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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 재무리스크, 부채비율만 보면 안되는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8. 7. 10.

주식 재무리스크, 부채비율만 보면 안 되는  이유 

재무 리스크는 투자한 회사가 투자하는 동안 부도 등으로 인하여 큰 투자 손실을 가져다  주기에, 종목 선정하는데 있어 필수적으로 체크해야 하는 포인트입니다. 재무리스크를 가장 쉽게 체크하는 방법으로는 부채비율을 사용하곤 합니다. 전체  부채금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인 부채비율은 눈앞에 보이는 외형상 재무리스크를 가늠하게 합니다만, 예상외로 부채비율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재무  위기에 빠지는 기업들을 놓칠 수도 있습니다. 


    

ㅇ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어도 최소한 "유동 비율"은  체크해야   


가끔 기업을 경영하는 지인들에게서 거래처를 분석해 달라는 부탁이 들어오곤 합니다.  이런 경우는 투자 목적이라기보다는 혹시나 외상 매출금이나 빌려준 돈을 떼일 염려가 있는지 물어보는 것입니다만 재무제표 연구를 위해 응해주곤  합니다.   


요즘은 일정 규모 이상 되면 금감원 전자 공시를 통해 재무제표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심지어는 기업정보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업체들의 사이트에 가면 일반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의 매출 정보까지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정보는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이 정보들을 바탕으로 기업을 살펴보게 되는데 일단 가장 쉬운 부채비율을 먼저 계산하게 됩니다.   


문제가 있는 기업들의 경우 부채비율이 500%,1000%에 이르는 경우가 많아 바로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은 1년 내에  재무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고 실제 중소기업의 경우는 위태롭게 버티다가 어느 날 갑자기 부도를 내곤 합니다. (당연히 거래처 관계나  투자를 이어가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요?)   


그런데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건전한 수치가 나옴에도 불구하고 찝찝한 느낌을 받게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상장 기업 중 불미스럽게 상장폐지 기업들 사례들을  보면, 부채비율이 100% 미만으로 총부채금액이 자기자본보다 낮음에도 불구하고 허무하게 부도가 발생하여 투자자를 당혹스럽게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기업들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여러 개 있습니다만 대표적으로 눈에 띄는 공통점은  바로 "유동비율"이 매우 낮단 점입니다.   


유동비율은 1년 내에 갚아야 할 부채(유동부채)에 비하여 1년 내 현금화가 가능한 자산(유동자산)이 어느 정도인지를 계산한 비율입니다.  

즉, 유동비율 = (유동자산 ÷ 유동부채)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단위 : %) 

그런데 이 유동비율이 100%를 턱걸이하거나 100% 미만으로 내려간 경우  재무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필자 지인 거래처의  재무비율]     


이런 기업들의 상황은 쉽게 머릿속에 상상할 수 있습니다. 1년 내 갚아야 할 돈은 계속  결제를 요구받는데 그런 돈을 마련하기 어려우니 외줄 타듯 한 달 한 달 버티는 기업 상황은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결국 어느 날 갑자기 현금흐름이 꼬이게 되면 부도가 발생하고 상장기업의 경우는  상장폐지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되지요.   


특히 금융위기나 경기가 꺾인 상황에서 이런 일들이 많이 발생하곤 합니다. 과거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초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를 50개 종목으로 세팅하고 연구하던 중이었습니다. 부채비율이 100% 미만인 종목이었는데  유동비율이 100%를 살짝 턱걸이하는 종목이 후보 종목으로 들어왔더군요. 그런데 몇 달 뒤 그 종목이 상장 폐지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전체  50개 포트폴리오에 2%에 불과하지만 마음은  불편하였습니다. 

필자의 경우 그  후로는 아예 유동비율이 100% 미만이나 턱걸이하는 종목들 조차도 관심종목에서 제외하는 기준을 추가하게 되었습니다.     



ㅇ 유동비율이 낮은 종목 : 이상하게도 주식 관련 사채를 많이  발행한다.  

 

유동비율이 낮은 종목들이 부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최근 10년 사이에 크게 줄어들긴  하였습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낮더라도 유동비율이 낮은 종목들은 다른 이유로 인하여 주가가 힘을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전환사채나 신주인수권부 사채와 같은 "주식 관련 사채"를  대량으로 발행하기 때문입니다.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주식을 특정 가격으로 인수할 권리를 제공하는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기업 입장에서는 싼 이자로 자금을 끌어올 수 있습니다만, 한편으로는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 가치를 깎아버리는 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부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부채비율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며 재무구조가 안정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그렇게 늘어난 주식으로 인하여  주가는 이상하리만치 무겁게 움직입니다. 반등하려 하면 무너지고 무너지면 신주인수권에 관한 행사가가 변경되었다는 공시가 뜨면서 기존 주주들의 부담을  키우게 됩니다.   


[주식 관련 사채 발행 공시가 많은 저유동 비율 기업] 


결국 이런 과정을 반복하다 보면 기존 대주주의 지분은 낮아지고, 어느 순간 주인이 없는  회사가 되어버립니다. 지분율 10%만 되어도 대주주로 등극하니 간혹 나쁜 마음먹은 새로운 대주주가 기업 경영을 방만하게 하다 주가와 회사가  허무하게 무너지는 일이 왕왕 발생합니다.   


그리고 주식 관련 사채가 발행하는 시기에는 꼭 주가가 반등하면서 이런저런 호재가  발생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곤 합니다. 옛날에는 "명동 큰손 자금"이 들어온다 하기도 하였고, 유가 폭등기에는 "중동 자금"이라고 하기도  하였는데 최근에는 "중국 자금"이라는 경우가 많더군요. (모두가  믿거나 말거나 이지만 말입니다.)   


어쨌거나 유동비율이 낮은 기업의 경우 이러한 주식 관련 사채 발행으로 인해  결국 주가는 기존 주주들에게 우호적이지 않게 흘러갑니다. 부도는 발생하지  않지만 무거운 주가 흐름이 반복되면서 수익률에는 악영향을 미치게 되지요.     



ㅇ 부채비율이 안전하더라도, 유동비율이 100%선에서 턱걸이 혹은  미달하면 멀리하시라.   

하지만 개인투자자분들의 경우 이런 종목들을 좋아하는 분들이 은근히 많습니다.  소위 "카더라~소문"이 유동비율 100% 미만인  종목들에서 유독 많이 등장합니다. 그리고 그 스토리는 꼭 큰 쩐주의 등장 혹은 새로운 사업 아이템 출시 등 개인투자자의 구미에 맞는 재료들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심지어 경제TV에 출연하는 패널분들 중에도 이런 소문에 혹~하고 속아 넘어가시는 분들이  있을 정도이니 그 팜므파탈과 같은 매력은 엄청나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하기에,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고자 하시는 개인투자자라면 유동비율이 낮은  종목은 아예 관심 종목에서 삭제를 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가 조금만 흔들려도 부도가 발생하여 순식간에 휴지조각이 될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아니더라도 주식 관련 사채가 매년 몇 번씩 발행되면서 기존 주주들의 지분을  깎아먹습니다.

   

우연히 이번 달에 지인분들로부터 몇 건의 거래처 사례를 접하였는데...   

그 기업들이 공통적이 바로 유동비율이 100%를 턱걸이 한 회사들이었던 것이 떠올라  오늘 증시 토크 주제로 잡고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투자 종목 선정 시에 도움되시기 바라며 글 마치겠습니다.   


2018년 7월 1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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