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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인력 구조조정, 주가와 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by lovefund이성수 2015. 11. 2.

구조조정, 주가와 기업에 약일까 독일까?

날이 추워지고 있는 가운데, 주요 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 이야기가 계속 언급되고 있습니다. 조선업계의 대규모 인력 감축 소식, 매년 반복되는 금융회사들의 구조조정 뿐만 아니라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 이슈로 인한 잠재적 인력 감축 가능성은 추워진 날씨 속에 마음까지 얼어붙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인력 구조조정 과연 주가와 기업에 약이될 수 있을까요?

 

 

ㅇ 기업 생존을 위해 진행 되는 구조조정

 

경기가 호황이거나 사업이 커져갈 때에는 회사는 커가는 외형에 맞추기 위하여 고용을 늘려 직원수를 늘리지만, 경기가 꺽이기 시작하면 그 직원수를 감당할 수 없기에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게 됩니다.

과거 1997~8년 IMF사태를 겪으면서 한국 사회에 일상용어로 등장한 "구조조정"은 기업의 생존을 위해 경기가 나빠질 때에는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됩니다.

 

회사 내에서 인력을 재배치하는 수준으로 그치는 정도라면 임직원들에게는 부담이 크지 않겠지만, 임직원 수 자체를 줄이는 것은 임직원 모두에게 큰 스트레스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기업의 생존을 위해 구조조정은 단행되게 되는데 그 속의 모습들을 보다보면 여러가지 기업들의 단상을 볼 수 있고, 그를 통해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ㅇ 실제 대규모 적자에 의한 구조조정

 

최근 조선업계에 구조조정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고, 1만명에 이르는 인력감축이 있을 것이라는 뉴스가 연일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대의 유동성을 채권단이 지원하는 등 조선업계의 심각한 적자로 인하여 인력 구조조정은 기정 사실화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실제 회사가 위기에 빠지게 되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하여 구조조정을 단행하게 됩니다.

기업 생사가 어렵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이 진행되는데, 인력 구조조정으로 인하여 인건비와 관련된 각종 비용, 판관비등이 줄어 적자폭을 줄이고 조직 문화를 긴장 국면으로 만들어 기업의 생존 확률을 높이게 됩니다.

 

특히, 제조업보다는 금융관련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의 경우 개개인에 대한 실적이 수치로 표현할 수 있기에 구조조정을 타겟팅하는 효과가 높은 편이어서 구조조정 후 몸집이 가벼워지며 단기적으로 경기 회복시 실적과 주가에서 탄력이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2014년 증권업계 구조조정 후 실적과 주가가 턴어라운드 되다]

 

2014년 대규모 구조조정이 단행 된 증권업계의 경우 구조조정 후 증시에 온기가 나타나면서 주가와 실적이 급속히 턴어라운드 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2015년 봄까지)

 

단, 이러한 현실에서의 적자로 인한 구조조정의 경우 근본적인 기업의 사업 체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인력구조조정 만으로는 중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고 오히려 서로에게 상처만 남기게 됩니다.

 

 

ㅇ 빅배스 효과 : 억울한 구조조정

 

기업 내부에 있는 직원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케이스가 바로 빅배스 효과에 의한 구조조정입니다.

새로운 대표이사가 취임하게 되면, 대표이사는 기존 경영진의 과오를 털어내게 되는데, 취임 후 1년 정도는 그 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어 이를 빅배스 현상이라 부르고 있습니다. (마치 욕조처럼 실적이 급강하 했다가 수년뒤 급상승하게 하지요)

 

그런데 이 때, 경영진은 빅배스에 의한 실적 악화를 활용하여, 인력구조 조정을 단행하곤 합니다. 새로운 경영진과 회사내 라인이 맞는 인력들로 개편하는데, 이 때 실적 악화는 매우 유용한 핑계거리로 활용됩니다.

하지만, 회사 내부에 직원들은 잘 모르는 경향이 있지요. 그저 업황이 나빠져 실적이 나빠지고 구조조정이 단행된다고 이해할 뿐입니다.

 

그 후 새로운 경영진 라인의 인력 그리고 가벼워진 조직 구조로 해당 기업은 차후에 실적이 급속히 턴어라운드 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주가도 커다란 욕조처럼 크게 빠졌다가 바닥을 다지고 갑자기 튀어오르게 됩니다.

 

 

ㅇ 구조조정, 자칫 미래 성장 엔진까지 잘라버릴 수 있다.

[인력 구조조정....., 사진참조 : pixabay]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가장 먼저 타겟이 되는 구조조정 대상은 비용만 발생하는 부서입니다.

대표적으로 제조업이라면 연구/개발 부서, 증권사 쪽은 애널리스트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부서들은 당장에 눈에 보이는 매출 "숫자"를 만들지 못하고, 연구개발에 들어간 비용을 회사 기여도로 평가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요행히,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경영진과 연구개발부서 인력들이 라인이 있거나, 경영진이 R&D등에 대한 가치를 알고 있다면 연구개발이 계속 이어져 새로운 신제품이 출시되고 새로운 신제품은 미래 기업 매출에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은 연구개발 부서는 가장 먼저 구조조정 당하고 살아남은 연구인력도 다른 매출부서로부터 "돈먹는 하마"라는 괄시 속에 자연스럽게 인력은 이탈되게 됩니다.

 

문제는 미래 성장 엔진이 사라지게 되면서, 신제품이 출시되지 않고 기존 제품으로만 매출을 늘리려 염가판매만 단행하다가 결국 기업의 성장은 뒤쳐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최근 굴지의 OO기업이 그룹사의 재편 속에 핵심 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있고 그 규모 이야기가 루머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필자의 지인도 신사업 연구부서에서 일반 개발부서로 발령나기도 하는 등 미래 성장엔진을 자르는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기업들이 최근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단기적으로는 실적과 주가는 상승세를 만듭니다. 연구나 리서치 관련부서는 돈이 많이 들어가고 고급인력들이기 때문이다보니, 구조조정 효과가 바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래 성장 에너지가 사라져, 실적과 주가는 실망스럽게 꺽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더라도 연구,개발,리서치 관련한 부서에 충격을 작게 주었던 기업이라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긍정적인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질적 측면에서의 구조조정의 이면을 이해하시어, 투자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2015년 11월 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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