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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빅배스(BigBath)를 보이고 있는현대중공업

by lovefund이성수 2015. 2. 13.

빅배스(BigBath)를 보이고 있는현대중공업

세계 제1의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이 2014년 대규모 적자를 공시하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고 분석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한국 조선업과 중공업을 대표하는 현대중공업이 3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였다는 공시가 전일 발표되면서 세간에 화재가 되고 있습니다. 노조와의 관계도 심상치 않은 현대중공업.

그런데, 현대중공업의 재무제표를 보다보면, "꽤 큰 욕조(Big Bath)"가 눈에 그려집니다.

 

 

◈ 조선업체들의 고난의 행군, 저가 수주가 원인이었는데

 

수년전부터 조선업계에 중국이라는 라이벌이 점점 크게 부상하고, 플랜트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저가 수주 우려"라는 단어가 종종 애널리스트 리포트 사이에서 언급되었습니다.

싼 값으로 경쟁사와 경쟁에서 이길 수는 있었겠지만, 문제는 저가수주는 낮은 마진율로 인하여, 원가가 불리하게 흘러가거나, 조금이라도 공기가 늘어나게 되면 자연스럽게 적자폭은 커지게 됩니다.

 

마치, 외줄타기처럼 이익을 내면 정말 다행이고 손실이 나면 대책없이 크게 발생할 수도 있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저가수주 우려는 조선업체의 이익률을 떨어트려왔고, 주가도 크게 하락시켜왔습니다.

그리고, 현대중공업도 이 저가수주에 따른 여파로, 작년 2014년 3분기에 벌써 3조원대의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안겨주었습니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이익 감소와 함께 하락추세를 만들다 (단위, 억원)

 

저가수주에 따른 문제라고 하더라도, 2014년 영업이익 3조2천억원대로 지난 3분기에 벌써 마무리 되었다는 것은 인위적인 느낌이 강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다른 중공업기업들의 3분기 실적이 나빠졌다고는 하지만, 흑자는 유지되었다는 점에서 세계1위의 조선업체 현대중공업의 3조원대 적자는 자연스럽게 BigBath를 떠올리게 합니다.

 

 

◈ Big Bath : 작년 3분기에 사장이 바뀐 현대중공업

 

작년 2014년 11월 4일, "KT에서 다시 한번 확인하는 Big Bath효과"에 이야기드린바와 같이,

새로운 경영진이 실권을 잡게 되면, 과거 경영진이 쌓아온 실적 중에 부담되는 실적은 임기 초기에 모두 털어내는 경향이 있고, 기존 경영진과 거리가 있으면 있을 수록 임기 초기에 적자폭을 크게 키우게 됩니다.

그리고, 임기 기간 중에 잠재 악재를 모두 걷어낸 상황에서 부담없이 경영을 이끌어가면서 흑자행진을 이어가게 되지요.

 

소위 이야기하는 "턴어라운드"를 목격하는 좋은 케이스입니다.

 

KT의 경우 작년 1월 황창규 회장이 취임한 이후 작년 회계자료부터 상반기까지 대규모 적자를 일순간에 털어버립니다. 그리고 그 뒤, 3분기에 흑자전환에 성공합니다. 완전히 흑자기조로 굳히기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초기에 적자를 크게 털어내는 것은 우리가 BigBath현상에 초기에 보게 되는 중요한 현상입니다.

 

작년 9월 현대중공업은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현대중공업 사장으로 선임하였습니다. 그 뒤 대표이사 한달여 시간이 지난 10월 말에 대표이사에 취임하게 됩니다.그리고 그 후 11월 중순에 발표된 3분기 실적에는 BigBath 현상으로 추정되는 회계적인 대규모 적자가 발생되게 됩니다.

 

 

현대중공업의 분기 순이익 추이, 3분기에 부담을 모두 털어낸 분위기(단위 : 억원)

 

비록, 2분기부터 대규모 적자가 발생되었다고하지만, 3분기의 1조9천억원대의 적자는 필자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억지로 고름을 짜낸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물론, 장기플랜트나 장기 프로젝트 같은 경우 보수적인 회계 원칙에 따라 손실이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면 일순간에 모두 손실처리를 해야합니다. 그렇다하더라도 나중에 천천히 짜내도 될 적자를 일순간에 털어낸 BigBath 현상과 너무도 유사하다 아니할 수 없습니다.

 

 

◈ 향후 실적 추이가 어떨지 지켜보는 것도 학문적으로 흥미로울 듯

 

당장에 4분기 적자폭은 수백억원대로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주가도 10월 31일 8만9500원 최저점을 찍고 등락 속에 바닥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늘 글에서는 저는 향후, 현대중공업의 주가를 예상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향후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빅배스 현상의 일련의 과정 중에 첫번째 과정인 대규모 적자 이후 나타나는 실적턴어라운드가 나타날지 지켜보는 것도 연구를 위한 좋은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경험과 자료를 토대로, 향후 그러한 종목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하는지도 시나리오를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2015년 2월 13일 금요일

대규모 적자 후, 실적 턴어라운드의 강도는 경영진의 능력에 달렸습니다.

lovefund이성수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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