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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가 증시에 미치는 메카니즘

by lovefund이성수 2015. 3. 27.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가 증시에 미치는 메카니즘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고 분석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우리나라 증시 수급에서 외국인에 이어 큰 손으로서 그 힘을 키워가는 연기금의 매수세.

그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세는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외국인도 시기에 따라 샀다 팔았다 그 속을 알 수 없지만, 연기금의 수급은 "꾸준한 매수 지속"으로 어렵지 않게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는 증시 체질을 바꾸는 중요한 메카니즘을 제공합니다.

 

 

▣ 연기금의 꾸준한 주식 매수 행진, 시장에서 보유비중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세

 

연기금의 매수세는 2000년대 중반부터 점점 가시화 되기 시작하였고, 2010년 이후부터는 매수세는 거의 선형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기금의 매수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데에는 국민연금의 자산운용 정책 변화가 큰 이유가 되었습니다.

고령사회에 대비하기 위하여, 기대수익률을 높여야하는 책임감 속에 주식투자 확대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그 결과 국민연금이 보유한 국내 주식 비중은 증가세가 매년 꾸준히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투자 금액 추이 (자료 : 국민연금공단)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보유 금액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작년 연말기준으로 매입가로 72조7448억원, 시가 기준으로는 83조9296억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금액으로 거래소와 코스닥 전체 시장의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도표로 만들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국민연금 보유 주식이 전체 시장(거래소와 코스닥 시가총액 합)에서 차지하는 비중

 

추세적으로 꾸준히 전체 시가총액에서 국민연금 보유 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06년 거래소와 코스닥 시가총액 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에 불과하였습니다만, 지금은 6.3%까지 크게 늘어났습니다.

 

국민연금의 운용기금이 2043년까지는 증가세가 이어질 것임을 감안 해 본다면, 향후 국민연금이 보유하는 국내 주식의 시가총액 비중의 증가는 지금의 한자리수의 비중에서 두자리수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음을 추정 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금액의 증가는 주식시장에서 매물을 흡수함으로써 주가지수흐름에 장기적인 에너지를 만들어 주게 됩니다.

 

 

▣ 시장에 매물이 사라지면, 가격 흐름은 가벼워진다

 

요즘 사회적으로 전세대란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수년전만 해도 당연한 전세제도가 서서히 월세로 전환되면서 전세물건이 줄어들면서 전세 매물이 희귀 해 졌기 때문입니다.

매물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매도자 우위의 시장이 형성되고 가격은 마치 깃털처럼 가벼워지면서, 떨어질 때는 천천히 떨어지고, 바람이 불면 쏠살같이 올라가게 됩니다.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확대는 자연스럽게 시장에서의 주식 물량을 한곳에 집중시키면서 물량이 나오지를 않게합니다. 주식투자자의 용어로는 "매집"이라고도 표현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시간이 흘러갈 수록, 주식 매도물량(매물)이 줄어들게 되면, 주가는 깃털처럼 가벼워지기 시작합니다.

 

주가가 빠질 때는 천천히 떨어지고, 올라갈 때는 어느 순간 생각 외로 매물 공백으로 인하여 주가가 가볍게 올라가는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이 과거 일본에서 있었습니다.

1960년대후반 자본 자유화를 시작한 일본은, 외국 자본에 대하여 자국 기업 보호를 위하여 금융기관과 기업들이 서로 지분을 상호보유하게 됩니다. (이를 주식보합이라고 표현합니다. ※사와카미 장기투자)

서로 이해관계를 위하여 보유한 주식이기에 시장에 매물로 쏟아지지 않고 주식시장에 계속 쌓이면서 고여이면서 매물이 줄어드는 현상이 발생되었습니다.

1989년 당시 일본에 은행과 보험 그리고 일본 일반법인들이 보유한 주식 비중의 합은 60%를 넘어섰고 이 중 70~80%가 주식보합(서로 지분을 방어하기 위하여 의리로 보유한 주식)이었다고 합니다.

 

1968년에서 1989년까지 일본 TOPIX지수

일본 동경거래소의 TOPIX지수를 보더라도 1968년 100p롤 시작한 지수가 1989년말에는 2884p까지 28배나 상승할 정도로, 주식보합의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그만큼 물량이 시장에서 줄어들었기에 주가는 가벼워지고 호재에 민감한 시장이 되었던 것입니다.

(반대로 그 이후 주식보합 물량이 풀리면서 일본 증시는 20년의 장기 불황이 이어졌습니다.)

 

 

▣ 체질의 변화 한눈에 보이지 않지만, 효과는 서서히 나타난다.

 

다이어트 또는 몸을 만들기 위해 운동을 시작하여보면, 하루 이틀 사이에는 그 효과를 가늠하기가 어렵습니다.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생각 해도, 어제보다 살이 찌는 날도 있고, 몸이 축 쳐지는 날도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한달, 두달 시간이 흘러가면서 여러가지 신체 데이타를 측정해 보면 몸무게도 가벼워지면서 체지방율의 감소, 근육량의 증가가 눈에 띄게 나타나면서 몸에 체질이 변했다는 것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게 됩니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매수세는 장기적으로 한국 주식 시장에서의 시총비중을 높여가면서 매물을 흡수해 가고, 그 과정에서 한국 증시의 체질을 변하게 할 것입니다.

이는 한달,두달에는 그 효과가 표시나지 않습니다만 년 단위로 시간이 흘러가면 그 효과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주식시장이 빠지려하면 생각보다는 덜 떨어지고, 올라갈 때는 은근 슬쩍 전 고점을 뚫기도 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국민연금이 본격적으로 매수세에 가담한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한국증시는 빠질 때는 조금 하락했다고 하는 정도가 20%정도였습니다. 기본 하락추세가 나오면 50%하락하였지요.

 

하지만, 연기금의 매수세가 이어진 2010년 이후, 한국증시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조정장에서의 낙폭은 크게 줄어들고 상승할 때는 고점을 살짝씩 깨고 올라가고 있습니다. 스몰캡에서는 그 효과가 더 여실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따라서, 향후, 연기금의 꾸준한 매수는 시장에 매물을 흡수하면서 더욱 강건한 한국증시 체력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2043년 국민연금의 운용자산이 감소하기 전까지 말입니다. 아마 그 10~20년 전부터 주식비중을 낮추겠지만, 앞으로 적어도 10년은 주식비중을 높이지 않을 수 없는 시기입니다.

 

2015년 3월 27일 금요일

체질이 강해져 가는 시장, 어느 순간 가볍게 움직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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