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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브렉시트 개표현황을 보며 느끼는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6. 6. 24.
브렉시트 개표현황을 보며 느끼는 단상

브렉시트처럼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투자자들을 긴장시키고 관심을 가지게 하는 이슈는 몇년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할 것입니다. 한국 시간으로 새벽부터 투표결과 예상치를 기다리고 그 투표 예상치가 브리메인(영국의 EU잔류)쪽으로 기울어지면서 시장은 안도를 하고 있습니다.

아직 개표 종료까지 5시간은 남은 시간, 개표 현황에 따라 움직이는 시장을 보다보면 여러가지 생각이 머리 속에 스쳐 흘러갑니다.

 

 

ㅇ 장중 : 워털루전투 후, 로스차일드를 꿈꾸는 투자자들?

 

이번 브렉시트 이슈를 접할 때마다 역사속 1815년 워털루전투가 머리속에 꼭 떠오르더군요. 대영제국이 그 입지를 공고히 굳힌 워털루 전투...

엘바섬에서 탈출한 나폴레옹이 군사를 보아 다시 재기 한 후 벨기에 근처 워털루에서 영국의 월링턴 군대와 유럽의 패자의 자리를 놓고 한판 승부를 벌입니다. 이 전투는 20세기에 영화로도 제작되었고 70년대 그룹 ABBA의 노래 "워털루"에 소재가 되기도 하였지요.

 

결과는... 영국의 월링턴장군이 승리하고 프랑스의 나폴레옹군대는 전멸수준으로 패하고 맙니다.

 

그런데, 이 전투가 금융시장에도 큰 획을 그었지요. 당시 영국 런던의 증권시장은 이 승패를 주목하였습니다.(자칫 금융주도권을 프랑스에 빼앗길 수 있기에... 왠지? 이번 브렉시트 이슈에 나온 말 같지요?) 당시 영국에 로스차일드 가문은 워털루전투의 승패를 남들보다 "하루"먼저 정보를 취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 인터넷,전화,전신 어떠한 통신 시스템도 없던 상황이었기에 로스차일드가문은 최대한 빨리 정보를 취할 수 있도록 다양한 네트워크를 구축하였고, 전투가 끝나자마자 정보를 입수한 쾌속선이 재빨리 도버해협을 건너 로스차일드 가문에 정보를 전달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남들보다 하루 먼저 투자를 하여 큰 수익을 올리게 되었다는 일화는 금융시장 역사로 굵직한 역사로 남아있습니다.

 

[브렉시트 개표 실시간 현황에 따라 출렁이는 증시]

 

 

그런데, 오늘 장중 흐름을 보다보면, 브렉시트 투표 실시간 형황에 따라 남들보다 빨리 정보를 취하려하는 모습과 투표 현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시장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마치 19세기 워털루전투를 대하는 로스차일드 가문처럼 말입니다. 남들보다 빠른 개표현황을 보기 위하여 BBC,로이터,CNN 등의 사이트를 열어 계속 개표현황을 추적하고 그 흐름에 따라 급하게 매매하면서 시장 변동성은 오늘 매우 높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아쉬운건 워털루 당시에는 정보가 사람이 달려가고 도버해협을 건너는 등 시간이 오래 걸려 정보를 통한 수익을 만들 수 있지만, 전세계에 초단위로 전송되는 실시간 투표현황으로는 단기 트레이딩을 통해 수익을 내기란 어려움이 따를 뿐입니다.

 

 

ㅇ 초박빙의 승부 : 증권가 오늘 점심시간은 편하지 않을 듯

 

이런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한국주식시장은 점심시간에 돌발 주가 흐름이 종종 벌어집니다.

지난 1,2월 증시가 크게 하락하던 시기 때에도 점심시간에 허무하게 주가지수가 무너지면서 점심을 먹고 있던 여의도 증권사 직원들이 회사로 뛰어들어갔다던 이야기도 있는 것처럼, 이번 브렉시트 이슈로 인해 점심시간에 식당에서 편안하게 점심을 먹기란 오늘은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생각치도 않았던 지역에서 브렉시트가 우세하게 나올 경우, 아찔한 시장 흐름이 나타날 것은 명백하기 때문이지요.

 

[박빙의 승부 한시간만에도 개표결과는 뒤집히고 있어, 참고자료 : 롬슨로이터]

 

ㅇ 오후 3시 최종 결과가 발표 : 브렉시트? 브리메인?

 

오늘 오후 3시가 최종 결과가 확정될 것입니다. 브렉시트가 확정될 것이냐, EU에 잔류하는 브리메인으로 결론 날지는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증시 흐름을 통해 양쪽 상황에 따른 단기 시나리오를 추론 해 볼 수 있습니다.

이를 추정하는데 있어 최근 몇일 브렉시트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증시가 많이 회복했다는 것이 큰 변수입니다. 즉, 나쁜 소식에는 매우 큰 충격에 빠질 수 있고 좋은 소식에는 그저 그런 반응이 나올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만약 브렉시트가 확정될 경우 증시는 단기적으로 시장충격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시장 참여자들이 우려하는 수준의 깊은 조정이 일시에 발생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투매와 패닉이 만들어 질 것입니다.

 

반대로 영국이 EU에 잔류하는 브리메인으로 확정될 경우에는 하루정도의 반짝 반등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주가에는 반영되었고 기쁨은 잠시 일 뿐, 브렉시트 이슈가 있기 전 원점으로 돌아간 정도일 뿐입니다.

 

문제는 이 후에 중장기 반응일 것입니다.

브렉시트가 확정된 후에는 한달 정도는 단단히 마음을 잡을 필요가 있습니다. 마치 롤로코스터처럼 일시에 추락하였다가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런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입니다.

"브렉시트 알고보니 몇년이나 시간이 걸려?"

"브렉시트 알고보니 ECB와 연준에서 대비책이 있었네?"

그리고 낙폭을 크게 만회하기 시작하면서 조금 긴 시간에서 보면 "노이즈"정도로 기록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브리메인으로 확정될 경우, 위의 단기 결과에서 언급드린 바와 같이 그저 금융시장이 원점 정도로 돌아간 상황이기에 중장기적 호재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만, 대신 큰 부담을 버렸다는데 의를 둘 수 있겠습니다.

 

어떤 결과이든, 오늘 한국시장이 끝나는 그 시간까지 투자자의 마음을 흔들게 할 재료인 브렉시트.

그 결과가 투표 이후 예상된 결과처럼 영국의 EU잔류, 브리메인으로 확정되길 바랍니다.

 

2016년 6월 24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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