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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이건희 회장 루머에, 삼성그룹주는 왜 그리 올랐나?

by lovefund이성수 2016. 7. 1.

이건희 회장 루머에, 삼성그룹주는 왜 그리 올랐나?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 관한 뉴스 기사는 어느 순간 모든 언론사가 쉬쉬하는 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제(6월30일) 점심 시간, 시장에는 "이건희 회장 사망설"이 돌았고 거의 기정사실처럼 작성된 교묘한 문구에 증시 참여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하였고, 특히 삼성그룹주들의 주가는 장중 크게 상승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필자에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문의가 쏟아졌습니다.

 

 

ㅇ 점심시간, 갑자기 돌은 헛소문

 

어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사망하였고, 3시에 뉴스에 나온다"라는 찌라시가 증권가에 유포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시점부터 삼성전자,삼성물산 등 삼성그룹의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는 크게 상승하기 시작하였습니다.

"혹시, 공매도 공시 개시일에 맞춘 헛소문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봤지만, 3시에 뉴스 발표라는 살이 붙어지면서 더 교묘하게 사실인것처럼 보이더군요.

 

이건희 회장의 신상에 관한 소문이다보니 일반인들에게도 순식간에 루머가 회자되었습니다.

단 1시간도 안되어 주식시장과 거리가 먼 지인들로부터 문의가 쏟아져들어오는 등 전 국민적 관심 이슈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2시가 넘어가자, 삼성그룹에서 직접 아니라고 이야기하였고 증권가에서도 공매도 공시를 시작하는 첫날을 맞춘 고의적 루머라는 쪽으로 해석이 쏟아지고 헤프닝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ㅇ 그런데 왜? 삼성그룹주들은 어제 그렇게 출렁였나?

 

[이건희 회장 관련루머에 춤을 춘 삼성그룹주의 주가]

 

 

일반인들이 생각하기에 기업오너의 사망 소식은 나쁜 소식으로 해석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룹을 이끄는 리더가 사라졌으니 앞으로가 불확실하다는 불안감이 일반인들에게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기업오너가 상대적으로 혈기가 넘치는 젊고, 후계자가 어릴 경우에 기업오너가 사망했을 경우에는 악재로 받아들여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영승계 과정이거나 후계자가 잠정적으로 예정된 그룹의 경우는 오히려 기업오너의 사망소식 이후 주가가 아이러니하게도 크게 올라가는 경우가 종종 나타납니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복합적인 재료가 주가를 억누르고 있다가 오너 사망 후 일시에 풀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ㅇ 이유 1, 경영 승계 : 핵심기업의 주가가 크게 올라가면 반갑지 않다...

 

경영승계는 지분증여나 지분상속이 필수적입니다. 지분 승계없이 경영승계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지요. 그러다보니 경영승계 과정에서 최대한 오너의 지분을 후계자에게 넘기기 위한 모습이 경영승계 이슈가 있는 기업들에게서 목격됩니다.

 

이러한 지분증여나 상속 때 중요한 부분은 세금문제입니다. 워낙 큰 금액이 증여나 상속되기에 지분률에 손상을 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영승계 이슈가 있는 기업들은 캐쉬카우 역할을 하는 핵심 계열사의 주가가 크게 올라가는 것이 반갑지가 않습니다.

 

주가가 낮은 수준이어야지 증여세나 상속세가 적을 뿐만 아니라, 가치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대에 있어야 후계자가 장내에서 지분을 매입하더라도 가격부담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경영승계 과정에 있는 기업들은 극단적으로 보수적인 회계를 적용하여 기업의 이익과 자산가치를 극단적으로 낮게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기에 좋은 소식은 최소한만 홍보하고, 부정적인 기업뉴스가 쏟아져도 굳이 뜯어말리지 않는 일도 나타납니다. 결국 사람들이 볼 때는 그 기업의 나쁜 뉴스만 보이게 되고 결국 주가에는 나쁜 재료만 반영되게 됩니다.

 

그러다보니, 경영 승계 과정에 갑자기 기업오너가 사망했을 경우 굳이 이러한 행위를 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상속세 마련과 경영권 방어를 위해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막지 않게 됩니다. (보수적 회계가 완화되면 이익은 커지고 자산가치가 커지게 되지요. 그렇다면 주가는 자연스럽게 크게 상승하게 됩니다.)

 

[기업 회장의 사망 후 주가가 3배이상 오른 모기업]

 

 

ㅇ 이유 2, 공매도 물량 : 이를 알기에 오너의 사망 → 숏커버 신호

 

이러한 기업오너 이슈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증권가에서는 잘 알기에 경영승계가 있는 기업에 공매도를 해 놓은 플레이어는 오너의 사망은 공매도 물량을 회수하는 숏커버의 신호로 해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동안 눌렸을 가능성이 큰 핵심 계열사의 주가가 장기적인 상승추세를 만들 가능성이 커지기에, 억지로 공매도 물량을 가지고 있을 필요가 없는 것이죠.

 

어제 이건희 회장 사망루머에 "공매도 물량의 숏커버를 유도하려는 악의적..."이라는 설명이 붙는 이유도, 현재 삼성그룹주에 있는 공매도 물량은 오너 사망시 치명적인 약점을 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하기에 어제 점심시간, 삼성그룹주들이 숏커버 성격의 매수세로 급등했던 것도 이러한 원인이 작용하였습니다.

 

 

ㅇ 루머 헤프닝 덕분에, 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키를 하나 얻었다.

 

모든 언론사들은 어느날부터인가 이건희 회장 건강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 최측근만 현재 상황을 알고 있을 뿐이지요. 시장에 유포되는 것은 정말 뉴스로 나오기 전까지는 의도를 가진 루머일 뿐입니다.

 

민감한 이야기입니다만, 어제 이건희 회장 건강에 관한 루머 헤프닝으로 인해 주식시장 참여자분들은 한가지를 배웠습니다.

 

"경영승계 중인 기업의 주가는 오너 건강상태와 역의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삼성그룹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만 정리하겠습니다.]

 

2016년 7월 1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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