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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2017.06.20 11:56
반/디 장세에 배아프신가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요즘 시장을 반/디장세라 부르곤 합니다. 반디(불?)장세...

간혹 주식시장의 특징적인 모습을 기가막힌 단어로 표현하는 것을 보면, 사람의 창의력은 대단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2010년 초에는 연예인 최화정 이름과 비슷한 차화정 장세, 99년 닷컴버블, 80년대 말 트로이카 장세 등등등

그런데 시기에 따라 주도하는 업종이나 섹터가 있고 해당 섹터만 달려가고 내 종목이 움직이지 않게 되면 왠지 모르게 배가 아프다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ㅇ 상승률로 보면, 더 부럽고, 배가 아프다.

 

차별화 장세가 진행될 때 주도 섹터나 업종의 상승률은 투자자들을 깜짝 놀라게 합니다. 100%상승하는 것은 기본이고 버블이 심각하게 이는 장세에서는 100배나 상승하였던 역사적 기록이 있기도 합니다. (99년 IT버블 당시 새롬기술, 수개월만에 100배 상승)

 

이런 주도 종목군들의 주가 상승률을 수치로 확인하게 되면 마치 사촌이 땅을 산 듯, 마치 내가 가지고 있어야할 종목인데 사지못한 종목인  듯, 부럽기도 하고 배가 아프기도 하고, 샘이 나기도 합니다.

 

[삼성전자의 최근 상승률, 반디장세를 주도하는데..]

 

 

최근 반디장세를 리드하는 삼성전자의 주가 상승률을 한번 보겠습니다.

불과 2년 전인 2015년 만하더라도, 삼성전자에 비젼이 없다는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지고 삼성전자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 주가는 침울했던 분위기는 안개처럼 사라지고 2016년과 2017년 화려한 상승을 만들었습니다.

2016년 1월 저점 이후 100%이상 상승하였고, 2017년에만 32%넘게 상승하였으니 삼성전자 주가를 바라보다보면,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하고 배도 아픈 것이 사실입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시황이 좋아지는 것을 뻔히 아는데 왜 내 자신은 사지 못했을까 자책하는 분들도 아마 계실겁니다. 이런 생각에 이르면, 마치 내가 가지고 있어야할 종목이 내 수중에 없기 때문에 이익을 놓친 듯한 느낌을 받게 되지요.

 

하지만... 이런 생각과 느낌은 사후적 판단에 따른 자기 최면일 뿐입니다.

2년 전만 해도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이렇게까지 시황이 좋아질 거라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현 시점에서 주가가 이렇게 상승하고 나니 무의식이 과거에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착각하게 하고 마음을 더 괴롭게 만드는 것 뿐입니다. 투자심리만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차별화 장세 과정에서 대다수 투자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납니다. 

 

마치... 부동산 시장에서 현재 뜨거운 잠실의 가격 상승을 보고, 40여년전 서울 잠실이 뽕밭이었을 때 사려했었는데라고 후회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ㅇ 강건너 일로 생각하면 투자심리는 안정을 되찾을 수 있다.

 

자 다른 사례를 하나 꺼내보겠습니다.

이번 반디장세의 원인 중 하나는 가상화폐 열풍이 한몫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가상화폐를 채굴하기 위한 장비구입(반도체,메모리,GPU 등등등)이 크게 늘었고 생산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반도체/메모리/그래픽카드 등의 가격이 급등하면서 이를 생산한 기업들의 주가에도 모멘텀을 불어 넣었습니다.

 

그 중에 NVIDIA(엔비디아)는 중심에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엔비디아의 주가 상승에 대해서 개인투자자분들 중에 열광하고 흥분하는 분들은 거의 없습니다. 그 이유는 바다건너 미국 증시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종목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를 훨씬 뛰어넘습니다.

 

[nvidia의 주가추이, 자료 : Yahoo파이낸스]

 

2016년 초 33$에 불과했던 이 회사의 주가는 현재 157$를 넘어섰습니다. 대략 5배에 이르는 주가 상승을 기록한 것입니다. 엄청난 주가 상승입니다만, 혹시 애간장이 탄다거나 배아프거나 속이 쓰리신가요?

아마 대다수의 투자자분들은 크게 심리적으로 동요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5배가까이 주가가 상승했지만 말입니다.

강넘고 바다건너 해외에 있는 주식이다보니 그렇게 심리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처럼, 최근 주도주들의 주가 상승을 한걸음 뒤에서 바라본다면 투자심리를 지키면서 마음 편하게 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ㅇ 중요한건, 투자심리와 원칙까지 흔들리는 것을 경계해야...

 

이렇게 주도주가 장세를 지배했던 가까운 시점은, 2010년 초반 차화정 장세를 생각 해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자동차, 화학, 정유 섹터의 주가 상승률은 대단하였고 투자자들은 차화정 장세에 탑승하기 위하여 다른 종목들을 매도하고 차화정 종목에 올인하였습니다.

 

심지어는 운용원칙이 정해져있는 펀드에도 투자자들의 압박이 쏟아졌습니다.

차화정 종목들에 비하여 수익률이 떨어진 대다수의 액티브 펀드들은 투자자들로부터 "차화정 종목"을 매수하라는 압박을 수시로 받게 됩니다. 펀드매니저가 고집이 있다하더라도 투자자들을 설득해야할 운용사 임원진들이 오히려 투자자들의 군중심리와 한편이 되어 펀드매니저를 압박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였지요.

 

이 즈음 나름대로 투자 원칙을 가지고 있던 투자자들 중 많은 수가 포트폴리오에 차화정을 담았습니다. 적어도... 수익률에서 뒤쳐져서는 안된다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투자심리와 타협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차화정 장세의 황홀했던 기간은 오래가지 못하고 2011년 8월 유럽위기로 증시가 충격에 빠지면서 차화정 장세는 막을 내립니다.

 

당연히 뒤늦게 원칙을 깨고 차화정을 담았던 투자자들의 손실은 이만 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원칙을 한번 깬 투자자는 다시 자신의 원칙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원칙이 무너지니 어찌해야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다가 시간만 보내고 손실만 누적되어가니 결국 주식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하고 증시를 떠나고 말았습니다.

 

반(도체)/디(스플레이)가 주도하는 반디 장세인 지금. 그 흐름이 더 지속될 가능성이 남아있고, 과거 차화정 때처럼 크게 쏠리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반디 장세가 조금 더 이어진다면 점점 쏠림 현상은 커져갈 것이고 결국 투자원칙을 가지고 있던 이들도 하나 둘 자신의 투자원칙을 스스로 무너트리고 있을 것입니다.

 

심지어 필자에게도 압박이 들어오겠지요?

"반디 장세가 불빛을 더하겠지요? 그렇지요? 그렇지 안나요?"라며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라 물으시는 분들도 크게 늘을 것입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주도섹터/주도업종에 투자를 집중하는 것이 아닌, 원칙을 지켜가는데 있습니다.

한번 무너지면 다시 세우기 어려운 것이 바로 투자원칙이기 때문에 말입니다.

 

2017년 6월 20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삼성전자 #반디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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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ovefund이성수 lovefund이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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