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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외국인의 주식매도 두려우신가요?

by lovefund이성수 2017. 8. 18.

외국인의 주식매도 두려우신가요?

8월 들어 외국인의 매수세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어쩌면 7월 중순 주가지수가 2400p를 넘어선 이후 외국인의 매수세는 매도세로 바뀌었습니다. 특히 8월 중순 대북 리스크가 부각된 이후 연일 매도세를 이어간 외국인의 수급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안기고 있고, 조정장마다 등장하는 셀 코리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라는 레파토리가 또 다시 등장하기도 합니다.

과연 외국인의 주식매도 두렵게 보아야하는 것일까요?

 

 

ㅇ 외국인 매도의 트라우마 : 매 위기 때마다 반복된 대량 매도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 또는 하락할 때마다 외국인의 매매는 시장을 주도하였습니다. 시장이 크게 오른 때에는 자주 외국인의 대량 매수가 등장하였고 반대로 시장이 급락할 때에도 많은 경우 외국인의 대량 매도가 같이 동반되었습니다. 외국인의 일간 순매매추이와 주가지수 등락의 상관계수를 추적하여보면 0.4수준에 이르니 어느정도는 외국인의 매매가 시장에 부담을 준다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외국인이 주식시장을 주도한다는 고정관념은 92년 외국인 시장개방 이후 줄 곳 이어졌습니다.

 

IMF사태, 2000년 IT버블 붕괴 등과 같은 굵직한 증시 폭락 이슈가 있을 때마다 외국인의 대량 매도는 자주 등장하였고,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33조원의 한국주식을 외국인이 순매도하면서 시장 하락에 원흉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그 굵직한 급락장 때마다 동반하여 등장한 키워드 "Sell Korea"라는 말은 한국이 또 다시 외환위기에 빠질 것이라는 공포감과 트라우마를 가중 시켰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약세장이 지속되는 중에 외국인의 매도세가 동반될 경우 과거의 금융위기와 외환위기의 트라우마가 떠오르면서 투자자들은 공황심리에 빠지곤 합니다.

 

 

ㅇ 7월 중순 그리고 8월 외국인, 유가증권시장 순매도

 

주가지수 2400p를 넘어선 이후 외국인의 매도세가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7월 18일에서 7월 말까지 외국인은 1조8천억원의 유가증권 시장 주식을 순매도하였고, 8월 초부터 어제까지는 1조5천억원 순매도하여, 주가지수 2400p돌파이후 총 3조3천억원을 순매도 하였습니다.

 

오랜만에 제법 큰 매도세이다보니, 최근 시장에 대하여 묻는 질문 중에는 외국인의 대량매도에 관한 질문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이런 외국인의 대량 매도, 주가지수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포감과 패닉에 빠질 정도의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한번 걸러서 생각 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2003년 이후 외국인 수급과 종합주가지수]

[적색선(좌축) : 외국인 누적순매매, 흑색선(우축) : 종합지수]

 

 

위의 자료는 2003년 이후 외국인의 누적순매매 추이와 종합주가지수를 함께 도표로 나타낸 자료입니다. 살짝 더라도 외국인의 매매가 주가지수와 유사하게 흘러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정도로 외국인의 수급은 주가지수와 높은 상관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의 외국인의 매도에 대하여 민감할 정도로, 혹은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려야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뭔가 좀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외국인 누적 순매매(적색선)의 가장 오른쪽 끝을 보시게 되면 비록 순매도로 인해 누적 순매매 추이가 꺽이긴 하였습니다만, 그 정도가 심각한 수준은 아닙니다.

그저 예전에도 잠깐씩 있어왔던 일시적인 외국인 매도 수준인 것이지요.

 

"그래도 8월 11일에는 전쟁 분위기 속에 5800억원 넘게 외국인이 매도하였는데.."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5872억원.. 2년여만에 가장 큰 규모로 하루에 매도한 금액이긴 합니다. (2015년 8월24일에 하루 최대 7239억원 순매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과연 이 규모로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고 트라우마에 남아있는 2008년 금융위기를 떠올려야하는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가 있기 전해인 2007년 8월만 보더라도, 지난 주에 있었던 하루 최대규모 매도 5800억원보다 하루에 매도한 경우는 수시로 있어왔습니다. 2007년 8월 16일에는 1조326억원 순매도하기도 하였고, 2007년 7월 27일에는 8447억원 순매도하였으며, 10년전 2007년 7월 중순부터 8월 중순까지 10조원의 순매도가 쏟아졌습니다.

그래도... 2007년 증시는 2007년 말까지 상승랠리가 지속되었습니다.

 

우리가 정말 두려워한 금융위기가 시작된 2008년 1월부터는 1조원대 순매도가 수시로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이 정도는 되어야 정말 우리가 걱정하는 외국인의 셀코리아와 함께 증시가 무너졌던 위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자극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 있습니다.

 

 

ㅇ 조정에 대한 부담이 남아있지만, 패닉으로 빠지지는 마시길.

 

아직 외국인의 매도세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기에 조정에 대한 부담감이 모두 가신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조정을 자연스러운 상승 후에 찾아온 숨고르기 정도로 이해하는 것은 어떨까요? 외국인이 2009년 이후 현재까지 누적하여 순매수한 금액은 86조원이 이릅니다.

 

일부 매도 물량이 나오긴 하였지만, 이는 과거의 트라우마를 자극할 정도의 엄청난 물량은 아닙니다.

정말 그들이 매도하고 한국에서 탈출한다면 10년 전보다 시가총액도 커진 한국증시에서 매일 1조원대 매도를 쏟아내야할 것입니다만 그런 수준이 아니란 것은 조정은 있더라도 심각한 수준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래도 여기서 주식시장이 더 하락하면 어떻하냐 걱정하실 수 있습니다. 그럴 경우 기계적인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국민연금의 대규모 매수세가 유입될 것입니다. 주가지수 2400p 근방에서는 높아진 국내주식 비중 때문에 매수여력이 없었지만 여기서 주가지수가 내려가면 내려갈 수록 매수 여력은 급격하게 상승하게 됩니다.

 

즉! 외국인 매도로 단기 조정은 있더라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아야하겠습니다.

 

2017년 8월 18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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