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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액면가 몇배수(?)라는 올드한 투자 기준은 버리자.

by lovefund이성수 2018. 9. 10.
액면가 몇배수(?)라는 올드한 투자 기준은 버리자.

액면가, 주식 1주의 액면상 가치이자 이를 총주식수로 곱하게 되면 자본금으로 평가되는 어찌보면 주식의 가치에 가장 근본이 되는 가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아주 오래전부터 주식가치를 평가할 때 "액면가에 몇배"라는 표현을 사람들은 많이 사용하곤 합니다.

"너무 비싸, 어떻게 액면가에 10배수야?!"라던가, "싼데 액면가에 2배수에 유상증자한데"라는 등 무의식 중에 액면가를 중요한 투자 잣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렇게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액면가 몇배수는 정말 올드한 투자 기준... 이라고 말입니다.

 

 

ㅇ 은근히 많이 사용되는 기준 액면가.

 

'액면가에 몇배수'라는 표현은 IPO 과정에서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되거나 신주발행할 때 종종 사용되곤 합니다. 어찌보면 정확한 투자 기준을 잡기 어려울 수 있기에 간단하게 액면가에 몇배라고 평가하면 쉽게 기억 주가를 가늠할 수 있기에 많이 사용되곤 합니다.

 

생각 해 보면 은근히 액면가는 여기저기에서 자주 사용됩니다.

배당률(배당수익률과 다른)이라는 용어는 액면가 대비 배당금의 비율을 의미하지요.

자본금은 액면가에 총주식수를 곱한 금액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전에는 국내에서 법인을 설립할 때에는 자본금 5천만원은 되어야만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액면가 5천원에 주식수 1만주로 말이죠. 2008년 이후로는 무액면주의도 도입되기도 하고 자본금 기준도 사라졌지만 아직도 액면가 5천원은 사람들 뇌리에 깊이 박혀있습니다.

 

간혹 기업을 무시할 때 사람들은 "액면가 100원짜리가!!!"라면서 무시하기도 합니다.

앗... 그러고보니 삼성전자가 액면가 100원짜리로군요. 현재 주가가 4만5천원 정도이니 액면가에 450배에 이릅니다. 액면가에 몇배라는 기준으로본다면 삼성전자의 주가는 "버블"이겠지요? 과연 그럴까요?

우리 뇌리속에서 액면가에 몇배라는 고정관념을 이제는 버려야만 제대로된 기업 평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가 현물로 가지고 있는 옛 대우중공업 주식 액면가 5천원이 찍혀있다]

 

ㅇ 기업이 이익을 꾸준히 내어 자기자본이 증가하면 당연히!!!

 

앞서 삼성전자를 예로 들어드렸습니다.

현재 액면가 100원이고 주가는 액면가에 450배에 이릅니다. '액면가에 몇배' 기준으로본다면 버블 중에 최고의 버블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액면가에 몇배 기준은 어찌보면 계산하기 귀찮아하는 인간의 본능을 파고든 기준일 것입니다. 회계장부도 보기 귀찮고 회계장부를 기준으로한 투자지표들도 계산하는 것 자체가 귀찮다보니 그저 구구단 정도로 가능한 액면가의 몇배라는 기준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일까요? 구구단의 범위를 넘어서게되면 왠지 계산이 불편해 지나 봅니다.

 

이러한 경향은 주식투자를 수십년간 해 오신 투자자들 사이에서 자주 관찰됩니다.

"삼성전자가 액면가에 수백배인데, 이거 주가에 문제 있어.. 문제가.." 주식투자를 수십년간 해오신 분들에게서 왕왕 듣게 되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기업의 가치는 액면가로 그치는 것이 아니지요.

회사는 이익을 내고 그 이익이 쌓이게 되면 자연스럽게 자본금을 넘어서는 기업의 순자기자본이 증가하게 됩니다. 만약 5천만원 자본금으로 시작한 회사가 5천만원의 이익을 내어 유보되었다면 자기자본은 5천만원이 아니라 이익만큼 늘어난 1억원이 되지요.

 

만약 이 회사가 오랜기간 이익을 누적하여 100억원을 유보하여 자기자본이 100억5천만원까지 늘어났다면 액면가에 201배가 되는 것이 당연한 논리입니다. 이런 회사를 액면가 10배로 가치평가한다면 5억원의 가치라 평가되는 것인데 그렇다면 100억원대 기업을 5억원에 거래하는 말도 안되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ㅇ 단, 투자에 있어서 주가가 액면가 이하일 때는 경계

 

그렇다고 해서 액면가가 무조건 쓸모 없는 것은 아닙니다. 투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 다른 관점에서 쓸모가 있다고 이야기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액면가 이하로 주가가 내려온 종목들의 경우 투자 리스크가 매우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제47조에 의하면 주가가 액면가의 20%미달인 상태로 30일간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를 90일 이내에 관리지정 사유를 해소시키지 못할 경우 유가증권 시장 상장규정 제48조에 의하여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되게 됩니다.  액면가에서 주가가 크게 낮아진 종목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이지요.

 

[액면가 미달 종목 사례, 수년간 적자가 지속되었다]

 

 

그보다도 근본적으로 주가가 액면가 이하로 내려온 경우는 대부분 기업 재무구조가 매우 취약하거나 수년간 적자가 연속되어 자기자본이 자본금 수준으로 줄어들었거나 자본잠식인 상태인 회사들이 대부분입니다. 자칫 투자 기간 중 불미스러운 상황이 발생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집니다.

 

 

오늘 글을 정리하여 보자면, 액면가의 몇배수를 활용한 가치투자 방법 그 자체는 논리적으로 그리고 개념적으로 난센스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히 액면가 몇 배로만 따진다면 오랜기간 기업들이 쌓아온 실적을 모두 무시하는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만, 액면가의 1배수 미만으로 주가가 거래되는 기업들은 투자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우리가 냉정하게 투자를 비교분석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액면가 미만의 주가가 형성된 기업들은 부실한 재무구조와 누적된 적자가 그런 상황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2018년 9월 1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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