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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에 또 다시 등장한 보물선, 돈스코이호

by lovefund이성수 2018. 7. 18.

주식시장에 또다시 등장한 보물선,  돈스코이호 

금을 잔뜩 싣고 항해하다 침몰한 보물선은 소설책에 단골 소재이기도 하지요. 뜬구름  같은 엄청난 규모의 금이 바다 밑에 가라앉아있기에 이를 인양만 하면 엄청난 부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는 보물선 탐사에 대한 꿈을 사람들에게 계속  심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보물선은 주식시장에도 간혹 등장하여 시장에 핫이슈로 부상하기도 합니다. 

올해는 18년 전 이슈화 되었던 돈스코이호가 다시 수면 위로 부상하며 또다시 보물선  테마를 만들고 있습니다.   


  

ㅇ 역사책을 다시 꺼내보게 한,  보물선 돈스코이호(號)   


어제 포털 실시간 검색 순위 1위에 갑자기 돈스코이호가 등장하였습니다. 돈스코이호... 

러일전쟁 당시 블라디보스토크로 피항하다 울릉도에서 좌초시킨 러시아의  함선으로 과거 보물선 이슈가 있을 때마다 그 중심에 등장하여 왔습니다. 배안에  수십조원에 이르는 금괴가 실려있다는 이야기는 보물선 탐사에 불을 지피는 원동력이었고 러일전쟁 이후 수십 년에 한 번씩 발굴 작업이 진행되어  왔습니다.   


뉴스를 보다 보니 갑자기 러일전쟁의 역사를 다시 읽어보고 싶어 역사 자료를 꺼내  읽어보았습니다. 

1904년 일본은 남하하던 러시아에 기습적으로 요동반도와 여순을 공격하며 러일전쟁을 개전하였습니다. 하필이면 이 전쟁이 한반도  주변에서 있었고, 인천 앞바다 제물포 해전도 있었지요. 당시 러일 전쟁을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으로 평가할 정도로 일본은 열위에 있었던 상황이지만  워낙 기습적이었기에 극동지역에서 일본은 러시아를 이기고 있었습니다.   


러시아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했고, 러시아의 최강 발틱함대 38척이 북유럽에서  동아시아로 출진시켰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발틱함대는 여러 가지 이유로(영국 방해설, 수에즈 운하 협소설 등)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지  못하였고, 결국 발틱함대는 아프리카를 빙빙 돌아 제대로 된 보급도 없이  3만 7천 km를 항해하여 쓰시마 해협에 가까스로 도착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쓰시마 섬에서 여유롭게 기다리던 일본 함대는 지쳐있는  러시아 발틱함대와 겨루게 되는데 지쳐있던 발틱함대는 제대로 힘도 못쓰고 궤멸하게 됩니다. 러시아와 일본 군함 110여 척이 맞붙은 엄청난 규모의  해전에서 러시아는 38척의 함선 중 세 척만 살아남았다 하지요. 

그 38척의 함선 중 한 척이 바로 "돈스코이호"이고 간신히 전투 현장을 빠져나와  울릉도까지 피항하였지만 일본에게 나포될 위기에 놓이자 이를 침몰시켰다 합니다.  그리고 그 배 안에는 엄청난 금괴가 숨어있다는 소문이 퍼졌고, 그  금괴를 인양하기 위해 사람들은 돈스코이호를 찾아 헤매기  시작합니다.   


[돈스코이호를 발견한 신일그룹, 사진참조 : 신일그룹 유튜브 채널]     



ㅇ 2000년~2001년 시장에 뜨겁게 떠오른 보물선  테마!   


2000년은 IT버블이 붕괴된 후 주식시장이 극단적인 침체장에 들어간 그해 연말  갑자기 보물선 이슈가 시장에 떠오르며 보물선 테마가 형성되었습니다. 당시 첫  포문을 열은 것은 돈스코이호를 발견하였다는 동아건설이었습니다. 당시 동아건설의 주가는 보물선 발견설이 퍼지기 시작한 2000년  12월 5일부터 연일 상한가가 이어지면서 한 달 만에 주가가 10배 오르는  폭등세가 나타났습니다.   


소문이 있던 초기인 2000년 12월 8일에 보물선 관련한 당시 동아건설의 주가가  이상과열 현상이 있다는 뉴스 기사가 쏟아졌는데 그 뉴스들 중에는 러시아 유물연구소 연구원의 말을 빌어 금괴가 없다는 내용도 있더군요. (참고 : "보물선 관련, 동아건설 주식 수천만주 매수  주문[김성환]", 2000년 12월 8일, MBC뉴스)   


하지만 당시 시장 재료를 찾기 어려웠던 시기였기에 보물선 이슈는 계속 생명력을  이어갔고 상한가 매수 주문은 그 이후로도 연일 이어지며 소위 "쩜상한가"를 이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었습니다. 그 후 동아건설의 주가는 폭락하였고 회사의 부도 속에  2001년 6월 4일 상장폐지에 이르게 됩니다.  

  

보물선 테마는 비슷한 시기 삼애인더스에서도 발생하였습니다. 2000년 12월 말부터 시작되고 그 해 1~2월에 시장에 핫이슈로  부상한 당시 삼애인더스 관련 보물선 이슈는 동해가 아닌 진도 앞바다에서  등장하였습니다. 보물사업의 가치가 20조원에 이른다며 투자를 유치하기도 하는 등 주가가 5배나 상승하였습니다만 차후에 "보물 게이트"에 휘말렸고  결국 상장폐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그 외에도 비슷한 시기 대아건설이 청일전쟁 당시 서해안에 침몰한 고승호에서 은괴를  발견했다는 소식에 주식시장에서 이슈화 되기도 하였습니다만 대아건설은 차후  경남기업과 합병 후 상장 폐지되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비슷한 시기에 이슈화 되고 테마화 된 "보물선" 관련주들은 모두 보물  인양이라는 기대와 달리 상장폐지라는 아쉬운 결말을 만들었습니다.     



ㅇ 보물선에 흥분하여 뛰어들지 마시고 멀리 지켜만  보시라.   


2000년~2001년 당시 보물선 테마주는 개인투자자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강력한  매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그 당시 IT버블 붕괴 충격 후 큰 수익을 노리던 개인투자자들은 보물선 테마주에 과감히(?)  투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는 대부분 상투를 잡고 큰 투자 손해를 보고 말았습니다. 

당시 보물선 테마주는 사고 싶어도 상한가로 주가가 말려있으니 살 수도 없고 매일  상한가에 주문을 넣었다가 대량으로 거래량이 터지는 시기에 매수하게 되지만, 그때가 상투가 되었던 것이지요.   


그리고 2018년 올해, 러일전쟁이 있은지 114년이 되는 즈음 또다시 보물선  테마가 증시에 등장하였습니다. 

관련주로 부상한 제일제강의 주가 강세만 보면 투자자들은 흥분하여 뛰어들고 싶어 지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본능(?) 일  것입니다만, 흥분을 가라앉히고 가까이하지 마시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멀리하셔야 하겠습니다. 어차피 그 영역은 일반 개인투자자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이지요. 어설프게 흥분하여 뛰어들게 되면 일본의 덫에 걸린 러시아 발틱함대처럼 될 수 있습니다. 

과거 2000년~2001년 보물선 테마주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2018년 7월 18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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