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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현대로템, 재무제표 속에 나타나는 현상들

by lovefund이성수 2015. 11. 27.

현대로템, 재무제표 속에 나타나는 현상들

최근 주요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기업 중에 현대로템이 있습니다. 철도산업에 위기가 닥쳐왔다는 분위기 속에 연일 현대로템에 관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에 밀리고 있다는 소식은 현재 철도산업과 현대로템의 상황을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주식시장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현대로템의 재무제표를 분석 해 보다보면, 흥미로운 몇가지 현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ㅇ 무섭게 치고 올라온다는 중국 고속철 그리고 KTX산천

 

10월과 11월 필자는 부산,광주,대전 지방순회 세미나가 있어 KTX를 타며 시속 300km로 달리는 그 기술력에 감탄하였습니다. 

"역시! KTX 대단한 기술력이야!, 광주,부산까지도 2시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으니..." 

 

우연히 그 즈음, 중국에서 오래동안 외국계 금융기관에서 주재원으로 계셨던 지인이 귀국하여 차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분의 이야기에서 중국의 고속철 성장을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20년전부터 고속철굴기로 하여 기술개발 및 사업을 확장하던 중국의 고속철이 전 세계 시장에 50%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저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런데 생각 해 보면, 그 넓은 중국 땅에 고속철을 깔아야하니 그 기술력은 저절로 커질 수 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기술력으로 세계로 뻗어가니 한국의 고속철 수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결론은 자연스럽게 떠오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철도 업계에 계신 분께서 이야기주신 KTX산천에 관한 이야기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만든 고속철인데 ..... 이야기를 듣고 뉴스를 검색하여 보니, 현대로템에 잦은 고장에 관한 뉴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현대로템의 KTX 고장에 관한 뉴스]

 

 

그리고 최근 현대로템의 해외 수주 급감 소식이 이어지면서 이러면 철도 산업이 망한다는 뉴스가 11월 내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자 관점에서 재무제표에서는 어떤 현상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ㅇ 신규수주 감소 맞다. 잔고 또한 감소 중

 

[현대로템의 최근 6년간의 신규수주와 철도수주 잔고 추이]

 

위의 표는 현대로템의 사업보고서 및 분기 보고서에 나와 있는 수주에 관한 사항을 정리한 표입니다.

(사업보고서에서 II.사업 내용에 들어가시면 6. 수주에 관한 사항 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표를 보시게 되면, 올해 3분기까지의 신규수주가 비록 4분기가 남았다하더라도 2014년에 4조2514억원에 비하여 반도 안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로 인하여 올해 3분기까지 2조5천억원을 매출로 인식하였다보니, 2015년 3분기 현재 철도 수주 잔고는 3조4572억원으로 2014년 말 4조 1783억원에 비하여 7000억원 이상 감소하게 됩니다.

 

뉴스에서는 현대로템의 해외수주가 2012년 1조7000억원에서 올해 8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하니 해외시장에서의 신규수주 감소 충격이 컸었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입니다.

 

 

ㅇ 실적악화 조짐은 2013년부터 나타났다.(현금흐름표)

 

현대로템은 2013년 말에 거래소에 상장되었습니다. 모든 신규 상장 기업들이 그러한 것처럼, 현대로템에 대한 장미빛 전망은 이어졌습니다. 청약에만 3조4천억원이 몰렸고, 안정적인 성장 분석은 연이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상장 다음 해인 2014년 영업이익이 급감하더니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고 올해 2015년에는 3분기까지 700억원에 가까운 적자를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자연스럽게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상장초기의 기대감은 모두 사라져 버렸습니다.

 

 

[현대로템의 실적악화와 주가 급락]

 

 

신규 상장 종목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준 현대로템, 상장 전에는 최대한 실적을 위해 노력(?)하였지만 이 후에는 그 노력(?)이 사라지면서 획기적인 매출 호전이 없이는 상장직전 실적을 내기가 어려워집니다. 이는 거의 대부분의 신규 상장주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런데, 현대로템의 경우 현금흐름표 상 2013년부터 무언가 불안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1261억원의 순이익과는 달리,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흐름에서는 현금유출이 제법 크게 나타나고 있었던 점입니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에서는 문제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순이익상 흑자는 내긴 하였는데, 현금 지출이 자산으로 잡히면서 나타난 결과로 이는 아름다운 기업 성과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순이익을 만들면 어느 정도 현금흐름이 플러스권을 유지해야 기업 경영상 현금흐름 압박을 받지 않습니다만, 2013년에 순이익은 흑자여도 현금이 쭉쭉 나가는 상황이 발생했던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2014년과 2015년에도 이어지면서 재무적 부담이 내부적으로 커지고 있음을 짐작케 합니다.

 

 

ㅇ 제발, 연구 좀 하시라!! (기업들이여)

 

연구개발비는 미래 기업의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하여 그리고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높이기 위하여 꼭 필요한 비용입니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만, 연구개발은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과정입니다.

 

국내 IT선두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에 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거대 제조업이다보니, 현대로템의 모회사인 현대차의 경우 연구개발비가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87%수준 그리고 기아차의 경우 1.3%수준의 매출액대비 연구개발비를 올해 3분기까지 집행하였습니다.

 

그에 반하여, 현대로템의 경우 매출액의 0.15% 정도만 연구개발비로 올해 3분기까지 사용하였습니다. (작년엔 0.2%)

금액으로 치자면 올해 3분기까지 37억원을 사용하였고 작년에는 67억원을 사용하였습니다.

 

매출액의 0.2%도 안되는 연구개발비...

열차 한량에 10억원이라고 사람들끼리 농담을 하지요. 거대한 연구 개발비가 매해 100억원도 안된다는 건 너무도 미약하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어쩌면 중국 고속철 기술이 급격하게 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구개발비가 크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미래 경쟁자에게 뒤쳐지는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현대로템의 현재 나오는 뉴스들 그리고 그 속을 재무제표를 통해 보다보면 어쩌면 지금 현대로템의 위기가 지금 시작된게 아닌 수년전부터 누적된 결과일 수 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2015년 11월 27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올림#고속철 #재무제표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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