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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권계좌에 두고 잊었던 종목의 수익률이 엄청난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7. 7. 18.

증권계좌에 두고 잊었던 종목의 수익률이 엄청난 이유

독자님들 중에 이런 경험을 가진 투자자분들 은근히 많으실 것입니다. 정말 기억도 나지 않던 증권 계좌에서 우연히 주식 몇주를 발견하였는데 그 주식의 수익률이 100%를 훨씬 넘어 깜짝 놀라는 경험 말입니다.

필자도 이런 경험이 있습니다. 오래동안 사용하지 않던 증권사의 HTS를 몇년 만에 실행시켰다가 잔고에 있는 몇주 안되는 주식이 수백%의 수익률을 만들었던 것을 보고 살짝 놀랐지요.

그런데 대다수의 투자자분들을 보면, 그렇게 묵혀둔 종목들의 수익률정도는 커녕 그 같은 기간 열심히 투자한 결과 손실만 누적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ㅇ 잊었던 종목들이 이상하게 더 높은 수익률을 만드는데...

 

1980년대 후반, 포항제철(현재 POSCO), 한국전력, KT 등의 주식 중 일부를 국민주라하여 국민(특히 저소득 층)의 주식투자와 재산 증식을 위해 공모하게 됩니다. 당시 그 인기가 대단하여 국민주 청약은 인산인해를 이루었고 1명당 7주의 주식이 배정되었습니다. 당시 포항제철의 경우는 1만 5천원에 공모가가 책정되었었지요.

 

하지만 당시 국민주를 주식으로 찾아가지 않았던 투자자들이 대다수였다보니 고령층 국민주 투자자의 경우는 그 분들이 돌아가신 사후에 자식들도 모르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투자자 개개인도 바쁜 인생 살다보니 국민주를 샀던 것을 망각하기도 하였지요.

그런일이 많다보니 2000년대 중반에는 국민주 찾아주기 운동이 전개 되었습니다.

 

필자의 집에도 국민주를 찾아가라는 우편물이 2000년대 중반 날라왔습니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10년이 흐른 뒤에 말입니다. 아무도 할아버지가 국민주 공모에 참여했다는 것을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다만 뒤돌아 생각 해 보면 90년대 초반 증시 하락기에 주식시장 관련 뉴스를 보면서 한숨을 푹푹 쉬셨던 모습이 왜 그러했었는지 이해가 되었고 돌아가시기 직전 계속 어디론가 가서 일 처리를 해야한다면서 고집을 피우시던 것이 퍼즐조각처럼 맞아떨어지더군요.

 

<<88년 4월, 포철 국민주 청약에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사진 : 경향신문 88년 4월 11일자>>

 

 

1988년에 공모주 1만5천원으로 7주 (대략 10만원)을 투자하셨던 할아버지의 쌈지돈은 2000년대 중반 철강/조선주 열풍 속에 1주당 70만원이 넘어있었습니다. (7주이니 대략 490만원), 20년 정도 지난 시간에 50배가까이 상승했던 것이지요. 결국 이 주식은 상속처리상 절차 때문에 2010년대 초반에 주가가 하락한 후에 팔긴하였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30배나 되는 주가 수익률을 만들었기에 식구들은 할아버지의 현명한(?) 투자에 감탄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국민주 사례는 아마 중년에 접어든 독자분들 중에 몇분은 경험하셨으리라 짐작됩니다.

 

이렇게 잊혀진 주식이 대박이 난 사례는 뉴스에서도 종종 접할 수 있습니다. (2010년 11월 경 뉴스)

아모레퍼시픽 주가가 끝없이 상승하던 때, 아모레퍼시픽은 미수령 주식 찾기 캠페인을 벌였고, 과거 태평양 화학에 근무했던 40대 여성의 사례가 화재가 되었었지요. 잊혀져있던 주식 1주는 16주로 늘어나있었고, 주가를 감안하면 2000만원이라는 큰 돈이 갑자기 생기면서 잊혀진 주식이 대박을 터트렸던 것입니다.

 

이런 초장기적 사례가 아니더라도 주식 계좌에 자투리 주식 몇 주를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두었더니 몇년 뒤 그 주식이 엄청나게 올라 수익률 대박을 냈다는 이야기는 주변에서 왕왕 접할 수 있는 사례입니다. (보통 이런 경우는 몇만원 수준의 수익금이지만 기분은 로또 당첨된 느낌이지요)

 

 

ㅇ 왜? 잊혀진 주식들은 대박 수익률을 기록하는가?

 

우리는 주식투자하는데 있어, 계속 바뀌는 주가에 일희일비 하곤 합니다.

짧게는 하루이틀 단위의 수급문제로 인한 주가 등락에도 흥분하기도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경제 정책과 지정학적 이슈로 인해 밤잠을 설치면서 주식을 팔아야하나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시로 시세를 확인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식 매매를 결정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잊혀진 주식들의 경우는 분명 본인 명의로 주식이 존재는 하지만 기억조차 나지 않기 때문에 주식 시세판에 해당 종목의 주가가 깜빡 거리면서 유혹하여도 눈길조차 가지 않습니다. 당연히 하루 이틀 단위의 수급문제는 신경도 쓰지 않을 뿐더러, 중장기적인 경제 이슈, 지정학정 이슈에도 매매를 발생되지 않습니다.

 

자연스럽게 해당 종목이 최소한 적자를 지속하지만 않는다면, 기업은 흑자는 회사에 유보되고 자연스럽게 자산가치도 높아지면서 주가 밸류에이션은 높아져가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주가는 출렁 출렁 거리겠지만 잊혀진 주식에 대해서는 아예 주가 흐름을 보지 않기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장기투자를 하게 되고 그 과실을 수익률로서 취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마치 수억년의 시간 잊혀진 화석과도 같은 주식들이... 사진참조 : pixabay]

 

 

ㅇ 내가 보유한 종목명을 망각하는 것도 방법

 

저평가되고 부실가능성이 낮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진 기업들로 포트폴리오를 꾸리셨다면 아예 자신이 보유한 종목명을 망각하는 것도 위의 "잊혀진 주식 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입니다.

종목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게 되면 하루단위의 주가 흔들림에 투자심리가 요동치게 되지만, 자기 자신이 보유한 종목의 이름 자체를 잊게 되면 시세에 크게 연연하지 않게 됩니다.

 

이를 위해서는 꽤 많은 수의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리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치 예전에 자식들이 많을 때에는 자식들 이름을 까먹기도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런 수동적인 방법 외에도 아예 투자 자체에 룰을 정하고 종목하나하나의 수익률이 아닌 전체 계좌 수익률만 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퀀트투자, 인공지능투자 등이 이러한 방법입니다.

룰베이스 기반으로 투자하는 투자자들의 경우는 자신이 어떤 종목을 가지고 있는지 신경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어쩌다 "OOO종목이 요즘 화재다"라는 얘기가 나오면 "아... 그러고보니 내 전략포트에도 있는 것 같군"이라면서 무덤덤한 답만 나올 뿐이지요.

 

단기적인 주가 시세를 초월한 망각이 만드는 효과, 어쩌면 매일 시세에 연연하면서 일희일비하는 것보다도 더 엄청난 수익률을 만들게 되는 키가 되어줄 것입니다.

요즘 같이 답답한 차별화 장세에서는 더더욱 말입니다...

 

2017년 7월 18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장기투자 #망각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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