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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삼성전자 자사주매입이 노린 효과는?

by lovefund이성수 2014. 11. 27.

삼성전자 자사주매입이 노린 효과는?

삼성전자가 2조원대의 자사주 매입 결정 소식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목요일 오전장, 많은 거래소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만이 독야청청 큰 반등을 만들고 있습니다.

2조원대의 자사주 매입 추진, 이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기에 심도있게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주가 측면 : 기습적인 자사주 매입, 숏커버를 불러일으키다.

 

이번 자사주 매입은 내년 2월 26일까지, 삼성전자 보통주 165만주와 우선주 25만주를 매입하는 총규모 2조2천억원대의 대규모입니다. 삼성전자 지분율에서 1%가 넘는 큰 규모이기에 그에 따른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의 주가는 하반기 들어 150만원부근에서 110만원까지 큰 폭의 주가하락이 있어왔고, 이에 따른 원인으로 실적악화 우려가 주가의 발목을 잡아왔습니다. 하지만 실적이 악화되었다하더라도, 주가 120만원 부근에서는 오히려 저평가라는 매력이 부각되어왔습니다.

 

겉모양은 거지꼴의 주가를 하고 있는 삼성전자이지만, 속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넘쳤던 것이죠.

2년전 실적으로 봐도 PER가 10배가 안되는 수준, PBR 1.2배라는 밸류에이션은 글로벌 기업치고는 너무 과도한 하락이었습니다.지만, 억울하게도 주가는 가을까지 계속 하락세가 이어져왔습니다.(무언가 홀린듯.....)

 

그 후 10월 말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돌면서 110만원대에서 120만원대로 주가가 레벨업되었고, 이번에는 자사주매입을 발표하면서 130만원 문앞까지 다다랐습니다.

오늘의 급등의 경우 자사주매입자체의 효과로 보기에는 장중 7%대의 급등은 과도한면이 있습니다. 이러한 급등은 수급적인 측면에서의 다른 효과 즉, 숏커버에 따른 주가 급등이 발생했기 때문이라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고 주수, 올해 꾸준히 증가하였다. 자료 : 금융투자협회

 

올해 내내 주가하락이 이어져왔던 삼성전자에 "공매도"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밖에 없었고, 이 공매도를 위한 대차거래 물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잔고기준으로 올해 초 250만주가 안되었던 삼성전자의 대차거래 잔고는 최근 500만주를 넘어설 정도에 이르릅니다.

그 만큼, 삼성전자에 공매도 물량도 많이 집중되어 있던 것이지요.

 

그리고, 공매도 물량이 마음 놓고 있던 시점에, 자사주매입 기습발표는 공매도 물량 입장에서는 아닌밤중에 날벼락과 같은 소식으로 다가옵니다. 최소한 주가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없을 것이라는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결국 오늘 숏커버(공매도한 물량을 시장에서 되사들이는 현상)가 급격히 삼성정자에서 발생하면서 삼성전자는 7%가 넘는 폭등이 나타납니다. 공매도 물량을 거두어 들이는 숏커버의 경우 매우 공격적으로 되사들이기 때문에.....

 

 

▶ 자사주매입 : 좋은 가격대에서 매수하면서 자사주 비중을 크게 높이는데...

 

삼성전자의 저평가 영역대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언급드려왔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하락은  삼성전자의 주가를 바보형으로 만들었지만...(10월 20일 자글에서)

 

올해 10월 20일 자의 글 "시가총액 상위, 못난 큰형들을 다시보니"에서 설명드린바와 같이 삼성전자의 주가는 큰형의 이미지에서 바보형의 모습으로 주가가 하락세만 이어졌지만, 오히려 밸류에이션은 크게 높아졌습니다.

이렇게 좋은 가격대에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을 시작하게 됩니다.

10월말보다 10만원 오른 120만원이지만, 부담없는 합리적인 가격인 것이죠.(삼성전자 PER 10배 미만, 삼성SDS PER 50배이상 이란 점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의 주가 저평가를 부각시키게 됩니다.)

 

높은 주가수준에 있을 때보다 자사주를 더 많이 매집할 수 있습니다.

시장에서 예상하기에 이번 자사주 매입으로 현재 11.1%의 삼성전자 보통주에서의 자사주 비중은 12.2%로 높아질 것이라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는데 왜? 굳이 매입하려하는 것일까요? 표면상은 주주환원 정책이지만 말입니다.

 

 

▶ 자사주 매입 : 실질 대주주의 지분율을 높기도 하고, 더 큰 것은 회사 분할시?

 

해외에서는 배당금을 지급하는 것보다 자사주 매입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배당금이 지급되면 배당소득세가 발생되면서 실제 배당금은 줄어들게 되지만, 자사주매입은 주가 부양효과와 더불어 유통주식 수 감소로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효과가 간접적으로 발생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자사주 소각까지 이어지면 가장 이상적인 케이스이지요.

 

그런데 자사주매입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이 되어버립니다. 모든 주주들 입장에서 중립이 된다는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이지요. 이 때 흥미로운 점은 자사주화 되어 의결권이 없어진 주식들로 인해 기존 대주주의 실질적인 지분의 힘은 높아지게 됩니다.

 

예를들어 100만주의 주식을 발행한 A기업에서 30만주(30%)지분을 가진 대주주가 있다고 할때, 만일 자사주매입으로 시장에서 50만주를 거두어들인다면, 실질 의결권 대결에서는 대주주 30만주 대 남아있는 주주 20만주의 대결이 되어 실질 A기업 대주주의 지분력은 60%(30만주/50만주)로 높아지게 됩니다.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으로 인해 실질 대주주의 지분증가 효과는 0.2%p정도의 지분증가 효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한주라도 아쉬운 상황에서 대주주의 자사주매입에 따른 효과는 간접적인 대주주의 지분 증가를 만들게 됩니다.

 

삼성전자 주주현황, 자료: Fnguide

 

하지만, 어쩌면 이는 작은 그림일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분할설이 시장에서 솔솔 일고 있기 때문이지요.

삼성전자가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 삼성전자와 사업부문의 삼성전자로 나뉘지 않겠는가라는 시나리오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만일 이 과정에서 가칭, 지주회사 삼성전자에게로 삼성전자의 자사주를 몰아주게 되면, 의결권이 없던 자사주가 가칭 지주회사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지분력"이 생기는 주식이 되어버립니다.

만일 삼성전자 지주회사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경우, 자사주는 지주회사 삼성전자가 사업체로 남은 삼성전자의 지분 12%이상을 확보하게 되는 힘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만일 이 시나리오대로라면, 이번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 삼성그룹 경영승계 과정, 증시의 불확실성을 높이는데..

 

워낙 시가총액이 높은 삼성그룹 계열사들의 주가는 하루 단위로 이슈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삼성SDS상장, 제일모직 상장, 삼성테크윈 등 4개 계열사 매각, 삼성전자의 자사주매입, 제일기획의 지분 삼성전자로의 매각 등등등 이슈들이 쏟아집니다.

시가총액이 높은 삼성그룹 계열사들 주가는 이러한 이슈들이 나올 때마다 급등락하면서 종합주가지수를 좌지우지하게 되면서, 시장 전체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시장의 관심도 삼성계열사로 몰리면서 그 외 종목들이 소외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적어도 올해가 지날 때까지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눌렸던 종목들의 준동이 시작될 것입니다.

 

2014년 11월 27일 목요일

종합주가지수는 삼성전자의 덕을 보는 오늘.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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