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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시 조정이 오히려 반가운 이유에 관하여

by lovefund이성수 2017. 6. 21.

증시 조정이 오히려 반가운 이유에 관하여

오늘 글 제목이 의아하게 느껴지시리라 짐작됩니다. 매일 같이 상승해도 부족할 주식시장이 이번주 그리고 6월 들어 상승 속도가 줄어들어 아쉬운 요즘인데, 이를 반갑게 보는 이유를 언급한다하니 글 주제가 어색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주식시장이 장기적으로 꾸준히 우상향하기 위해서는 옆으로 횡보하면서 지루한 조정을 걷든 단기 가격 조정으로 가격 충격이 일시적으로 만들어지든 어떤 형태로든 조정장은 상승하는 과정에서 한번씩은 발생되어야만 합니다.

 

 

ㅇ 이유 1. 레버리지 투자자금을 경계하게 된다.

 

옛날 이야기를 하나 먼저 꺼내면서 글을 이어가겠습니다.

1980년대 증시를 보내고 1990년대 초반 한국증시는 "깡통계좌 사태"라는 증시 역사에 큰 오점을 남겼었습니다.

86년부터 시작된 상승장이 89년까지 다이렉트로 상승하였는데 이 짧은 3년이라는 시간동안에 종합주가지수는 100p대 중반에서 1000p까지 거의 10배 가까운 주가지수 상승률이 발생하였습니다.

 

이 당시 상승장이 매우 가파른 속도로 전개되다보니, 투자자들의 심리 속에는 주식시장은 y=2x 함수와 같은 매우 강한 상승이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되어졌습니다. 그리고 80년대 후반에는 신용융자를 투자자라면 당연히 사용해야하는 것처럼 인식되어지기에 이릅니다. (오히려 레버리지 투자를 안하는 이들을 이상하게 볼 정도였습니다.)

 

주식시장은 계속 상승할 것이라 모든 투자자들이 생각하다보니, 잠시 주가가 빠져 담보비율 이하로 평가금액이 내려가도, 증권사 영업 현장의 재량으로 어찌어찌 한동안 넘어갔지만, 90년대들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서, 담보비율에 크게 미달하는 증권계좌가 속출하였고, 더 이상 간과할 수 없었던 금융 당국은 1990년 10월 10일, 전격적으로 깡통계좌 정리를 단행하기에 이릅니다.

우리 증시 역사에서 "깡통계좌"를 금융 경제 용어로 각인 시키고 주식시장을 도박장으로 인식시켰던 큰 사건으로 각인시켰던 시기가 바로 그 때입니다.

 

그런데, 이 깡통계좌 정리의 중심에는 레버리지 투자자금 신용융자가 있습니다.

적절한 수준의 증가 속도와 규모라면 시장에는 큰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오히려 시장 전체 신용융자 규모가 작으면 작을 수록 주식시장이 건전하고 강한 체력을 가지게 됩니다만, 급하게 신용융자 및 레버리지 투자자금이 증가하게 되면 차후에 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증시 하락시에는 마진콜로 인해 투매의 원인이 되지요)

 

[최근 크게 증가한 신용융자 추이, 자료참조 : 금융투자협회]

 

 

올해 들어 신용융자 금액의 증가 추이는 2015년 봄의 증가 속도와 비슷합니다. 특히 유가증권시장(거래소)의 신용융자 잔고 증가가 눈에 띄는데 이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한 대형주들의 강세가 중요한 원인입니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신용융자가 무한대로 증가하게 되면 오히려 증시는 버블이 형성되고 사상누각처럼 어느 순간 허무하게 주저 앉게 되기에 적절한 수준에서 신용융자 증가 속도가 조절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증시 조정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증시 조정은 신용융자 증가 속도를 억누르거나 오히려 감소 시켜 증시의 내부적 체력을 높여주기에 이러한 이유로 증시 조정에 대하여 필자는 반갑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ㅇ 이유 2. 조정장에는 심리적으로 쫓기는 투자자가 줄어든다.

 

얼마전 글을 통해 투자심리를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휴먼인덱스 5명 중 1명이 신호를 보냈다는 글을 6월 초 썼습니다. 그 이후 필자가 생각했던 휴먼인덱스가 신호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기존 투자자들 중에 혹은 과거에 주식투자를 했었지만 쉬고있던 투자자들 중에 주식시장 상승을 보고 마음이 급해진 이들이 크게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주식시장이 제법 빠른 속도로 상승하다보니, 한걸음이라도 빨리 주식시장에 뛰어들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진 분들도 있고 수익률을 하루라도 더 빨리 더 높게 키워야한다고 생각하는 마음 급한 투자자들도 생길 정도입니다.

 

이 모든 상황들이 바로 심리적으로 쫓기는 상황이기에 만들어지는 모습입니다.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쫓기게 되면, 급하게 주식을 매매하기 때문에 시장 변동성이 높아집니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허무하게 상한가에 이르기도 하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매매를 하게 되니 묻지마 장세가 만들어 지기도 합니다. 혹은 현재 시장에서 소위 잘나가는 섹터만 투자하려하니, 차별화 장세가 심화되기도 합니다.

 

어떠한 형태이든 쫓기는 투자심리 속에서 만들어진 주식시장은 반대로 허무하게 무너질 가능성도 높습니다.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않으면 바로 매도를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조금이라도 손해가 발생하면 실망감에 투매하면서 주식시장의 건전한 상승에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주식시장 상승 속도가 천천히 진행되면, 이렇게 쫓기는 투자심리가 완화되면서 시장 상승이 천천히 그리고 건전하게 상승하게 됩니다.

 

[더 큰 상승을 위해 조정은 간헐적으로 동반되어야한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이유 3. 종목이 순환하는 계기가 마련된다.

 

주식시장이 계속 상승하다보면, 특정 업종만 계속 상승하는 차별화 장세가 심화되어 갑니다.

주가지수는 상승하는데 수익률을 쫓아가기 위해서는 소위 잘나가는 섹터를 쫓아가야한다는 심리가 가득 해지고, 자연스럽게 해당 업종군에는 공격적인 투자자들이 몰려 차별화 장세는 더욱 강해집니다.

 

80년대 중후반 트로이카 장세, 99년 IT버블 당시, IT종목군들이 묻지마 상승했던 것도 하나의 사례일 것이고 2010년 초반의 차화정 장세가 대표적입니다.

(참고로 2000년대 중반 상승장은 제법 고르게 상승했던 시장이었습니다.)

 

그런 장세 분위기에서 증시 조정이 간헐적으로 발생되게 되면, 투자자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업종에서 시각을 다른 업종으로 돌리는 여유가 생기면서, 매수세가 확산되는 모습이 나타납니다. 생각 외로 오르지 않은 저평가 된 종목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고, 오히려 차별화 장세 주도 종목군들의 주가에 대한 부담을 느끼면서 종목 순환매가 발생합니다.

그러하기에, 간간히 발생되는 조정장은 종목 순환매의 물고를 터주는 계기로 작용할 것입니다.

 

 

위에 언급된 조정장이 반가운 이유 3가지를 곰곰히 살펴보면 속도조정이라는 공통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조정장으로 인해 시장이 급하게 나아가지 않게되면 급한 마음에 투자하는 이들도 줄어들게 되고, 마음이 급하지 않으니 레버리지 증가 속도도 합리적인 수준이 되며, 투자자들은 다른 종목들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그러하기에 최근 장세가 지난 5월까지 지속된 주가지수 상승속도가 느려지고 낙폭이 발생했더하더라도, 더 큰 그림에서 오히려 반갑게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017년 6월 21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조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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