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개인투자자, 레버리지 투자 아예 멀리 하시라.

by lovefund이성수 2018. 7. 12.
개인투자자, 레버리지 투자 아예 멀리 하시라.

빨리 큰 돈을 벌고 싶어하는 것이 사람의 본능입니다. 그러다보니 신중한 판단없이 신용융자나 주식관련 대출 혹은 여기저기서 돈을 빌려와서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의 투자 문화는 과거부터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1960년대 증권파동, 1990년 깡통계좌 정리사태 등 오랜 증시 역사 속에서 레버리지 투자는 개인투자자의 큰 상처를 남겼지요. 물론 큰 돈을 일순간에 벌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익률만 볼 뿐, 레버리지 투자가 가진 치명적인 독(毒)을 보지 않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입니다.

 

 

ㅇ 2003년 카드 대란 당시 : 현금서비스로 주식투자 하던 사람들...

 

2002년 후반부터 시작하여 2003년을 넘어 2004년까지 이어졌던 카드대란 기억하시는지요? 그 카드 대란으로 인하여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가 양산되었고 2003년에는 신용카드로 인한 불량자가 240만명에 이르면서 당시 경제에 큰 부담을 안겨주었지요. "여러분 부자되세용~~",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 카드사들의 광고와 함께 사람들은 신용카드를 열심히 썼고, 돌려막기라는 신공을 부리면서 만기를 넘기다가 일순간에 신용불량자가 된 이들이 부지기수 였습니다.

 

그런데 그 당시, 카드를 이용하여 현금서비스를 받아 주식투자하던 개인투자자의 수도 상당하였습니다.

그 시기에는 지금처럼 신용융자나 주식관련 대출이 활성화 되어있지 않았고, 3일만에 상환해야하는 "미수"거래가 개인 투자자들이 애용하던 레버리지 투자 방식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미수를 사용한다하더라도 자신의 투자 원금이 작다보니 큰 미수베팅을 할 수 없었던 개인투자자들은 신용카드를 이용하여 마치 화수분처럼 너도나도 투자금을 마련하였습니다.

 

[카드대란 당시, 신용카드를 이용한 투자자도 상당수였는데... 사진참조 : pixabay]

 

 

그렇게 여러개의 카드 대금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미수풀베팅을 하니 본래 자신의 투자 원금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레버리지를 쓸 수 있었습니다. 매매가 잘되면 상상 이상의 수익을 만드니 사람들은 마치 카지노에서 베팅을 하듯 투자하였습니다. 카드빚으로 한번 투자금을 뻥튀기하고, 미수거래로 5배나 투자금을 키웠으니 레버리지 비율은 그냥 무제한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무제한에 가까운 레버리지로 투자된 자금은 미수거래 제도 상 3일 안에 승부를 내야했지만, 이상하게도 매수하고나면 하한가가 반복되니 큰 손실을 겪으며 모든 투자금을 날리고 말았습니다. 하기사, 그 당시 개인투자자들이 집중투자했던 종목들은 (구)하이닉스와 LG카드였습니다.

(그 당시 주가 하락은 따로 설명드리지 않겠습니다만 소위 감자탕 사건이라 묘사되었을 정도였다고만 운을 남기겠습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신이 손절매를 하고 나오면 이상하게 반등하니... 조금만 더 버텼다면 이라는 아쉬움과 변명을 토로하는 이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ㅇ 강제 청산만 안되었다면 이길 수 있었다? : 레버리지 투자의 착각

 

1995년 베어링스 은행을 파산 시킨 닉리슨 사태, 1998년 LTCM(Long Term Capital Management)사건 이 사건들은 투자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결과물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 사건 당사자나 관련자들이 하는 말들 중 공통적인 이야기가 있는데 "조금만 더 버텼으면!!!! 수익으로 바뀌었는데"라고 말한다는 점입니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맞습니다. 만약에 레버리지 비율이 낮다면 운용자금에 치명적인 손실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고 강제 청산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레버리지가 낮아지면 반대로 수익이 낮아지기에 레버리지 비율을 높여가고 결국 단 한순간에 잘못된 매매가 전체 투자금을 회복시키기 어려운 손실을 만들면서 파산 혹은 강제청산 당하게 되지요.

 

개인투자자도 마찬가지입니다. 레버리지 투자로 호기롭게 투자를 했다가도 일시적인 주가 충격으로 강제청산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더 버텼다면" 1년 후든, 2년 후든 다시 주가가 회복하면서 수익으로 돌아섰겠지만 그 순간은 레버리지 투자의 계약 조건에 의한 강제 청산 그리고 회복불가능한 큰 재산상 손실로 인해 그 버틸 수있는 기회가 사라지고 맙니다.

 

그러다보니 레버리지 투자로 큰 손실을 본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똑같은 말들을 제게 토로합니다.

"아...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확실히 수익이었는데...."

하지만 이는 그저 뒤늦은 변명일 뿐이지요.

 

 

ㅇ 파산확률로 보더라도 레버리지투자는 큰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과도한 레버리지는 결국 파산위험을 키운다. 사진참조 : pixabay]

 

트레이딩, 퀀트 연구 중에는 "파산확률"이 있습니다.

매매손익비와 매매승률 그리고 투자금액 등을 활용하여 내 투자가 파산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계산하는 것이지요.

개념을 잡기 위해 수익과 손실비율이 같은 매매손익비가 1이라 가정하고 승률은 환상적인 80%승률이라 잡고 파산확률을 계산 해 보겠습니다.

 

※ 계산 참고 :

파산확률 = [(1-A)/(1+A)] ^(총자산액/거래시 투자금액)

A= 승률-(1-승률)

 

승률 80%에 손익비 1:1 의 조건에서, 한번의 거래에 투입되는 돈을 전체 총자산과 같게 투자한다면 파산확률은 25%로 계산됩니다. (필자의 경우는 승률이 80%인데도 제법 높은 파산확률이라 보입니다만...)

조건을 조금 바꾸어 한번에 투자하는 금액을 총자산에 절반으로 할 경우에는 파산확률은 6.3%로 크게 낮아지게 됩니다. 지금 상황은 역레버리지라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지금부터는 레버리지 투자 상황을 가정해 보겠습니다.

돈을 빌려 레버리지를 사용하고 총자산에 2배를 한번의 매매에 투입할 경우를 가정 해 보겠습니다. (아마 일반적인 개인투자자의 레버리지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2배의 레버리지를 쓰는 경우 파산확률이 50%로 높아지게 됩니다.

즉, 2개의 케이스 중 1번은 파산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승률 80%라는 놀라운 승률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과거 2003년 카드대란 즈음처럼 미수 거래 5배를 사용할  경우는 파산확률이 76%까지 높아집니다. 운이 좋으면 생존하는 것일 뿐인 수준이 되고 맙니다. 여기에 카드빚으로 투자한 상황까지 감안하여 레버리지 10배라 가정할 경우 파산확률은 87%로 급격히 높아집니다.

 

트레이더라면 매매의 신이라 불리울 정도로 높은 승률 80%임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즉, 레버리지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파산확률은 급격히 높아지면서, 그저 복불복인 상황에 놓이고 맙니다. 이는 투자가 아니라 그저 골목 짤짤이 도박일 뿐이지요. (아무리 승률이 높더라도 말입니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는 이 레버리지를 통제할 투자 마인드를 가지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인생은 쇼부다!"라고 하면서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하기도하고, 하락장에서는 공황심리 속에 레버리지를 더 무리하게 땡기거나 투자 판단을 냉정하게 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러하기에.. 개인투자자는 합리적인 판단 기준이 없다면, 아예 레버리지 투자를 멀리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장에 생존하는 방법이 될 것입니다.

 

다시 2003년 카드대란 이야기를 꺼내자면, 그 당시 그렇게 카드 현금서비스로 돈을 끌어와 미수나 신용으로 한번 더 레버리지를 뻥튀기한 개인투자자들 중 상당수는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그 때 며칠만 버텼으면...누가 돈을 빌려주었다면... 등등" 아쉬움을 토로한채 말입니다.

 

2018년 7월 12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