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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국민연금 위탁운용 평가 초단기화, 오히려 고맙다?!

by lovefund이성수 2015. 7. 27.
국민연금 위탁운용 평가 초단기화, 오히려 고맙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 머니투데이에서 단독으로 "국민연금, 50조 위탁운용사 1일 수익률도 점검"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습니다. 이 기사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자금을 위탁받은 운용사의 1년간의 수익률을 매일 체크하여 위탁운용사 선정/평가에 적극 반영한다고 하며, 이번달인 7월부터 도입되었다고 합니다.

국민연금 수익률 재고를 위하여 만들어지고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초단기 운용사 평가 시스템, 필자의 관점에서는 두가지 측면에서 "참~고맙다"아니할 수 없었습니다.

 

 

ㅇ 국민연금, 운용사를 1일단위로 수익률 어떻게 체크한다는 것인가?

 

 

최근까지는 국민연금은 자산운용사를 평가할 때, 3년 또는 5년 수익률과 같은 장기 수익률을 기준으로 평가를 해 왔습니다. 기금운용의 특성상 장기투자 성향이어야하기 때문에 장기 수익률로 평가를 해왔던 것입니다.

그런데 국민연금 수익률을 평가하는 높으신 분들 입장에서는 이러한 평가 기준이 마음에 안들으셨나 봅니다. 운용사 선정 전에는 어마어마한 수익률을 냈던 운용사들이 선정된 이후에는 수익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경우가 눈에 가시처럼 느껴졌을 것입니다.

 

결국 머니투데이 기사에서 언급된 바에 따르면,

1년 수익률이 3영업일 이상 벤치마크대비 4%p이상 하회할 경우 1차 주의 단계로 신규 자금 배정을 제한하고, 7%p이상 밑돌 경우에는 2차경고로 위탁자금 일부회수, 그리고 한달 유예기간 후 다시 3거래일 동안 수익률이 벤치마크대비 9%p하회시에는 위착타금을 전액 회수한다고 합니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투자 자산 92조원 중 위탁운용사가 관리하는 자금규모는 45%수준인 44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법 클 수 밖에 없습니다.

 

 

ㅇ 이제 운용사들은 프랍트레이더 운명

 

국민연금의 기준은 나름대로 생존게임 속에 생태계처럼, 강한 운용사만이 살아남아 전체 운용자산 수익률을 관리하는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이러한 유사한 자금 운용 시스템이 바로 증권사의 프랍트레이더 시스템입니다.

증권사 고유계정을 운용하는 프랍트레이더는 본사 직원 트레이더가 운용하기도 하지만, 재야에서 트레이딩을 잘한다는 트레이더를 증권사가 수익배분 형태로 계약을 맺고 고유계정 운용을 맞기기도 합니다.

이렇게 계약을 맺은 트레이더 입장에서는 수익을 크게 내면, 성과급을 크게 가져가고 증권사 입장에서는 고유계정 수익률을 높이기에 서로 윈윈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대신, 트레이더는 일정 수익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도퇴되고 자리에서 물러나야만 합니다. 손실만 끼치는 트레이더에게 계속 고유계정 자금을 맞길 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구조는 마치 생태계에서 강한자만 살아남는 구조와 비슷합니다. 실력이 없는 트레이더는 자연도퇴되고 실력있는 트레이더가 운용을 계속 이어가다가도, 실력이 떨어지면 자연 도퇴되게 됩니다.

 

국민연금의 단기운용성과 평가는 위탁운용사의 운명을 프랍트레이더처럼 만들게 될 것이라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ㅇ 워런버핏이어도 단기운용 기준이라면 자연 퇴출

 

 투자의 대가 워런버핏, 수많은 투자자에게 존경을 받고 그의 말한마디 한마디에 투자자들의 이목은 집중될 정도로 그의 투자 철학과 성과는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국민연금처럼 단기 평가 시스템으로 워런버핏을 평가한다면, 어느 시기에는 워런버핏은 퇴출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단기 운용평가 기준에서는 워런버핏도 퇴출 대상이다]

 

워런버핏의 수익률이 수십년동안 화려했던 것은 사실입니다만, 특정시기에는 S&P500(배당포함)대비 -20%p가까이 하회한 시기도 여러번 있고, 국민연금에서 단기 기준으로 삼은 벤치마크 대비 9%p하회했던 시기까지 치면, 진작에 워런버핏은 1960년대, 1970년대, 1999년에 퇴출되었을 것입니다.

 

 

ㅇ 국민연금, 위탁운용 단기 평가화 : "참~~~ 고맙다."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를 평가를 초단기화 한다는 뉴스를 보고 혼잣말로 "참~~ 고맙네"라고 읊조렸습니다. "참~~ 고맙네"라는 말은 2가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단어 그 자체 그대로 정말 고맙다는 뜻도 있고, 한편으로는 반어법으로서 정말 너무하네라는 의미가 있지요.

 

필자는 이 두가지 의미를 이번 국민연금 단기 평가화에 두려고 합니다.

일단 부정적인 의미에서 "참~~~ 고맙다."입니다.

계속 국민연금이 단기 시각에서 운용사의 수익률을 단기평가하게 될 경우에는 장기수익률 관점에서 위탁운용사의 수익률은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장기 수익률을 내기란 더욱 어려워 질 것입니다. 단기 운용성과 지표하에서는 극단적으로 운용이 보수화 되거나, 극단적으로 리스키한 운용이 섞이면서 결국 장기 수익률이 극대화 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두번째로는 가치투자자 입장에서 긍정적인 의미에서 "참~~~ 고맙다."입니다.

근간에 소형주를 중심으로한 가치주 전성시대가 수년간 이어지면서 가치주가 예전처럼 많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자금이 장기가치투자하는 운용사에 꾸준히 유입되면서, 가치주들의 주가가 레벨업 된 경우가 많다보니, 종목 발굴이 어려워졌습니다. 불과 2~3년전만하더라도, PER레벨 5배에 PBR 0.5배도 안되는 종목들도 많았을 정도로 저평가 주식들이 많았습니다만, 그러한 종목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최근에는 그러한 종목을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단기평가로 운용사를 평가할 경우 가치투자철학으로 운용하는 장기투자 운용사들의 수익률이 뒤쳐지게 되면 국민연금이 자금을 회수하고 자연스럽게 헐값으로 좋은 종목들이 쏟아지는 계기가 마련될 것입니다.

물론 일부 가치주들이 동반 주가 하락이 있겠지만, 싼값으로 종목들이 쏟아진 다는 것은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줄 것입니다.

반대로, 급등하는 종목을 편입한 운용사에는 그 높은 수익률로 인하여 국민연금 자금이 몰리면서 급등주가 더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단기 평가 기준에 따른 현상, 비이성적인 시장을 만들게 된다는 점에서 필자는 "참! 고맙다"라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단기적으로는 가치투자자에게는 어려울 수 있는 시장이 올 수 있지만, 오히려 좋은 종목들을 더 싸게 비이성적인 가격에서 살 수 있다는 점은 미래 기대수익률을 높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2015년 7월 2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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