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인공지능vs인간 수익률 빅매치에서 보이는 몇가지 특징들

by lovefund이성수 2016. 4. 15.
인공지능vs인간 수익률 빅매치에서 보이는 몇가지 특징들

지난달 말 한국경제TV에서 시작한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주식투자 수익률 빅매치가 시작된지 14일여 되어가고 있습니다. 3월에 알파고 vs 이세돌9단의 승부가 있었던 후로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시점에 시작된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투자 대회를 보다보니 비록 10여일 정도에 불과한 시간이었지만 인간투자자의 전형적인 특징이 나타나고 있고, 그 외에도 인공지능에서의 몇가지 특징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ㅇ 현재까지 수익률 성적, 인공지능(AI)이 크게 앞서고...

 

인공지능과 인간과의 수익률 승부가 시작된지 얼마안되었지만 이상하리 만치 인간팀의 수익률은 크게 뒤쳐지고 있습니다. 4월 14일(종가) 기준 인공지능팀(AI)은 평균 10.01%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인간팀은 오히려 손실을 기록하며 평균 -3.7%의 손실률을 기록하면서 서로 반대의 방향으로 수익률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인공지능vs인간의 수익률 빅매치, 원자료 : 한국경제TV / 재편집 : lovefund]

 

 

처음에는 초반이어서 그려려니 했지만, 수익률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인간팀과 인공지능팀에 어떤 매매 스타일의 차이가 있기에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한국경제TV 증시라인10 페이지에 있는 인공지능vs인간의 빅매치 수익률과 매매 종목 실황중계 자료를 수작업으로 엑셀로 수집/마이닝하고 이를 여러가지 투자 기준을 가지고 살펴보았습니다.

 

 

ㅇ 인간팀의 결정적인 문제 : 쇼부정신! 매매가 너무 잦다.

 

인간팀과 인공지능팀간의 결정적인 차이점은 매매 횟수에서 바로 관찰되었습니다.

인공지능팀(AI)는 거의 매매가 없었지만 인간팀은 적어도 하루에 한명씩은 전종목을 바꾸는 수준에 매매가 있었습니다. 나름대로 신경쓰면서 액티브하게 관리했다고는 하지만 매매가 잦다는 것은 수익을 크게 내야할 때 중간에 자르거나 손절매를 너무 빨리하는 단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투자심리가 급해져 매매가 잦아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에 매매회전률의 증가는 그닥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라 볼 수 있겠습니다.

 

원자료가 부족한 부분이 있고 분석시간에 한계가 있어 거래 수수료나 증권거래세를 매매에 가중하는 부분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만약 이런 직간접적인 거래비용을 모두 감안할 경우 인간팀의 수익률은 실제 더 나쁠 것입니다.

 

 

ㅇ 인간팀 : 쇼부정신! 집중투자

 

계속 반복되는 현상입니다. AI팀은 평균 12개의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지만 인간팀은 3종목 많아야 5종목에 불과합니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의 모습이 인간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즉, 대부분의 개인투자자가 5종목이 넘어가면 "집중이 안된다", "너무 복잡하다"는 이유로 종목수를 3종목 수준 또는 그 이하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인간팀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투자대회의 특성상 한정된 시간에 승부를 내야하기 때문에 집중투자로 수익률을 끌어올리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에는 뒤쳐지더라도, 우연히 집중투자한 종목이 단기간에 몇배씩 오를 경우 단 한순간에 역전하여 1등으로 올라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거의 대부분의 투자대회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어짜피 부담없는 금액 또는 모의투자로 대회가 진행되기에 부담없이 빠른 매매와 승부주로 집중하게 되고 잘 되면 순위권에 올라 짜릿함을 맛보게 됩니다. 반대로 실패할 경우 큰 손실과 함께 다음 대회를 기약할 수 밖에 없는 복불복 상황에 이르게 됩니다.

 

 

ㅇ 인간팀 vs 인공지능팀 : 투자 포트의 밸류에이션에 차이가..

 

그리고 인간팀과 인공지능팀 포트폴리오(4월14일 기준 포트)의 밸류에이션 수준과 재무비율 등의 기업가치 측면을 분석하여보았습니다. (인공지능팀 총 35개 종목에 이르다보니 자료를 정리하는데 손이 아프더군요^^, 인간팀은 총 11개에 불과하여 너무 편했습니다)

 

처음 추정하기에는 인공지능팀이 PER레벨이 낮은 저평가된 포트로 구성되어있지 않을까 싶었습니다만 약간 의외의 종목들이 여럿 관찰되었습니다. 적자인 기업들도 다수 포진되어있고, 인간팀도 적자인 기업을 포트에 구성한 경우가 있어 전체 평균PER레벨 계산은 일단 제외하였습니다.

 

대신 자산가치로 주가 수준을 계산한 PBR레벨과 매출액을 기준으로 주가수준을 계산한 PSR을 계산하여 평균을 내어보았습니다.

 

 

[인간팀과 인공지능팀간의 밸류에이션분석, 원자료 : 한국경제TV/재편집: lovefund]

 

 

인공지능팀과 인간팀의 포트폴리오 밸류에이션은 특징적인 차이가 PBR과 PSR에서 나타났습니다.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인 PBR에서 인공지능팀은 1.02배 수준이지만 인간팀은 5.25로 5배나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고, 매출액대비 주가 수준인 PSR레벨은 인공지능팀이 0.41배 인간팀이 5.86배라는 높은 수준을 보여주었습니다.

 

즉, 인공지능팀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부담이 없는 종목들로 장기투자 전략인데 반하여 인간팀은 현재 시장에서 "각광"을 받는 종목들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입니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제약/게임 관련 주들을 인간팀에서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 한번 주가 탄력을 받으면 크게 상승하는 특징이 있기에 "승부"를 보려하는 심리가 반영되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인공지능팀은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승부수를 던지기 보다는 자기 전략을 그대로 지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최근 장에서 저평가 종목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만들면서 인공지능팀의 수익률이 앞서는 모습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인간팀이 원하는 승부 종목들은 오히려 불리하게 흘러가면서 말입니다.

 

 

ㅇ 인공지능팀도 단점이 발견되다,

 

인공지능팀의 투자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장기 데이타를 기반으로 분석하고 다양한 케이스에서 스트레스테스트를 거쳤기에 높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신 알고리즘의 경우 과거의 수익률데이타를 최적화하는 과정에서 몇몇 필터를 가미하는 과정에서 논리적 함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인공지능팀에서 그런 가능성이 몇몇 종목에서 관찰되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저평가"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꾸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필자의 생각과는 달리 인공지능팀의 포트폴리오에는 의외의 종목들이 들어있었습니다.

작년에 대규모 손실을 낸 종목들이라거나, 부채비율이 500%가 넘어가는 종목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평균 부채비율은 높지 않더라도 몇몇 종목들의 부채비율이 높은 수준에 있게 되다보니 개별종목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여기에 적자가 연속된 기업들도 포함되어 있어 자칫 잠재적 리스크를 안을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재무비율이 나쁘고, 적자가 연속된 기업들이 가치대비 주가 수준이 낮은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채비율이 높거나 일시적으로 적자인 종목들 포트가 안정적인 종목들보다 수익률이 높게 나타나게 되는데 이러한 필터를 인공지능팀에서 사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문제는 대수의 법칙으로 수십개 또는 100여개가 넘는 포트폴리오라면 문제가 없지만, 10개 초반의 포트폴리오 구성에서는 자칫 한 두종목이 말썽을 부릴 경우 큰 수익률 손실이 발생할 수 있기에 주의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ㅇ 아직 2달 넘게 남은 시간..하지만

 

13일 정도 밖에 투자 대회가 진행 된 것이기에 투자 결과를 예단할 수 없습니다. 2달이나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아마 인공지능팀도 현재 초반 수익률에 대하여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분은 좋지만 흥분하지 않는..."

인간의 감정을 최대한 배재하는 것이 인공지능, 알고리즘매매, 퀀트전략의 기본 철학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은 많이 남았지만 하지만 위에 설명드린바와 같이 몇가지 명확한 부분은 향후 투자대회 기간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인간이기에 승부수를 던지려하는 심리... 쫓기는 심리 바로 그것입니다.

만약 인간팀이 그러한 본인 투자 심리에 휘말릴 경우 투자 결과는 상상 이상으로 처참하게 인간팀의 패배로 끝날 것입니다. 지금까지 투자대회에서 했던 매매습관을 버려야만 이길 수 있는 게임이란 것을 인간팀은 꼭 기억해야만 할 것입니다.

 

 

2016년 4월 15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