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스몰캡, 08년 금융위기 후 역대급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는데

by lovefund이성수 2018. 6. 29.

스몰캡, 08년 금융위기 후 역대급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는데

6월 마지막 거래일인 오늘은 올해 반기가 끝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6월 들어 증시가  무겁게 흘러가더니 급기야 종합주가지수부터 코스닥, 스몰캡 가릴 것 없이 큰 폭의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였고 특히 거래소 소형업종지수의 경우는  11%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하며 마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로 큰 낙폭을 보인 스몰캡의 하락, 이에 따른 가치투자  종목들의 영향도 동반하여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은 과거에도 그러하였든 개인투자자들의 공포와 공황감은 극단에 이르고 있습니다. 


    

ㅇ 금융위기 이후 두번째로 큰 소형업종 지수의 월간  하락.   

이번 6월에 발생한 소형업종 지수의 하락률 11%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보자면  2011년 유럽쇼크 후 9월의 11.82% 하락폭 이후로 두 번째입니다. 더 과거로 시간을 돌려 2003년 이후부터 보자면 2008년 금융위기  피크 시기인 10월에 29.2% 하락이 가장 큰 하락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5년 내로 볼 때 3번째로 큰 월간 하락률을  기록하였습니다.   

 

 

[소형업종 지수의 이번 6월 하락률은 금융위기 이후 2번째로 큰 낙폭] 

[좌축 : 월간 등락률(%), 우축 : 종합주가지수]     


사람 심리에서 두 자릿수 하락은 큰 심리적 부담을 만들게 합니다. 두 자릿수의 하락률에  들어오게 되면 향후 전망이 아무리 밝다 하더라도 당장 눈앞에 보이는 하락폭으로 인해 투자자들은 공포와 공황 심리에 빠지고 맙니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아무리 좋은 투자 원칙이 있더라도 이를 깨버리기 시작하는 것이 두 자릿수 월간 하락률이 발생할 때입니다. (기관이나 외국인은  운용 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갑자기 전략을 급선회를 하지는 않지만 개인 투자자는 쉽게 자신의 투자 원칙을 깨트리게 되지요)   


표면상 증시 하락 원인은 미국의 금리인상과 미국의 무역전쟁 때문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에 6월 하락률 4~5% 수준과 코스닥지수 하락률 8%에 비하면 소형업종 지수의 하락은 유독 큰 두 자릿수 하락률을 나타나고 있습니다.     



ㅇ 가장 큰 문제 : 대부분의 소형주들이 남북 경협주 → 신용융자  자금이 집중되었다. 

  

스몰캡의 낙폭이 유독 커진 이유로 필자는 지난봄부터 시장에 모멘텀이 되어준 남북  경협 이슈에 대한 레버리지 자금 집중이 큰 원인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남북 경협주들의 경우 스몰캡 종목들이 많았었고 테마가 강해져 갈수록 대부분의  소형주들이 남북 경협주로 편입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투자자들은 빨리 그리고 더 큰 수익률을 만들기 위하여 신용융자 및 주식 관련 대출 자금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였습니다.   


신용융자 자금 추이를 보면 이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습니다. 

올해 1월에 1조원 이상 증가한 신용융자 자금은 제약/헬스케어 강세로 만들어진 신용융자 자금 증가였습니다. 그 시기에는 남북  경협 이슈는 자리하기 힘들었고 되려 제2한국전쟁 가능성이 제기되었을  때였지요.   


그러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인 3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남북 경협 이슈가 시장에 테마를  형성하였고 우연히도 대부분의 소형주와 가치주들이 남북 경협 이슈와 맞물리면서 남북 경협주 강세 속에 소형주와 가치주의 강세가 동반하여 612 북미 회담까지 지속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 자금 규모는 11조원 초반에서 12조 6천억 원을 넘어설 정도로  가파르게 레버리지 자금이 증가하였습니다.   

 

[올해 신용융자 잔고 추이와 특징, 신용잔고 원자료 : 금융투자협회]     


그리고 612 북미 회담 이후 이벤트 효과 소진과 함께 무역전쟁 그리고 미국 금리인상이라는 복합적인  악재가 연이어지면서 증시가 하락 압력을 받기 시작하였고, 특히 신용융자가 크게 늘어난 남북 경협 종목들의 낙폭 확대가 6월 말인 오늘까지  지속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형업종의 경우 대부분의 종목들이 어설프게 남북 경협 이슈로 들어간 경우가 많았다 보니 얼떨결에 신용융자가 크게 늘었고, 이번 6월 12일 이후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물량 소화 과정 속에 제법 깊은 낙폭이 발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하락 과정에서 6월 27일까지 신용융자 규모는 3월 말 이후 증가분인 1조 3천억 원의 절반 이상인  7천억원이 감소하였고, 어제와 오늘 오전 사이에도 스몰캡을 중심으로 신용융자와  레버리지 투자자금에 대한 강제 마진콜 혹은 레버리지에 따른 자기자본 손실폭 확대로 급하게 청산하는 물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6월 소형업종 지수의 역대급 하락률은 급하게 상승한 테마가 신용융자 급증과 함께 발생하였을  때 후유증이 어떻게 나타났는지 보여준 사례가 되고  말았습니다.     



ㅇ 신용융자/레버리지의 毒, 과연  언제까지?   


소형업종 지수 분봉 차트를 보다 보면 독특한 특징이 관찰됩니다. 특정 시간을 기준으로 하락세가 나오기  시작하다가 하락 추세가 만들어지면 매우 매끈하게 큰 폭으로 하락합니다. 개별  종목 단위에서 이 시간에 마진콜들이 연이어 발생하다 보니 업종 지수에서 그렇게 나타나는 것이지요. 

하락장에서 신용융자 자금이 집중된 종목들의 경우 아무리 좋은 종목이라도 기계적인 투매로 인해 주가는  버틸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자기자금으로만 투자하는 투자자라도 투자심리가 흔들리면서 마음속에 형용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감정이 교차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하락장에서 신용융자/레버리지의 독은 과연 언제까지 스몰캡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 아직 조금 더 고름이 남아있다고  묘사드리고자 합니다. 

필자는 신용융자 물량이 마진콜로 인해 강제 청산되며 시장이 빠질 때를 "고름을 짜낸다"라는 표현을  쓰곤 합니다. 충분히 고름이 짜져서 밖으로 나와야지만 증시는 상처를 치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6월 27일까지 남북 경협 이슈로 증가한 신용물량 중 겨우 절반만 줄어들었습니다. 28일과  오늘 통계치가 나와봐야겠습니다만 증가분에 대략 60%만 감소하지 않았을까 추정됩니다. 즉, 스몰캡이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조금은 더 시간이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기간이 수개월 이상의 시간은 아닐 것으로  봅니다. 최근 감소 속도로 볼 때 7월에는 고비를 넘길 것으로 보이며,  이미 3월 말 이후 신용융자 증가분에 절반 이상이 감소하였기에 급한 불은  지나가고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봅니다.     



이번 6월 하락장으로 인하여 소형업종 지수 월간 하락률이 금융위기 이후 2번째로 큰 폭을 기록하였고,  필자의 연구용 가치투자 포트폴리오 또한 2012년 11월에 11% 이상의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한 이후 6년여 만에 두 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하며  6월을 마무리할 듯싶습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찾아오는 큰 하락세, 이런 증시 상황에서 시장에 대한 "융통성"이 필요하다는 마음의 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투자원칙입니다.  그 원칙을 지키느냐 포기하느냐... 중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2018년 6월 29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