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차별화 장세, 2017년 증시를 대표하는 키워드

by lovefund이성수 2017. 12. 27.
차별화 장세, 2017년 증시를 대표하는 키워드

2017년 증시를 정리하는데 있어 "차별화 장세"라는 키워드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난 2010년대 초반 차화정 장세 때에 차별화 장세가 있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처럼 대형주만 상승하고 소형주는 철저하게 부진했던 장세는 2003년 이후 십수년만에 발생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차별화 장세의 원인을 정리해 본다면 향후 차별화 장세가 어떤 양상으로 변해갈지 예상하는데 참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ㅇ 차별화 장세의 결과 : 시가총액 대형주의 랠리, 스몰캡은 큰 폭 하락

 

[2017년 차별화 장세 대형주의 급등 속에 스몰캡의 부진]

 

 

올해 유가증권시장 대형업종 지수는 +20%넘게 상승하면서 화려한 랠리를 만들었습니다. 이에 반하여 소형업종지수는 -2% 하락하면서, 심리적 박탈감을 만들었고 투자자들을 크게 힘들게 하였습니다.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는 코스닥 지수가 +24%가까이 상승하는 동안 코스닥 소형업종지수는 -6%넘게 하락하였고, 이로 인하여 올해 차별화 장세는 마치 옛날집 한 겨울 방안 아랫목과 윗목의 온도차처럼 뜨거운 곳은 뜨겁고, 차가운 곳은 물이 얼을 정도로 추웠습니다.

 

 

ㅇ 원인 1 : 기관 자금들의 패시브 전략 확대

 

올해 차별화 장세에 가장 큰 원인은 작년 초부터 시작되었던 기관 자금들의 패시브 전략 확대일 것입니다. 특히 작년(2016년 봄) 국민연금이 패시브 전략 확대를 공언하면서 그 이후 연기금의 소형주에 대한 매수세는 크게 위축되고 반대로 대형주에 대한 매수세가 확대되면서 차별화 장세는 심화되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여타 기관들도 액티브 전략에서 패시브 전략으로 속속 전략들을 확대해 갔습니다.

 

패시브 전략에 사용되는 지수들은 많이 연구 속에 다양한 지수들이 있었습니다만, 시장 대표 지수만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국민연금의 사례를 보더라도 코스피200 지수를 핵심 지수로 사용하다보니 결국 기관화 자금의 패시브 전략 확대는 결국 대형주만 매수하는 상황을 만들고 말았고 올해 차별화 장세에 큰 원인이 되었습니다.

 

 

ㅇ 원인 2 : 인덱스 중심의 모멘텀 플레이어의 확대

 

개인이든 기관이든, ETF를 이용한 모멘텀 투자자가 크게 늘고 있고 모멘텀 전략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들도 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불타기 전략으로 불리는 상승 종목에 불타기하는 거친 투자 방식부터, 싱글모멘텀/듀얼모멘텀 등 체계적인 방법까지 다양한 형태로 모멘텀 전략이 시장에서 활동하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같은 경우는 이 모멘텀 플레이어의 확대가 차별화 장세를 일정부분 심화시킨 경향이 있다고 필자는 보고 있습니다.

다양한 지수 중에서 모멘텀이 붙어있는 지수관련 ETF(해외,국내업종지수 등등)에 투자하는 모멘텀 전략은 가는 종목만 매수하는 결과를 만들게 되었고 코스피200 중심으로 자금이 쏠리는 경향이 만들어졌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코스닥150에서는 금융상품 마케팅이라는 다른 형태의 모멘텀으로 발현되기도 하였습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급등하면서 코스닥150관련 ETF에 투자한다는 신탁 상품을 은행권 쪽에서 판매하였고 이로 인하여 11월 장에서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의 이상 급등현상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ㅇ 원인 3 : 하반기 주식 양도세 대주주 대상 확대와 회피 매도

 

올해 연말을 기준으로 양도세 대주주 요건이 확대되고, 대주주에 해당하는 투자자가 과세표준 3억원을 넘기면 세율이 25%로 높아지게 되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주식 양도세 대주주 대상에서 회피하기 위한 매도세가 꾸준히 흘러나왔습니다.

 

특히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들과 코스닥 종목들의 경우는 작은 금액으로도 지분율이 높아지면서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는 경우가 많았고, 그 매도 물량은 어제(12월26일)까지도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 결과 12월 중순에는 스몰캡에 특별한 이유없이 수일간 허무한 급락세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매 홀수년 단계적으로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이 변경되면서 벌어지는 이러한 주가 왜곡은 2013년부터 가시적으로 나타났고, 올해는 하반기 차별화 장세를 심화시키는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ㅇ 원인 4 : 평균 회귀 현상?

 

[2011년 이후 5년간 지속되었던 스몰캡 강세]

 

생각 해보면, 2011년 이후 2016년까지 주식시장은 소형주의 전성시대였습니다.

2011년 말부터 2016년 말까지 유가증권시장 소형업종지수는 61%상승하였고, 코스닥 소형업종지수는 137%라는 급등세가 만 5년여 지속되었습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8.8%상승, 코스닥 지수는 26%상승한 정도였던 것을 감안 해 본다면 소형업종의 강세는 오랜 기간 지속되었습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는 5년이 넘는 박스권이었다보니 체감 지수는 더욱 낮을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어쩌면, 올해 대형주가 급등하고 소형업종지수가 되려 하락한 흐름은 평균 회귀 현상의 과정으로도 해석 될 수 있습니다. 달이 차면 기울고, 달이 그믐달에서 다시 보름달로 부푸는 것처럼 말입니다.

 

 

ㅇ 원인 5 : 암호 화폐 시장의 폭발적 팽창

 

한국인들이 오래동안 잊고 있었던 투기적 심리에 불을 붙인 곳은 올해 암호화폐시장입니다.

비트코인이 올해에만 10배 넘게 상승하고, "김치프리미엄"이라는 말로 외국인들이 한국에서의 비이성적인 암호화폐 가격에 대하여 부정적으로 평가하여도, 암호화폐 시장 투자자는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오늘 아침 뉴스기사를 보니, 직장인 중 1/3이 암화화폐에 투자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더군요. 그리고 평균 투자 금액은 500여만원, 직장인 주식투자자의 대략적인 평균 투자금 2000~3000만원에 30%수준에 이릅니다.

암호 화폐의 가격 급등은 사람들의 감각을 자극 시켰고 일정부분 주식시장에서 암호화폐시장으로 개인 투자자의 자금 중 상당부분이 넘어간 것으로 보여집니다.

 

특히 이 투자금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다보니 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에서 빠져나가면서 스몰캡 약세에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하였을 것입니다.

 

 

ㅇ 그렇다면 과연! 2018년에도 2017년의 상황이 반복될 것인가?

 

위의 올해 차별화 장세를 만든 다섯가지 원인들이 새해 2018년에도 반복된다면 차별화 장세는 계속 지속되겠지요. 그런데 하나하나 원인들을 살펴보다보면 적어도 올해처럼 일방적이지는 않으리라는 기대를 해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로 주식 양도세 대주주 회피 원인을 보면, 이 이슈는 오늘로 하여 재료가 악재에서 호재로 바뀌었습니다. 연중 내내 지속되었고 특히 12월에 급매물로 쏟아낸 주식 양도세 대주주 회피 물량 이슈는 오늘 배당권리락일을 기점으로 주주 확정이 완료되었기에 이 이슈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주식 양도세 때문에 급하게 쏟아낼 물량은 사라졌다볼 수 있고, 오히려 주식 양도세 대상에서 벗어난 투자자들이 다시 매수세를 재개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질 것입니다.

 

두번째로, 패시브 전략은 내년 초 연기금을 중심으로 변화를 맞을 것입니다.

12월에 코스닥 시장 활성화가 나오면서 연기금들의 스몰캡 비중이 적극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었다가 내년 1~2월로 코스닥 시장 활성화 대책 발표가 연기되면서 증시가 실망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월 이라하더라도 이제 두달여로 다가오고 있고, 우연이든 필연이든 올해 여름 이후 연기금의 스몰캡 매수세(어제 12월 26일자 필자의 글 참조)가 추세적 매수로 전환되었기에 내년 초에 스몰캡에 대한 연기금 매수세는 이전과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리라 기대 됩니다.

 

세번째로 모멘텀 플레이어는 모멘텀이 있는 곳으로 매매 타겟을 바꾸기에...

모멘텀 투자자는 기본적으로 모멘텀이 변화되면 강한 쪽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즉, 올해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중심의 대형주들의 강세 속에 해당 종목군들에 모멘텀 플레이어들의 매수세가 붙어 주가 상승에 탄력을 더했습니다만, 만약 그 모멘텀 추이가 바뀌게 되면 시장은 올해와 다른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참고로 최근 6개월 모멘텀 기준 소형업종지수는 -6.7%로 코스피200의 2%보다 열위에 있지만 3개월 모멘텀 관점에서 보면 소형업종지수는 1.8% 그리고 코스피200은 0.57%로 우위로 바뀌고 있습니다.)

 

네번째로 평균회귀 현상은 심한 차별화를 만들었기에 반발 현상이 만들어질 가능성 다분

2017년 내내 지속된 대형주 차별화 장세가 2011년~2016년 사이에 나타났던 스몰캡 강세의 반발 현상으로 볼 수 있다면, 올해 나타난 묻지마식의 소형주 차별화는 반대로 이후에 반발 현상을 만들 가능성이 높아질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저평가 된 종목이 소형주라는 이유로 아무 이유없이 더욱 저평가되어 가격 메리트가 커지면서 "참 좋은데 뭐라 말할 수 없는~~" 종목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다섯번째로 암호화폐 시장은... 변수입니다.

적당한 선에서 버블이 꺼져주어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돌아오겠습니다만, 아직은 아닌가 봅니다. 어제 오늘 사이에 비트코인이 또 다시 2000만원을 넘었습니다.

다만, CME 등에서 비트코인 선물 시장이 개설 된 후 가격 변동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가격이 상승한다는 이유만으로 흥분할 일이 이전보다는 적어질 것입니다.

 

예를들어 누가 이혼 위자료로 비트코인을 샀는데 10배가 올랐다더라, 누구 집 아들내미가 암호화폐에 투자해서 부모님 집을 사줬다더라는 성공담은 점차 보기 힘들어질 것입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이렇게 암호화폐로 돈을 벌었다는 이들은 꼭, 아는 사람에 아는 사람인 경우가 많지요?)

다만, 변동성이 살아있다보니 투기심리(도박심리에 가까운)에 의한 중독현상이 있어 가격 상승이 나타나면 블랙홀처럼 증시 자금을 추가적으로 빨아들일 부담은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올해 차별화 장세를 분석 해보다보면 내년에 나타날 주식 모습을 대략적으로 그려볼 수 있습니다. 차별화에서 정상화 과정으로, 차별화가 추가적으로 이어지더라도 묻지마식의 스몰캡 약세에서 주가지수는 어느정도 따라가는 흐름을 예상 해 볼 수 있겠습니다.

 

특히, 올해 가치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힘든 기간을 거친 투자자분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

14년여전인 2003년 당시 차별화 장세가 극단을 이룬 이후, 다시 정상화 과정이 만들어지고 2005년에는 오히려 스몰캡 랠리 속에 또 다른 양상의 차별화 장세가 만들어졌었습니다.

2018년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올해 겪으셨던 박탈감, 새해에는 인내에 대한 보상을 증시가 꼭 해주길 기대 해 봅니다.

 

2017년 12월 2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