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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매매를 추정하다 -1편-

by lovefund이성수 2017. 9. 25.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매매를 추정하다 -1편-

2010년대 들어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순매수 추이는 증시를 든든히 받혀주고 꾸준히 온기를 제공 해 주어왔습니다. 증시 수급에서 연기금의 매매 추이 중 국민연금의 비중이 거의 절대적인 수준이다보니 연기금의 누적 순매매는 국민연금의 매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그런데, 2016년부터 국민연금의 꾸준한 매수세에 변화가 생겼고 올해는 그 변화가 눈에 보일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의 매매는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일까요? 그리고 주가지수에 따른 그 변화의 규모를 오늘 글에서는 추정 해 보고자 합니다.

 

 

ㅇ 2010년대의 국민연금의 꾸준한 매수세 : 기금 적립금 + 주식투자 비중 확대

 

2000년대 중반만 하더라도,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전략은 안전자산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만으로 투자를 하게 될 경우 미래에 자산규모가 충분히 커지지 않기에 주식투자는 필수적일 수 밖에 없었고, 기금 내 주식투자 비중은 한두해 전까지 꾸준히 증가하였습니다.

여기에 국민들의 소득에서 적립되는 기금적립금도 꾸준히 유입되니 자연스럽게 주식투자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국민연금의 적립금 증가와 주식비중 확대는 한국주식 순매수를 키워갔고]

[자료참조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lovefund52차 오프세미나]

 

 

하지만, 2016년부터 연기금의 한국증시에서의 순매수 속도가 점점 약해지기 시작합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더 이상 국내주식비중을 늘릴 수 없습니다. 18~20%의 한계치에 이르렀고, 오히려 해외주식비중이 단계적으로 높아져가고 있습니다. 

두번째로는 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주식자산의 평가금액이 높아졌고 그 결과 자산배분전략 상, 높아진 주식 평가금액은 매수할 수 있는 여력을 더욱 약화시키게 됩니다. 오히려 매도해야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주가지수 수준에 따른 국민연금의 매매는 어떤 형태로 나타날까요...

 

 

ㅇ 주가지수에 따라 순매매 규모는 달라지는데...

 

필자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공개 자료를 토대로 기금적립액과 국내주식투자 금액 및 국내주식투자 비중을 바탕으로 국민연금이 시장 등락에 따른 순매매 추정치와 실제 그 해 연기금의 순매매 누적치를 비교하여보았습니다.

※국민연금의 순매매 lovefund추정치 =

N년도 말 기금적립액 X 국내주식비중 - (전년도 말 국내주식투자 금액) X 1년사이 주가지수 등락률

 

 

[국민연금의 순매매 추정치와 실제 당해 연기금 누적순매수 추이,단위 : 억원]

[참고자료 :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 활용계산: lovefund]

 

 

이를 위의 막대도표로 정리하여보았습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비슷한 순매수 추이를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2013년에는 10조원대 순매수를 했을 것이라 추정하였는데 그 해 연기금의 누적순매수는 10조5천여억원, 2015년에도 대략 9조원 예상하였는데 9조8천여억원 순매수하였습니다.

국민연금의 매매가 바뀌어진 것으로 느껴졌던 2016년은 4조원대 순매수를 해야하는 것으로 추정하였는데 3조1천억원 순매수로 그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이러한 개념을 토대로 올해 상반기말(2017년 6월 말) 기준으로 분석하여보면, 주가지수는 18%상승하였기에 대략 1조2600억원 순매도를 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다만 그 상반기 기간 순매도로는 전환되지 않았고 순매수가 크게 줄어들어 5600억원대 순매수를 한 정도였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중요한 올해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순매매 추정치를 계산해 보았습니다.

 

 

ㅇ 2017년 연말기준 주가지수 2400p~2500p가 국민연금 순매매의 분기점

 

앞서 2017년은 주가지수가 크게 상승하면서 국민연금의 순매수 여력이 사라졌습니다. 오히려 매도해야할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그 나마 순매도는 아니었지만 5000억원대로 순매수 규모는 크게 작아졌습니다. 그렇다면, 2017년 연말 관점에서 보면 과연 국민연금의 순매매 규모는 어떻게 달라질까?

 

필자의 분석 추정치로는 2400~2500p에서 그 분기점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가지수별 국민연금 추가매수여력 추정치, 분석추정치 : lovefund이성수 오프세미나]

 


위의 도표로 준비한 자료를 보시면, 주가지수 2400~2500p에서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전환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주가지수가 높아질 수록 그 매도 규모는 급격히 증가하고 주가지수가 낮아질 수록 순매수 규모가 커지게 됩니다.

 

만약 주가지수가 회복되어 3000p에 이른다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26조원의 순매도를 쏟아낼 것입니다. 이 엄청난 규모의 순매도 규모이기에 아마도 주식시장은 흥분과 과열속에 빠질 뻔하다가 찬물을 얻어맞고 열기가 식어줄 것입니다. (아마 이런 상황에서는 국민연금이 증시를 억누르는 원흉이라면 뭇매를 맞고 있겠지요)

 

반대로 주가지수가 최근처럼 하락을 지속하여 연말에 주가지수가 2400p이 이르면 누적 순매수 규모는 4조원에 근접하리라 예상됩니다. 4조원 정도의 매수 추정치는 2014년과 2016년에 있어온 정도로 시장에 영향력을 주지는 못하는 존재감 없는 수준의 순매매 규모일 것입니다.

 

하지만 주가지수가 더 하락하여 2250p에 근접하게 되면 11조5천억원 순매수를 만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2013년과 2015년 수준의 대규모 순매수이기에 주식시장이 하락하더라도 안전판 역할을 해주는 현상이 관찰될 것입니다. 주가지수가 더 하락하여 2000p로 다시 회귀한다면 대략 24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매수세가 국민연금으로부터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 정도 규모는 증시 안전판 역학을 넘어 든든한 언덕 역할을 해주는 수준일 것입니다.

 

 

ㅇ 국민연금의 매매, 흥분과 패닉을 안정시키고...

 

이렇듯 국민연금의 순매매 추이는 주식시장이 폭등할 때는 그 흥분과 과열을 가라앉혀줄 것입니다. 주식시장이 크게 상승한 때에는 오히려 매도의 원흉이라며 비난을 받고 있지만 시장의 과열과 흥분을 막아줄 것이고, 반대로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하여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져있을 때에는 저가 매수세를 유발시켜 증시의 하방경직을 강하게 해줄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은 자산배분전략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지 기금운용본부가 의도적으로 그러려 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가지수 상승하락 속에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전략에 따른 자연스러운 매도와 매수가 흥분과 패닉을 가라앉히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은 부담없이 대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하더라도 증시가 1년 단위로 반토막 폭락, 따블 폭등이 있었던 고변동성 장세가 2010년대 이후 매우 양호한 변동성으로 줄어든 이유에는 이러한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전략에 따른 역할이 있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의 매매는 주가지수가 상승하면 무조건 매도를 해야할까요? 아닙니다. 필자의 연구에 따르면 적정한 주가 상승에서는 시장에 부담을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내일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매매를 추정하다 -2편-"에서 다른관점에서의 국민연금의 매매에 따른 영향을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7년 9월 25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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