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가치투자에서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변경이 필요한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8. 1. 4.
가치투자에서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변경이 필요한 이유

가치투자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저평가 된 종목을 매수하여 기다려 제값이 될 때 매도하는 기본적인 개념을 토대로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기준에 따라 수익/자산가치를 중심으로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는 정통가치투자와 성장주에 투자하는 성장가치 투자로 나뉩니다. 그리고 가치투자를 하는데 있어 장기보유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 정량분석(퀀트 연구)를 기반으로한 룰베이스 가치투자도 있습니다.

필자의 가치투자 방식은 퀀트 기반의 가치투자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이 퀀트 기반의 가치투자를 연구하다보면 흥미로운 결과에 도달하곤 합니다.

"가치투자가 무조건 오래 들고가는 것이 답은 아니란 점입니다."

 

 

ㅇ 기본적으로 저평가 된 종목은 장기적으로 수익을 줄 확률이 높은 것이 사실

 

2017년 차별화 장세처럼 일부 종목만 상승하는 시기를 경험하게 되면 가치투자가 사람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곤 합니다. "모멘텀이 있는 주식이 역시 답이었어", "대형주를 투자해야하는 이유가 있었네", "성장주가 역시 대박이야" 등등 작년을 거치면서 가치투자 방식 중 많은 방식이 사람들에게 외면받게 되었습니다. 특히 전통가치 투자 방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시각은 냉랭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오랜기간 투자를 이어오는데 있어 저평가 된 종목들에 대한 투자는 장기적으로 괄목할 만한 투자 성과를 만들어 왔습니다.

 

몇년을 묵혀둔 가치투자 방식이어도 말입니다.

 

필자는 매년 특정 시기가 되면, 저평가 기준에 맞춘 50종목을 선별하는 작업을 합니다. 그리고 매년 1회 그 포트폴리오를 엑셀에 정리하여 1년간의 수익률을 추적하여오고 있습니다. 오늘 글을 쓰기 전 우연히 2013년에 세팅되었던 50종목의 수익률이 5년여의 시간동안 어떤 성과를 만들었을까 궁금하여 자료를 뒤적뒤적 살펴보았습니다.

 

2013년 초에 세팅된 포트폴리오이니, 5년이 지난 동안 문제가 발생한 종목도 있을터이지만 그 성과는 과연 어떠했을까요.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23%정도 상승한 수준이었습니다.)

결과는 2013년 초 세팅된 50종목의 포트폴리오의 어제 종가기준(1월3일)까지의 수익률은 49.8%를 기록하고 있더군요. 5년 동안 방치된 포트폴리오 인데도 말입니다.

 

[2013년 초 세팅되고 5년간 방치된 가치주 포트폴리오의 수익률별 히스토그램]

 

 

이 기간, 220%가 넘는 수익률을 거둔 종목도 있는 등 상승 종목수는 전체 50종목 중에서 40여개에 이릅니다. 상승한 종목의 평균 상승률은 67%로 5년간 주가지수대비 제법 높은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10개 종목은 하락하며 마이너스 성과를 거두었는데, 2013년 당시 엄선하여 선정한 종목이었지만 1종목은 회사가 부도가 발생하여 큰 손실을 만들면서 전체 수익률에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렇게 5년간, 저평가된 가치주로 선정된 50종목은 나쁘지 않은 성과를 거두면서 하락종목수보다는 상승종목수가 월등한 우수한 투자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즉 기본적으로 저평가된 종목은 장기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게 됨을 위의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1년에 한번씩만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바꾸어도 : 투자 성과는 급격히 높아지고

 

앞서 설명드린 포트폴리오는 2013년 초에 세팅되고 5년간 방치된 포트폴리오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이 포트폴리오가 원래 계획대로 1년에 한번씩 포트폴리오가 기준에 맞춰 변경된다면 어떤 결과에 이를까요?

필자는 매년 연초에 50종목씩 포트폴리오를 저평가 기준에 맞추어 세팅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이 포트폴리오는 과거 그 시점에 종목을 선정하고 계속 실제 데이타로 추적하고 있는 결과물입니다.

 

[1년에 한번 주기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결과]

 

앞서 5년간 방치된 가치포트폴리오의 누적 수익률은 49.8%였습니다만 이에 반하여 1년에 한번씩 주기적으로 같은 가치투자 기준으로 종목을 바꾼 가치포트폴리오는 95.3%라는 높은 성과 거두었습니다.

 

주기적으로 종목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저평가된 종목풀을 신선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여기에 종목을 새로 세팅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간 중 크게 상승한 종목을 매도하면서 이익을 확보하게 되고 저평가된 종목을 추가/신규 매수하게 되니 간접적인 저가매수/고가매도 BLASH(Buy Low And Sell High)효과가 발현됩니다.

(※ 이는 자산배분전략 주제로 언급드리는 증시토크에서 자주 강조드렸던 개념이지요)

 

 

ㅇ 연구 자료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2가지

 

위의 연구자료 결과물들을 두고 곰곰히 생각 해 보다보면 두 가지 투자 교훈을 자료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첫째로 아무리 가치투자라 하더라도 소수에 종목에 집중투자하는 것은 위험하단 점입니다.

5년간 방치된 가치포트폴리오가 성과는 좋긴하였습니다만 그 안을 살펴보면, -60%, -36%에 이른 하락률을 만든 종목들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이 시기에 따라서는 1년차 때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소수 종목에 집중투자한 것이 수익이 나면 다행입니다만, 가치투자를 하는 대다수의 개인투자자가 포기하는 원인이 바로, 소수 종목으로 가치투자를 하다가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를 마주할 때입니다.

 

두번째로 주기적인 종목교체는 고려해볼만한 퀀트 개념

주기적인 종목 교체란게 참으로 투자자의 마음을 어렵게 만들곤 합니다. 정이 들은 종목을 매도하기 싫기도 하고 상승하는 종목을 조금 더 들고가보고 싶은 심리가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인 수익률 관점에서볼 때 주기적인 포트폴리오 교체는 간접적인 저가매수/고가매도 효과를 만들고 더 싼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편입하게하는 기회를 제공하게 되어 수익률을 제고 시켜줍니다.

 

이런 개념들을 생각 해보신다면, 가치투자에 있어서 주기적인 종목 교체가 장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런 장점들 기관투자자는 이를 매매로직으로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수백억, 수천억의 자금이 주기적으로 대규모 매두/매수가 발생하는 상황을 생각하시면 그 이유를 짐작하실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개인투자자만이 누릴 수 있는 몇 안되는 유리한 점일 것입니다.

 

2018년 1월 4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