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배당을 생각 하게 되는 늦여름

by lovefund이성수 2017. 8. 25.

배당을 생각 하게 되는 늦여름

매년 이 맘 때즈음이 되고 귀뚜라미 소리가 요란하게 울기 시작하면, 글 주제로 배당수익률과 배당투자에 관하여 매년 잡아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하반기로 접어들 수록 12월 결산 법인이 거의 대부분인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집중됩니다. 오늘 글에서는 배당투자 방법에 대하여 이야기드리지는 않겠습니다. (워낙 8월 마다 배당투자를 이야기해왔었기에...)

다만, 과거에 비하여 달라진 배당에 관한 이런 저런 필자의 생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ㅇ 날이 시원해지고, 추워질 수록 배당관련 뉴스는 계속 쏟아지고

 

8월 입추를 보내고, 말복을 보낸 이후 밤마다 귀뚜라니 우는 소리가 요란합니다. 계절의 변화를 정확히 알려주는 귀뚜라미 소리. 이 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면 주식시장에 관한 뉴스 중에는 배당 관련 뉴스들이 자주 등장하기 시작하고, 연말로 다가갈 수록 배당 관련 뉴스의 수는 급격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투자자들은 연말로 갈 수록 배당투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투자한 종목에 대한 배당수익률도 생각하기 시작합니다.

 

 

ㅇ 은행 이자율을 넘어선 배당수익률 : 더욱 세지는 주주들의 힘

 

[배당수익률의 매력은 은행이자율을 넘어서다]

[원데이타 : KRX/한국은행, 차트 우측 수치는 추정치]

 

 

저금리 기조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1년 은행 금리는 평균 1%대에 머물러 있습니다. 근간에 카카오뱅크에서 2% 예금금리를 제시하면서 2%대 진입을 시도하고는 있습니다만, 전체적인 은행의 신규 1년 예금 금리는 1%대 중반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에 반하여 작년부터 한단계 레벨업 된 배당수익률은 은행 예금금리를 추월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위의 표를 보시더라도, 2012년~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 예금금리에 비하여 현격하게 뒤쳐졌던 배당수익률은 2016년부터 역적되기 시작합니다.

 

이는 기업들의 이익 증가와 배당 유도정책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입니다.

일부 정책적인 변화가 있다고는 하지만 기업들의 고배당 정책을 압박하는 다른 카드가 등장하고 있지요. 바로 기관들의 스튜어드쉽 코드 강화와 소액주주 운동의 활성화 입니다.

 

국민연금도 투자한 회사의 주주총회에서 목소리를 내지 않아왔기에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받아왔습니다. 이런 국민적 압박은 결국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쉽 코드 강화로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고배당 정책의 원동력이 되어줄 것입니다. 비단 국민연금 뿐만 아니지요.

그저 거수기 역할만 해오던 기관투자자들의 자금도 스튜어드쉽 코드 강화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크게 낼 것입니다.

 

여기에 소액주주들도 주주총회에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면서 회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오늘자 연합뉴스 기사 ' 대신증권 "기관, 쥐꼬리 배당 재무제표 반대 급증" '이라는 제목의 뉴스를 보더라도 배당이 적은 경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반대표가 1년 사이 2배나 급증했다 합니다.

 

과거에 막무가내식 오너가 전횡하던 주총문화에서 다양한 주주들의 적극적인 표대결 양상으로 가게 되면 경영진들은 배당 증가라는 주주 달래기로 이어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배당수익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ㅇ 배당락 효과 : 거의 없다.

 

이론적으로 배당권리가 확정되는 당일 주가는 배당금 만큼 하락하는 배당락이 발생합니다. 근래에도 보면 초고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은 제법 깊은 배당락 때문에 배당락 당일 시가가 휘청거리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 배당락 효과는 남아있다고 볼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배당락 효과가 없다시피 합니다. 오히려 배당락 당일에는 시가대비 종가가 상승하는 현상이 자주 관찰되어지고 있습니다.

 

 

[2001년~2015년 배당락일 시가대비 종가는 상승하는 경향이 짙다]

[원자료 : KRX, 계산 : lovefund]

 

 

위의 자료는 배당수익률 대비 배당락일의 시가와의 차이와 종가와의 차이를 보여주는 도표입니다. 자료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배당락일에 주가(주가지수) 하락이 있다하더라도 배당수익률에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고 오히려 배당락일 종가는 시가보다 높아지는 특징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실제 배당락일 하락률을 계산하여보면, 시가하락률의 평균은 -0.68%입니다만, 종가하락률 평균은 -0.1%란 점은 직접적인 배당락 효과는 사라지고 흔적만 남아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초고배당 수익률을 기록하는 종목은 배당락 효과에 따른 주가 하락분이 상쇄되는데 2~3개월은 걸릴 수 있음을 마음 속에 염두 해 둘 필요는 남아있습니다.

 

 

ㅇ 해마다 나오는 말들 "외국인이 배당으로 국부를 빼간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가 받아간 배당금 규모가 9조원대에 이른다 합니다. 1992년 한국 주식시장이 외국인에게 개방 된 이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77조원이고 이 기간 외국인이 받아간 배당금은 76조원이라 하더군요.

 

이러한 자료를 보게 되면, "외국인이 국부를 빼내간다"라면서 흥분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러한 부분을 강조하며 사람들을 자극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배당 시즌이 가까워 오면 매년 등장하는 뉴스 소재일 뿐 입니다.

 

필자는 이런 모습을 볼 때마다 오히려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면 왜, 한국인들은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배당을 외국인에게 다 주는가?"라는 생각 말입니다.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은 위험한 곳이고 투기적인 곳이어서 등등등" 반론들이 등장합니다만, 외국인투자자은 그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을까요?

 

오히려 외국인투자자는 그 위험을 감수하면서 장기투자 속에 배당수익률도 취하고 평가이익과 시세차익도 거두고 있습니다. 한국인들 대다수가 외면하는 한국주식시장에서 말입니다.

 

자, 그러면 국부 유출이라는 국수주의적 관점에서 생각 해 보겠습니다. 

제대로된 투자 방식으로 매년 배당수익을 취하고 배당소득세와 주민세를 심지어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국가에 납부하는 한국 내 가치투자자들은 어쩌면 국부를 지키는 1등 공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는군요.

 

2017년 8월 25일 금요일, 배당에 대한 이런 저런 생각을 마무리하며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