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액면분할 주가에 호재인가? 아모레퍼시픽 뉴스를 보며

by lovefund이성수 2015. 3. 4.
액면분할 주가에 호재인가? 아모레퍼시픽 뉴스를 보며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G가 액면분할을 전일 발표하였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시장을 집맥하고 분석하는 가치투자가 lovefund이성수입니다.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아모레G)가 액면가 5000원에서 500원으로 액면분할을 결정하였다는 소식이 3월 3일 발표되면서, 시장에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300만원에 육박하는 황제주인 이들 종목의 액면분할에 대하여 일각에서는 "신의 한수"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데요, 그렇다면 액면분할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다시금 생각 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액면분할의 추억 : 1999년 IT버블시기

 

액면분할이라는 재료가 주가 상승의 모멘텀이 된다는 고정관념을 만든 가장 큰 시기는 1999년 IT버블이 한참이던 때였습니다. 당시 1999년 초만하더라도 코스닥시장은 막, 장외시장에서 벗어난 정도에 불과하다보니 거래하기도 어렵고, 유통주식수도 적었기에 주가는 99년 초에는 그렇게 큰 재미를 보지 못하다가, 봄 이후 거래가 늘기 시작하는 가운데 당시 코스닥 기업들이 "액면분할"을 내세우며 유통주식 수를 늘렸고 극단적으로 적었던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주가는 천정부지로 올라서며,

 

1999년 당시 코스닥시장은 액면분할 재료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였다

액면분할 = 주가 급등 (1999년에는...)

이라는 공식이 만들어 졌습니다.

 

당시 99년 12월 10일자 "액면분할주는 노다지"라는 제목의 동아일보 기사를 보면 그 당시 액면분할이 가져다준 효과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동양증권(현,유안타증권)에서 분석한 이 뉴스기사에서는 99년 당시 액면분할을 했던 코스닥 종목 중 58개 코스닥 기업들의 분할 전후 평균 등락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분할 전, 30일간 평균 주가 상승률은 29%, 분할 후 30일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5% 라는 수치는 그 당시 액면분할이 코스닥시장에 어떤 광풍을 몰고 왔는지 여실히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액면분할 = 주가 급등" 이라는 막연한 추억은 그대로 시장에 남아있습니다.

(참고 : 1999년 당시 코스닥 상장기업 300~400개 기업 중 100여개 기업 이상이 주가 상승을 노리고 액면분할을 할 정도였습니다.)

 

 

◈ 그렇다면, 최근의 사례는 어떠한가?

 

액면분할에 관한 최근 사례들을 보면, 이야기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액면분할 공시 후 상승하고, 분할 후 소폭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2010년 이후 시가총액 100억원 이상 액면분할 기업들의 시장대비 초과수익률은 공시 후 액면분할 직전까지 20%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합니다.

 

하지만, 한편 미래에셋증권의 오늘자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액면분할 한 종목 40개 종목의 액면분할 전후의 주가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오히려 액면 분할 후 1개월 뒤 시가총액이 증가한 기업은 27.5%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액면분할에 따른 주가 효과가 과연 있을까라고 회의적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 원론적으로는 주가 가치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액면분할은, 주권의 액면가를 낮추고 그 비율만큼 주식수를 늘리는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재무제표 상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회사의 자산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요, 회사의 매출이나 이익이 늘어나는 것도 아닌 주식수만 액면가 변경 비율 만큼 늘어나는 정도입니다.

 

주가는 실제 주식시장에서 액면분할 기준일에 액면분할 비율 만큼 조정이 되기에,  PER,PBR,PCR,PSR 등과 같은 밸류에이션 지표에도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액면분할이 결정되면 그 당일 주가는 과거 1999년의 추억을 회상하는 듯 크게 요동칩니다.

 

유통주식 수가 늘기 때문에, 수백만원대의 황제주에서 부담이 적은 가격으로 내려오기 때문에 매수세가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전반적으로 유동성 이슈로 주가는 반짝 상승하지만 그 이후에는 지지부진한 케이스가 늘고 있습니다.

 

 

◈ 액면분할 재료, 헛방인 경우가 늘고 있다.

 

액면분할 공시가 뜨면 순식간에 해당 종목으로 단기 매수세가 유입되게 되면서 주가는 크게 상승합니다.

그런데, 액면분할 공시 후 주가 흐름에는 독특한 패턴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당일에 장중 급등락으로 마무리 되거나, 당일은 크게 오르지만 그 이후에는 조정을 받는 흐름이 나타나곤 합니다.

액면분할 전까지 주가가 크게 빠지거나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크게 빠지지 않는 애매한 주가 흐름이 만들어집니다.

액면분할 재료에 따른 기대감에 매수를 하지만, 주가는 맥없이 흘러가게 됩니다.

 

액면분할 발표했던 한국특수형강의 주가

 

최근 2월말에 액면분할을 발표했던 한국특수형강의 사례 처럼, 액면분할 공시 당일에는 주가가 크게 상승하였지만, 그 이후에는 흐지부지한 주가흐름이 나타나며, 액면분할이라는 재료의 존재감 자체를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 다시 아모레퍼시픽으로 돌아와서, 액면분할은...

 

2015년들어 아모레퍼시픽의 주가는 액분 기대감에 추가 상승하다

 

아모레퍼시픽의 액면분할은 수백만원대의 황제주 주가를 부담없는 가격으로 낮추어 거래량과 거래대금을 늘려주는데 큰 기여을 할 수 있습니다만,

액면분할을 하더라도 회사의 펀더멘털은 원론적으로 변하는게 아무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그 액분 공시 이전부터 발생한, 액면분할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던 부분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음을 배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난 1월 20일, 한국거래소의 액면분할 관련 간담회에서 대형주에 대한 액면분할 촉진 유도에 대한 논의가 있고 난뒤, 액면분할 가능성이 있는 대형주들에 대한 매수세가 몰리며 액면분할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 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액면분할 주가 상승 효과는 지지부진한 가운데 그 기대감 때문에 공시 전부터 주가가 올랐다면 오히려 액면분할 공시가 바로 D-day가 되고 매물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액면분할에 따른 주가 상승 기대는 과거 1999년의 토토가에 나온 노래들이 흥했던 시절의 추억으로만 남겨놓으셔야만 합니다. 그 때에 비하여 지금 주식시장은 매우 합리적으로 변하였습니다.

 

2015년 3월 4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올림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