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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미국 장기금리 상승, 겉은 악재 속은 호재.

by lovefund이성수 2018. 4. 25.

미국 장기금리 상승, 겉은 악재 속은 호재.

4년여 만에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가 3%에 이르렀습니다. 금리 상승 기조가 추세적으로 굳어지면서 고금리에 대한 우려감을 보이고 있고 이로 인하여 밤사이 뉴욕증시는 제법 큰 낙폭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장기 금리 상승 그 겉모습은 무서운 악재로 다가오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겉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증시 입장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은 우리가 정말 두려워하는 D-day를 연장시키는 효과를 가져다 줄터이니 말입니다.

 

 

ㅇ 금리 상승, 나쁘다는 선입관

 

올해 2월, 글로벌 증시가 갑자기 급브레이크가 걸린 결정적인 이유는 바로 미국 장기금리가 급하게 상승하였기 때문이었습니다. 금리 상승은 이자 부담을 높여 대출자의 부담을 높이고 자산가들에게는 안전자산의 수익률을 높이기 때문에 위험자산 선호도를 낮춘다는 표면적인 이유와 함께 증시는 하락하였습니다.

 

이러한 금리 상승 기조는 미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추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미국이 그 선봉에서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여타 글로벌 국가들도 그 뒤를 따라가고 있습니다. 이런 전세계적인 금리 상승 분위기로 인하여 주식시장은 일단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금리 상승 나빠요, 경제에도 살림살이에 모두 나빠요."라고 매스컴과 경제 시간에서 배워왔기 때문입니다.

 

 

ㅇ 금리 상승 시기에는 장기채권 매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그리고 그레이트 로테이션

 

채권 가격과 금리는 서로 역의 관계에 있습니다. 간단히 공식으로 써보자면

 

무이표채의 가격 = (만기 지급금) ÷ (1+ 금리)^기간

 

위의 공식으로 간단히 무이표채의 가격 공식을 적어볼 수 있습니다. 공식에서 금리가 커지게 되면 더 큰 값으로 만기 지급금을 나누어주기에 채권가격은 낮아지게됩니다. 여기에 기간이 긴 장기 채권이라 한다면 더 크게 제곱되기에 가격 하락폭은 커지게 되지요.

이런 채권과 금리 간의 관계가 있기 때문에 금리 상승 구간에서는 만기가 길 수록 채권 가격은 하락하게 됩니다. 금리 상승이 기조적으로 지속될 때에는 반복적으로 채권가격이 하락하면서 시장 금리는 높은데도 오히려 마이너스 수익률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금리 상승기 오히려 장기채권 관련 상품은 가격 하락이 발생]

 

 

위의 차트에서 보시는 것처럼 장기 채권 관련 ETF의 가격은 시장 장기금리가 본격적으로 추세가 굳어진 2017년 이후 오히려 가격이 하락하는 발생하였습니다. 반대로 그 이전 장기 금리 하락기에는 엄청난 수익률을 만들었지만 말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장기채 뿐만 아니라 중기채에서도 유사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채권 투자 매력이 낮아지게 되고 오히려 채권 매도물량이 늘고 그렇게 나온 자금은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그레이트 로테이션 개념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ㅇ 장기채 금리 상승 : 경기가 좋다는 시그널이기도...

 

채권시장에서는 이런 농담이 있습니다. 시장금리가 낮아지길 바라는 것은 "공매도"보다도 더한 큰 그림에서 거시경제 악화를 바라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불과 몇 해 전만 생각 해 보아도 경제에 나쁜 소식이 있을 때마다 금리는 하락하였고 제발 장기 금리가 상승해야하는데 그러지 않아 문제다라는 분석들이 가득했습니다.

 

그 때와 비교하면 지금 금리 상승에 불안 해 하는 시장 참여자의 모습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기도 합니다.

즉, 금리 상승 특히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은 경기가 받혀주고 있다는 시그널이기도 합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이전보다 높아진 금리를 감수하더라도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기 때문에 장기 자금을 끌어오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장기금리는 상승하는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만약 미래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장기 자금을 끌어와 사업을 해야겠다는 용기가 서지 않겠지요? 오히려 이 때는 장기금리가 하락하게 될 것입니다.

 

 

ㅇ 장기채 상승 : 장단기 금리차 역전 시기를 조금이라도 늦추어 준다.

 

올해 금융시장에 큰 화두는 미국 10년 장기 채권과 2년 채권간의 스프레드가 역전될 것인가의 여부 일 것입니다. 52bp수준에 있는 장단기 채권 금리 스프레드는 추세적으로 줄어들고 있는데 올해 역전이 될지 아니면 소프트랜딩하는 비행기처럼 이 수준에서 완만하게 그리고 제법 시간이 흐른 후에 역전될지가 관심사 입니다.

 

장단기 금리가 역전하게 되면, 단기자금을 끌어와 장기로 대출하여주는 금융회사들에게는 역마진 상황이 발생하기에 대출이 줄어들게 되고 결국 시장에 돈이 돌지 않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결국 장단기 금리 역전 후 레버리지가 급격히 줄어들게 되면 경제와 금융시장에는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고 증시는 2008년과 같은 폭락을 앞둔 타이머를 작동시킵니다.

 

특히나 미국 연준에서 금리(초단기)를 올해 총 4차례까지도 올릴 수 있다보니 지금 정도의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된 것은 시간문제로 인식되어지고 있습니다.

 

[장단기 금리차가 역전된 후 1년 안에 경기침체와 증시 급락이 발생했다, 자료참조 : FRED]

 

그런데 장기 금리가 상승하며 어느정도 박자를 맞추어준다면 그 장단기 금리 차의 랜딩 속도는 조금 늦어지면서 D-day는 조금 더 뒤로 늦추어질 수 있습니다.

 

위의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 자료는 장단기 스프레드 역전 시기를 표시한 자료입니다. 지금 현재는 마치 2000년대 중반처럼 스트레이트로 스프레드가 축소되고 있습니다만, 장기금리가 상승세를 보여준다면 94~96년처럼 50bp 이라는 적은 폭에서도 아슬아슬하게 역전까지의 시간은 연장 될 수 있습니다.

 

 

위에 정리드린바처럼 장기금리 상승은 겉으로는 악재처럼 보이지만 속은 오히려 반가운 소식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그 언젠가 D-day가 가까워오면 경제,금융,증시는 고금리에 부담을 느끼거나 혹은 고금리에 투자 매력을 가지겠습니다만, 그 때까지는 아직은 시간이 남아있습니다. 되도록이면 그 시간이 최대한 늦게 찾아오길 바래 봅니다.

(그리고 지금 글로벌 증시의 과민 반응은, 왠지 연준아~ 기준금리(단기) 올리지 마라~ 하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2018년 4월 25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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