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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데이트레이딩의 증가, 반갑지 않은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6. 1. 19.
데이트레이딩의 증가, 반갑지 않은 이유.

어제 한국거래소(KRX)에서는 "15년도 유가증권/코스닥시장 데이트레이딩 현황"이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발표하였습니다. 하루안에 사고 판 거래량을 나타내는 데이트레이딩 거래량. 그런데 작년 데이트레이딩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2014년대비 2배나 늘어났다고 합니다.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한다는 측면에서 의를 가질 수 있지만, 한편으론 불편한 느낌을 가지게 하더군요..

 

 

ㅇ 데이트레이딩이 만드는 화려함

 

2000년대 초반, 필자는 D증권사 과천 전산센타에 차트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이 있었습니다. 솔루션이 완성되고 하드테스트를 남겨 놓은 시점. D증권사 담당자분과 개발자분들 모두 CPU에 부하를 최대로 줄 수 있는 장중 tick시세가 뿌려지는 종목을 선정하기로 하였지요.

모두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종목 "하이닉스"

 

다음날 아침 개장 전부터 개발이 완성된 차트 수십개를 모니터에 띄워놓고, 차트에 모든 종목을 하이닉스로 통일하였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긴장된 상황에서 시장은 개장되었고 1초에도 수십,수백건의 주문체결이 쏟아지는 tick데이타에도 불구하고 차트는 성공적으로 하드테스트를 통과하였습니다.

 

장중 내내 수십개 차트에 쏟아지는 tick data는 화려한 차트를 만들어 내었고, PM의 요청에 따라 CPU부하를 추가로 높일 수 있는 복잡한 지표를 차트에 여러개 뿌렸습니다. 그 당시 시장참여자들이 만들어내는 tick에 의해 그려지는 차트의 화려함은 아직도 머리속에 생생히 떠오릅니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데이트레이딩, 개인투자자 비중은 절대적...

 

과거나 지금이나 데이트레이딩(일중매매)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입니다.

2000년 초반 당시, 데이트레이더 사이에서 하이닉스로 매매하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고 주식투자를 한다는 개인투자자는 누구나 "하이닉스"로 담배값을 벌었네, 점심값을 벌었네라며 자랑하는 이들은 수두룩하였지요.

 

이번 한국거래소의 보도자료에서도 이를 재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총 데이트레이딩 거래량 중 개인에 의한 거래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97%에 이른다고 합니다.(총 1194억주 중 1158억주) 데이트레이딩에 있어서 개인의 매매가 절대적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 전체 거래량 중 48.67%가 데이트레이딩 물량이라 하니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데이트레이딩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여기에 작년 코스닥시장과 스몰캡 강세가 나타나면서 데이트레이딩 거래량은 급격히 증가하였고, 데이트레이딩 거래량과 데이트레이딩 거래대금은은 14년대비 2015년에 2배수준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ㅇ 데이트레이딩 거래량 비중, 3년내 최고치를 경신하였고

 

2015년 전체 거래량에서 데이트레이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45.43%로 2014년에 38.53%에 비하여 크게 증가하면서 2012년 48.58%이후 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합니다.

 

 

[데이트레이딩 비중 2015년에 3년내 최고치 기록, 원자료 : KRX]

 

 

작년에 시장에 따뜻해진 것도 있었다하지만 데이트레이딩의 증가는 한편으론 수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투자를 하는데 있어 단기간의 수익에만 급급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기에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하였습니다.

 

 

ㅇ 데이트레이딩, 개인투자자들 모르게 녹아나는 투자자산

 

주변 지인 중에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은 "한방을 먹일 좋은 종목 없나?"라며 가벼운 질문을 습관적으로 던집니다.

과거에는 정말 친한 지인에게는 그냥 한 종목씩 알려주기도 하였지만 그들의 투자 행태는 결국 시세를 지켜보다가 주가가 탄력 받는다고 본인이 주관적으로 판단할 때 매수하여, 한두호가 위에서 매도하는 "담배값"벌이만 하고 있더군요.

수개월 뒤 그 종목이 높은 주가 상승률이 나타났다하더라도 이상하게도 그 종목을 알려준 지인은 "손실"만 보았다면 또 다른 "한방을 안겨줄 대박종목"을 찍어달라합니다.

 

정말 프로페셔널하게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투자자라면 모를까, 거의 대부분의 데이트레이딩을 하는 개인투자자는 십중팔구 손실만 쌓입니다.

마치 가랑비에 옷 젖는지 모른다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개인투자자들은 눈앞에 작은 수익에 만족하여 매매하지만 자신의 투자에 손실이 조금씩 조금씩 쌓여 큰 자산 손실을 만들고 있다는 것을 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용 문제입니다.

보통 개인 데이트레이더들은 비용을 아껴보겠다고 수수료 0%인 증권사를 찾아다니지만 정작 중요한 증권거래세를 전혀 감안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한번씩 매매하기만 하여도 1년 250여일의 거래기간 중 발생하는 증권거래세는 단순 계산으로 75%에 이릅니다.

 

두번째로 레버리지 사용하며서 대출이자 비용을 전혀고려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매매수수료가 싸다는 이유로 특정증권사에서 레버리지 자금을 받아 투자하지만 결국 그 대출받은 돈의 이자율은 생각 이상인 경우가 대부분이지요.

 

세번째로, 짧게는 먹는데 손실은 인정하지 못하는 투자자

데이트레이딩으로 매매 전략을 짰다면, 일정 수준이상 주가가 하락한 "손실"발생시 손절매가 따라주어야합니다.(가치투자자는 손절매의 기준은 회사의 질적 문제일 뿐이지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는 수익이 발생하면 수익을 짧게 확정 짓고 사람들에게 자랑하지만 이상하게도 손실이 발생하면 "자존심" 때문에 손절매를 하지 않고 결국 손실만 누적되다가 쌩뚱맞게 장기투자자로 변신합니다.

"나는 이 종목 자식들에게 물려준다!"

 

그 외에도 매매시 호가갭의 문제, 데이트레이딩 효율 때문에 발생하는 집중투자에 따른 리스크 문제 등 여러가지 잠재적 손실들이 복합적으로 엮이면서 개인투자자의 데이트레이딩은 손실만 누적되게 됩니다.

따라서, 필자는 개인투자자분들께 이렇게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어설프게 데이트레이딩 할 바에는 좋은 종목으로 장기투자하시라"

 

2016년 1월 19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단기투자 #손실만쌓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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