩡했던 회사였기에 법정관리가 이상하기까지했던 모뉴엘 사태.

매년 50%가 넘는 성장성을 자랑하던 그 회사 재무제표에서 어떤 재무리스크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 모뉴엘 파문, 어떤 회사이고, 그 피해 규모는?

 

모뉴엘은 우리에게 로봇청소기로 잘 알려진 회사입니다. 2004년 아하닉스로 법인을 설립하여 10년만에 매출 1조원이 넘는 굵직한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던 기업이고, 2007년에는 빌게이츠가 혁신기업이라 언급하면서 칭찬할 정도로 인정받았던 기업이었습니다.

 

IFA2014에 마련되었던 모뉴엘의 부스

 

하지만, 모뉴엘이 은행권에서 받은 대출만 6700억원 최대 피해액은 5천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어지고 있습니다.

신용대출 2900억원은 대부분 은행이 손실로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며 여기에 담보대출 3800억원 또한 회수에 대하여서는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작년 매출 1조원을 넘긴 회사가 왜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진 것일까요?

혹시 재무제표상에서 어떤 조짐은 있었던 것은 아닐까요?

 

 

▶ 승승장구하던 실적 속에...

 

모뉴엘의 실적은 매년 승승장구 하여왔습니다. 거의 50%이상의 매출 성장률 기업을 하는 이들에게는 꿈과 같은 드라마틱한 외형성장이었습니다.

 

 

모뉴엘의 4년간의 연결기준 실적, 단위 : 억원

 

매우 가파른 성장 속에 2011년에는 코스닥 기업인 잘만테크를 인수하였고, 작년에는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에서 최고혁신상을 받으면서 화재에 중심에 오르기도 하였습니다.

매출 1조2737억원, 영업이익 1104억원인 급성장한 모뉴엘, 급하게 달리기에는 재무구조가 못 쫓아왔던 것일까요?

 

 

▶ 재무상태표를 뜯어 살펴보니..

 

Dart(전자공시)에 올라와 있는 감사보고서 상에서, 재무상태표(대차대조표)를 살펴보았습니다.

일단, 재무비율 중에 부채비율과 유동비율을 계산 해 표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모뉴엘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심각하지는 않았는데

 

모뉴엘의 3년간의 부채비율은 159%~195% 사이에 있었습니다.

이 정도 수준의 부채비율은 비상장회사들에게서 자주 볼 수 있는 부채비율로 안전한 수준은 아니지만, 부담이 크지 않은 수준입니다. 여기에 유동비율 150%수준 또한 나쁘다고 보기에는 애매한 레벨입니다.

즉, 전체적인 재무구조는 좋은 편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쁘다고 볼 수 없는 애매한수준이었던 것입니다.

 

모뉴엘의 재고자산과 총자산대비 비율, 점점 크게 늘어나는데...

 

그런데 흥미로운 현상이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에서 감지됩니다.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재고자산과 매출채권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럽긴 합니다만, 총자산대비한 비율이 제법 높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총자산대비 재고자산 비율은 2011년 30%에서 37%까지 증가합니다.

 

총자산대비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비율, 규모도 커지고 비중도 높아지다.

 

그리고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합한 금액은 2011년 1066억원에서 2013년 2587억원으로 증가하고, 총자산에서의 비율은 50%에서 58%로 크게 높아지게 됩니다.

 

이렇게 높은 비중의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의 비중을 보여주는 경우는 영업형태가 일단, 상품을 깔고 후에 돈을 회수하는 방식에서 자주 목격되는 형태입니다.

이는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어야 회사의 자금이 원활히 회전되게 됩니다.

자칫, 매출채권 회수에 미수가 발생되게 되면 현금흐름과 채무상황에 어려움이 발생 될 수 있는 것이지요.

10여년전 제약업종을 분석할 때 자주 목격되던 패턴입니다. 일단 약국에 약품을 공급한 후 차후에 판매되는 대로 매출채권을 회수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 당시 높은 매출채권비율과 재고자산 비율을 보였던 제약사들도 요즘은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비중이 전체 자산에서 크게 낮아졌습니다.

 

모뉴엘의 경우 재무구조가 애매한 경계에 있었던 상황에서 작은 문제가 시작되어 깊은 곳에 곪은 부분까지 드러난 케이스로 볼 수 있습니다.

 

 

▶ 모뉴엘 이슈, 상장주식을 투자할 때 무엇을 참고해야하나.

 

상장주식에서도 모뉴엘과 같은 일은 비일비재하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일단 최소한 체크해야할 포인트는 부채비율입니다.

부채비율의 경우 200%까지는 한도로 보고 있지만, 실제 필자가 포트폴리오를 추출할 때에는 100%미만인 종목들로만 추려냅니다. 부채비율 100%경계에 있던 종목들 중에 상장폐지까지 이르는 경우도 자주 발생되기 때문이지요.

 

두번째로, 유동비율은 100%는 적어도 넘겨주어야합니다.

위에 모뉴엘은 유동비율이 150%수준으로 100%보다는 높은 수준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발생되었습니다. 100%미만인 상장주식은 더욱 더 문제가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부채비율이 100%이하라 하더라도 유동비율이 100%미만인 종목은 자칫 허무하게 쓰러질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합니다.

 

세번째로,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을 과대계상한 종목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심층적인 분석이긴 합니다만, 재무상태표에서 총 자산 대비 매출채권 또는 재고자산의 비중을 계산하여보셔서, 총 자산에서 절반이상을 넘어간다면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매년 그 비율이 증가했다면 더욱 더 의심해보아야합니다. 재고자산이나 매출채권은 가장 쉽게 회계분식이 일어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들을 검토하다보면, 내가 보유한 주식들에 문제가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모뉴엘, 비록 비상장 회사이지만, 법정관리 신청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특히 급격하게 성장하는데에도 불구하고, 마치 콩나물 시루에서 콩이 자란 것처럼 재무구조가 비실비실 할 경우에는 한번 더 그 종목에 대한 투자는 재고해야할 것입니다.

 

2014년 10월 28일 화요일

재무리스크, 주식 투자에서 가장 큰 쇼크를 피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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