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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국민연금의 스몰캡에 대한 내부 투자지침 변경에서 느끼는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6. 10. 27.

국민연금의 스몰캡에 대한 내부 투자지침 변경에서 느끼는 단상

국민연금이 1조원의 자금을 시장에 전격 투입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더불어 중소형주에 대한 투자 내부지침이 변경되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오늘 증시는 오래간만에 화색이 돌고 있습니다.

자산배분전략상 국내주식투자 비중을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았던 가운데 패시브전략 중심으로 운용되면서 중소형주는 고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국민연금의 스몰캡에 대한 내부투자지침 변경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아야할까요?

단순히, 중소형주에도 매수세가 들어온다는 것만이 아닌, 결국 거대 자금도 인간이 개입될 수 밖에 없음을 보아야할 것입니다.

 

 

ㅇ 국민연금의 중소형주 투자 지침 변경

 

[지난 1년 고전했던 스몰캡]

 

올해 여름까지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운용 전략은 패시브 전략으로의 전환이었습니다.

액티브 전략을 사용한 운용사들의 성과가 뛰어나지 않다보니,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인덱스 중심의 패시브 전략을 취했던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입니다.

 

인덱스 복제율을 높이라하였고, 올해 상반기에는 이 과정에서 인덱스 편입요건이 안되는 중소형주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였습니다. 인덱스 요건에 안맞게 되면 자연스럽게 비중이 축소될 수 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보유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유도 모른채 주가가 빠지는 현상이 발생하였고, 참 좋은 종목인데 시총이 작다는 이유로, 거래량이 적다는 이유같지도 않은 이유로 주가가 밀리면서 초저평가 영역에 들어간 종목들도 비일비재하게 나타났습니다.

 

뉴스기사에서는 "중소형주 시장의 침체가 극에 달하면서 문제 제기가 잇다르자 규정 변경 속도를 낸것으로 보인다"라는 커멘트를 남기더군요. 그리고 국민연금 관계자가 이야기한 "시장 안팎의 의견도 일부 반영된 것은 사실"이란 점도 언급하였습니다.

즉, 최근 패시브전략 중심의 운용으로 인하여 중소형주의 과도한 침체에 따른 시장 여론이 이번 국민연금의 중소형주 투자지침 변경에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국내 중소형주 투자에는 몇가지 제약이 있었습니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 매출액 300억원 이상, 반기 일평균 거래대금 5억원 이상 등 내부 지침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이에 대당하는 종목 풀은 대략 260개에 불과하였습니다. 이 풀에 해당하지 않는 중소형주는 아무리 메리트 있는 밸류에이션을 가지고 있었어도 포트폴리오에 편입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 지침이 풀리게 되면서 종목풀은 1000개 종목으로 크게 확대 되게 되었습니다.

 

 

ㅇ 지난 1년, 스몰캡에 대한 연기금의 매도세만 보아도...

 

[2015년 이후 연기금의 소형업종 누적 순매수 추이]

 

 

2015년 중반까지만하더라도 국민연금은 참 고르게 주식을 매수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중소형주 랠리가 꾸준히 이어졌었던 원동력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흐름이 2015년 여름부터 바뀌기 시작합니다. 소형업종에서 연기금의 매도세가 출회되면서,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2015년, 연초부터 여름까지 3700억원에 이르는 순매수를 보였습니다만, 그 이후 꾸준히 매도하면서 스몰캡 부진이 되어왔습니다.

 

패시브전략 강화, 시총상위 종목 비중 확대라는 이유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연기금(국민연금)의 매매는 스몰캡과 코스닥에서 그 이전과는 전혀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스몰캡에 대한 내부 지침 변화로 다시 국민연금의 매수세가 소형주에 다시 유입되기 시작한다면 오랜기간 소외된 종목들에 단비가 내리고 이는 저평가된 소형주들에 모멘텀을 제공하여 줄 것입니다.

 

그런데, 필자는 국민연금이 다시 중소형주에 대한 매수 통제를 풀었다는 것 외에 다른 관점에서 이번 일련의 과정을 바라보았습니다.

 

 

ㅇ 결국, 인간과 군중의 입김은 모든 투자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에...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체계적으로 운용되어지고 있는 국민연금. 정기적으로 자산배분비율을 결정하면서 체계화를 더 했다는데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결국 인간의 입김이 개입되고 있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첫째로 작년에는 운용사에 대한 단기 성과 평가를 하려하였었고

둘째로 단순히 국민연금이 공룡화 되었다는 이유로 스몰캡 중 많은 부분을 풀에서 포기하였다는 점

셋째로 패시브 전략을 확대한 후, 비난이 일자 중소형주도 다시 늘리겠다고 한 점

넷째로 지속적으로 국민연금 수익률에 압박을 가하는 여론.

 

이 모든 과정에서 사람의 입김이 가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일반 개인투자자처럼 운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체계적으로 보이는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에 여러군데 틈이 보인다는 점입니다.

 

이번 중소형주에 관한 내부지침 변화도 그렇습니다.

결국 사람 심리와 입김 속에 1년만에 중소형주에 대한 전략/전술 변화가 생긴것 아니겠습니까?

이러한 모습은 비단 국민연금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 것입니다.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 및 체계화된 매매전략도 결국 사람들이 보고 주관적인 판단하에 자금을 넣었다 뺐다하고 있을 것입니다.

해당 로직은 냉정하게 운용되고 있다할지라도, 투자금의 규모를 결정하는 인간이 보았을 때 수익률이 부진하면 자금을 빼었다가 수익률이 좋아지면 뒤늦게 투입시키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제3자의 압박으로 원치않는 곳이나 로직에 자금을 투입할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 시장은 비이성적인 현상이라는 틈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리고 그 틈은 원칙을 지키고 냉정하게 운용을 이어온 이들에게 큰 기회를 줄 것입니다.

 

얼마전 필자는 최근 종목을 발굴하다보면 정말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가진 종목들이 크게 늘었음을 강조드렸습니다. 지난 1년이라는 시간 힘든 기간이었을 수 있습니다만, 이제는 이런 버려졌던 종목들이 다시 힘을 내어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인간에게는 1년이 기나긴 시간이겠지만, 투자의 세계에서는 그저 한번 들숨을 쉬었다 날숨을 내쉬는 정도의 짧은 시간임을 아시는 분이시라면 지난 1년 동안 만들어진 기회가 얼마나 짜릿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2016년 10월 27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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