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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가지수 전망에 얽메이지 마시라.

by lovefund이성수 2015. 12. 28.

주가지수 전망에 얽메이지 마시라.

매년 연말만 되면, 증권사들은 연례행사처럼 새해 주가지수 전망과 경제 전망 리포트를 발간합니다. 특히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새해 주가지수 전망에 대하여 관심있게 보게 되는데, 그 관심도는 대단하여 옆에 워런버핏이 걸어간다면 주가지수 예상 밴드를 물어볼 기세입니다.하지만, 주가지수 전망보다 리포트들 행간에 주요 핵심을 읽고 기억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ㅇ 가장 싫어하는 질문, 주가지수 어떤 밴드에서 움직일 것 같나요?

 

주식시장에 오래 있다보면, 자주 받게 되는 질문 중에 하나가 주가지수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대략적인 방향도 아니고 구체적으로 몇 포인트로 갈 것인지 예측 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투자자의 심리 때문이라지만 필자는 개인적으로 주가지수를 예측하고 점지하여 달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시장이 1년 내내 새로운 변수로 등락을 예측불허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는데 작년 연말에 이야기한 예상치가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는 마음의 신념이 되어버려 자칫 투자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가지수의 방향이 맞다하더라도, 100p상승을 예상하였는데 500p 상승하였다면 이 또한 개인투자자의 투자전략에 나쁜 판단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마치 주가지수를 예측하기 보다는 가능성의 영역으로만 이야기드릴 뿐, 확정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습니다.

 

 

ㅇ 증권사 전망치 : 통계적으로 살펴보니...

 

증권사들은 매년 시장 전망치를 예상하고 긴 리포트 자료와 함께 새해의 상단밴드, 하단밴드를 언급합니다.

그런데 뉴스매체,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의 긴 리포트에 들어있는 다양한 변수들에 대한 설명은 관심이 없고 그저 "내년 종합주가지수 상단이 2200이라며?, 하단은 1800?"이런 지수 전망만 볼 뿐입니다.

그리고 그 해 연말이 되면 언제나 그렇듯 투자자들과 매스컴은 "증권사 전망치 왜 이리 틀리나?!"라고 한탄 섞인 말을 쏟아냅니다.

 

그런데, 필자가 증권사들의 새해 주가지수 전망치들을 2007년말부터 2015년 연말까지 조사하여 상하단 밴드의 평균 통계치를 내어보니 재미있는 결과를 하나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그 해 월간등락폭의 표준편차가 증권사 예상치 상단 또는 하단의 중간치와의 폭이 거의 같단 점입니다."

 

말이 어렵습니다만, 예를들자면 2015년 올해로 본다면 월해 월간 등락폭(p)의 표준편차는 182p로 계산됩니다.

그런데 올해 각 증권사들의 2016년 예상치의 밴드를 살펴보니 그 절반값(상하단폭 중간에서의 폭)이 181.3p로 거의 비슷한 값이 나옵니다. 이렇게 한해 월간 주가지수 등락폭의 표준편차가 예상밴드폭과 유사한 결과는 자주 목격되어졌습니다.

 

 

[증권사 예상치와 월간등락폭의 표준편차는 높은 상관도를 보인다]

 

 

이 두 값의 상관계수는 2007년부터 2015년말 예상치까지 0.79로 제법 높은 상관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 추이는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시장 변동성이 작아질 수록 점점 예상치 밴드폭 또한 좁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해 주가지수 예상을 할 때에는 연말 즈음의 주가지수에 변동성(표준편차)를 이용한 폭을 적용하면 예상치와 유사한 주가지수가 나오게 됩니다.

 

[증권사 예상치 밴드와 월간표준편차로 구한 예상치 상하단]

 

 

시장이 강한 상승 쏠림 또는 하락쏠림이 있을 때에는 증권사 예상치가 위쪽 또는 아래 쪽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는 과거 시장 변동성과 연말즈음 주가지수대가 즉, 현재 시장 현상을 기준으로 새해 주가지수 예측에 사용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ㅇ 증권사 전망, 현재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

 

현재 주가지수가 보이고 있는 현상을 기준으로 전망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것은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미래예측을 하는 모든 전망에 어쩔 수 없는 굴레입니다.

괜히 파격적인 전망을 했다가는 미래에 그 전망이 맞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 큰 비난을 받을 수 있으며 만일 미래에 그 파격적인 전망치가 틀리기라도 한다면 자칫 자신의 일 자체를 잃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현재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증권사마다 의견을 담아 밴드를 달리 설정하지만, 다수의 증권사의 주가지수 전망치를 평균하여 보면 결국 예상 밴드의 폭은 그 해 시장 변동폭 수준, 그리고 기준 주가지수는 연말즈음 주가지수에서 예상이 시작됩니다.

 

[100년전 쌩뚱맞게 미래를 예상한 모습]

 

위의 그림은 100여년전 프랑스에서 화가들이 2000년을 상상하며 그린 그림입니다. 당시의 기준으로 예상하다보니, 비행기는 프로펠라 비행기이고, 지금과는 너무 다른 상황이 그려져 있습니다.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래서 현재를 기준으로 예상하기에 어려움이 따릅니다. 특히 그 예상을 구체적으로 숫자로 나타낸 경우에는 미래 어느 시점에서 볼 때에는 "쌩뚱맞은 예상"에 불과할 따름이지요.

 

 

ㅇ 애널리스트가 적은 주요 포인트들을 읽으시라.

 

주가지수 전망은 꼼꼼하게 체크하지만, 시장 주요 변수를 자세히 기술한 애널리스트의 본론을 건너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필자는 주가지수 전망은 버리더라도, 애널리스트가 몇일 밤을 새어 만든 시장 주요 변수에 대하여 리포트에 기술한 내용은 꼼꼼하게 체크하시라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그 안에 애널리스트의 본심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지수 전망은 "현실적인 굴레" 때문에 파격적인 전망은 하지 못하지만 정말 하고 싶은 내용들이 담겨 있습니다.

예를들어 2007년말 주요 증권사의 2008년 시장 전망치를 보면, 주가지수 상단을 2400p정도, 하단을 1760p로 잡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주가지수 하단 예상치는 생각치 않고 "2008년 주가지수 2400! 2500!간다"라는 숫자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요.

하지만 애널리스트들은 몇가지 꼭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남겨두었습니다.

 

"중국 긴축우려, 엔캐리 청산 우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장 등" 2008년 시장을 뒤흔들 잠재적 악재를 자세히 기술하였고, 이 내용들은 2008년 위기감이 커질 때 뒤늦게야 투자자들에 읽혀졌습니다.

 

증권사 새해 전망 리포트에 제시되는 이런 이슈분석들(긍정론/부정론 모두), 주가지수 전망보다도 꼭 체크하시고 다시 한번 읽어보신다면 2016년 시장을 읽는데 더 정확한 관점을 가지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증시 참여자로서, 애널리스트분들께서 밤새워 고생하며 만든 귀한 리포트에 감사와 박수를 보냅니다.

 

2015년 12월 28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K-CIIA , 국제투자분석사)

#중요한건 #행간에숨겨진분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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