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별곡2018.05.31 12:43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 축소 계획, 어떻게 해석해야하나.

한국증시에서 국민연금은 든든한 언덕으로 지난 10년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국내주식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여왔고 국민연금 운용기금 적립액이 매년 꾸준히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주식을 꾸준히 사들이는 수급주체로 힘을 발휘 해 왔습니다. 그러했던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2023년까지 15%내외로 줄이는 중기자산배분 안을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3월말 기준 국내 주식을 131조원(약 20%) 수준 보유하고 있기에 시장에 단일 주체로서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 축소가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ㅇ 공룡이 될까 염려되었기에 미리 국내 주식비중을 낮추어가는 국민연금

 

매해 50조원 이상씩 국민연금 기금이 적립되어지고 있기에 현재의 주식비중 20%수준으로 계속 유지될 경우 2022년 기금 1천조원을 넘어섰을 때에는 200조원이 넘는 국내 주식을 보유하게 됩니다. 거래소/코스닥 시가총액 전체에 10%에 이른 엄청난 규모로 단일 수급주체로서는 가장 큰 물량을 한국증시에서 보유하게 됩니다.

 

소위 공룡이 되어, 미래 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잠재적 불안감이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2043년 이후로는 수급자에게 지급되는 돈이 적립금보다 더 많아지면서 기금이 급격히 줄어들 터인데, 먼 미래 국내 주식을 매도하면서 시장을 충격에 빠트릴 것이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국민연금 적립금 추이, 자료 :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어쩌면 2023년까지 국내 주식을 15%수준으로 줄이기로한 이 계획은 자칫 엄청난 공룡이 될 수 있는 국민연금을 미리 적절한 선에서 절제하기 위한 중요한 결정일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 현 시점에서 보자면, 국내 증시에서 연기금 수급에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기에 시장에 민감한 재료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금적립액 600조원대 초중반임을 감안한다면, 일시에 비중 조절할 경우 국내 주식비중 1%p감소는 국내 주식이 6~7조원 매도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습니다.

 

 

ㅇ 국민연금 : 급하게 매도하지는 않더라도, 주가지수 현위치에서 매수하지는 않을 듯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변경안을 살펴보면, 2023년까지 15%내외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2019년 말에는 18%. 올해는 18.7%로 국내주식 비중 목표치를 단계적으로 줄일 계획입니다.

작년 연말 19.2%를 목표치로 잡았지만, 20%대의 주식비중을 가지고 있으니 1.5%p가까운 국내주식비중 축소가 진행되어야 합니다.

 

비중 축소를 위해서는 2가지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하나는 시장에서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매도하는 방법이 있을 것이고, 또 다른 방법은 적립되는 자금에서 국내주식을 사들이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비중을 낮추는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현재 주가지수대에서 생각 해 볼 때,

첫번째 방법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기에 공격적으로 매도를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주가지수가 제자리를 이어간다면 매수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국내주식비중은 서서히 줄어들면서 목표치에 근접하게 될 것으로 필자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장이 상승하게 될 때에는 자연스럽게 국내 주식비중이 높아지기에 상승에 발맞추어 조금씩 주식을 매도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올해 초 주가지수가 2600p를 향해 달려가자, 연기금의 매수세가 제법 크게 나왔던 것은 차후 증시 상승시의 국민연금의 수급 패턴으로 이해할 수 있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겠습니다.

 

 

ㅇ 다만, 주가지수가 급락하였을 때 비빌 언덕으로 계속 위치할 국민연금

 

[2018년 2분기 기준 국민연금의 지수별 매매 추정치, 자료분석 : lovefund이성수]

 

 

위의 표는 국민연금이 목표로 잡은 올해 기준, 국내주식 비중 18.7%를 가정하였을 때 주가지수별 주식 매매를 필자가 분석한 추정자료입니다.

주가지수가 상승할 수록 큰 매도세가 나오게 되는데, 현재 주가지수대인 2400p부근을 감안하여도 7조원에 이르는 주식 매도가 있어야함을 예상 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금액을 일시에 증시에 쏟아내는 것은 자칫 부작용이 있을 수 있기에 기금 적립과정에서 주식 매수를 소극적으로 하면서 국내 주식을 서서히 줄일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의 수급이 무조건 부정적으로 바뀔 것인가에 대한 걱정에 대해서는, 하락장에서는 비빌언덕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주가 시장이 하락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국내주식비중이 낮아지므로 비율을 맞추기 위하여 주식 매수가 유입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주가지수가 2200p까지 하락할 경우 대략 3조3천억원의 국내 주식을 매수해야하고, 2000p까지 밀려내려가는 큰 하락이 발생할 경우 14조원의 국내 주식을 매수해야 합니다.

 

즉, 주식시장이 보합내지 상승장일 때에는 은근히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 상승에는 부담이 될 수 있겠지만, 지수하락시에는 시장을 방어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비빌 언덕 역할을 그대로 유지할 것입니다.

 

 

ㅇ 이제는 자연스러운 수급 주체로 이해하자.

 

국민연금의 수급이 증시에 든든한 언덕으로 등장했던 시기는 2008년 금융위기 때였습니다. 그 당시는 지금처럼 큰 기금 적립액이 아니었기에 절대적인 힘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간헐적으로 증시 충격을 완화 해 주는 역할을 보여주었고 그 후 2010년 즈음 상승장이 크게 진행된 후 그 물량을 이익실현하였지요.

그 후 기금이 지속적으로 늘고, 국내주식비중을 높이는 가운데 주가지수가 보합기에 있다보니 꾸준히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중요한 매수 추체로 국민연금은 그 지위가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의 수급을 볼 때, 무조건 사들이는 매수주체가 아닌 자산배분전략에 따라 상승할 때는 매도물량을 일부 내어주고, 하락할 때는 저가에서 매수하는 자연스러운 존재로 이해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 과정에서 간접적인 저가매수/고가매도는 기금의 수익률에 알파를 더하면서 꾸준히 수익률을 높여갈 것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자산배분전략처럼 개인투자자도 기준을 두고, 매매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긴 관점에서 이러한 매매 속에 장기 수익률이 높여가는 힘을 만들 수 있으니 말입니다.

 

2018년 5월 31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Posted by lovefund이성수 lovefund이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