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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전력 누진제 이슈를보며, 상장 공기업의 실적은 결국...

by lovefund이성수 2016. 8. 10.

한국전력 누진제 이슈를보며, 상장 공기업의 실적은 결국...

한국전력의 누진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었습니다. 산업용 전기가 워낙싸다보니 상가나 공장에서는 에어콘 등 전기를 부담없이 쓸 수 있지만, 일반가정에서는 더운 여름에 에어콘도 제대로 틀지 못하다보니 30년을 참았던 전기 누진제에 따른 불만이 터지기 직전입니다.

그런데 이번 이슈를 보다보면, 자연스럽게 한국전력의 실적을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됩니다. 이제는 언론에서 전기 누진제를 공격하는 핵심이 한국전력 실적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입니다. 

 

 

ㅇ 오늘, 폭염에 서울은 미세먼지 심각 : 창문도 못열고, 에어콘을 틀고 싶어도...

 

오늘 아침 일어나 창밖을 보니 스모그가 끼었을 때의 기분 나쁜 청회색 공기 느낌이 들더군요. 아니나 다를까 서울에 오전 미세먼지 농도 심각 수준. 더운 여름날씨에 창문도 열지 못하고 집은 푹푹 찌는데 아침에 에어콘을 틀자니 혹시나 누진제 단계 기준을 넘어갈까 에어콘도 틀지 못하겠더군요.

 

이번 여름 많은 가정집들이 이런 경험들 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94년 폭염 이후 20여년만에 폭염이다보니 올해 여름 날씨 견디기 힘들정도이지요. 집에 어린아기나 몸을 가누지 못하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에어콘을 틀어야하는데도 하루종일 틀으면 누진제로 수십만원에 전기요금이 나올 정도니 그 불편함이 이만 저만이 아닙니다.

 

전기요금을 아끼기 위한 고민이 SNS에서 공유되기도 하는 등 가정집들은 나름대로 전기요금을 아껴쓰려노력합니다만, 이에 반하여 상업용 전기를 쓰는 곳에서는 에어콘을 펑펑 틀어대는 모습을 보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하게 되는 올해 여름입니다.

 

에어콘을 가장 강하게 틀고는 가게문을 열어놓고, 건물들은 들어가면 추울정도로 에어콘을 틀어 놓는 곳도 많을 정도로 올해 폭염 속에 일반가정은 전기를 쓰지 못하는 상대적 박탈감에 빠졌습니다.

결국 누진제에 대한 불만 여론이 커지기 시작하였고, 한국전력 전기요금체계와 실적을 사람들은 꼬집기 시작하였습니다.

 

 

전기요금에 대한 여론을 보면, 한국전력의 실적이 보인다.

 

얼마전까지 한국전력의 전기요금은 수십년째 거의 제자리였습니다. 유가가 폭등하여도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여도 전기요금은 제자리 걸음이었고, 그 사이 전기요금을 올리려하면 반대여론이 산업계에서도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쏟아지면서 전기요금을 올리려해도 올리지 못하였지요.

 

그러다, 2008년 금융위기와 유가폭등이 있었던 그해... 한국전력은 2조원이 넘는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기록하기에 이릅니다. 연료비가 증가한만큼 어느정도 전기요금이 인상되었어야하는데 당시 금융위기 분위기 속에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했고 그 손실을 그대로 한국전력이 떠안았던 것이죠.

 

[한국전력의 10년 실적추이]

 

 

이런 현상이 2011년과 2012년에 또 다시 반복되게 됩니다.

그 시기에는 한해에 3조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하면서 한국전력이 부실화된다는 여론 분위기가 고조되었습니다. 결국 그 원인이 비현실적인 전기요금에 있었기에 전기요금이 현실화하여 인상되면서 그 때부터 한국전력의 실적은 턴어라운드 되었고 여기에다 한국전력 삼성동 부지가 매각되면서 작년 한국전력의 순이익은 13조원대에 이르게 됩니다.

 

 

ㅇ 실적에 따라 주가도 턴어라운드

 

[한국전력의 10년간의 주가 흐름]

 

이런 한국전력의 실적흐름은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었습니다. 적자가 심화되던 2008년에는 4만원부근에서 최저 2만원까지 폭락하였었고, 그후 잠시 반등이 있었지만 2011년과 2012년 주가는 또 다시 신저점을 무너트리기도 하였습니다. 결국 전기요금이 현실화되어 소폭인상되고 유가가 하락한 2013년 이후 실적의 턴어라운드와 함께 주가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한국전력의 주가는 상전벽해가 되었지요.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상장 공기업의 딜레마를 지금부터 겪기 시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ㅇ 상장 공기업 : 어느 나라에서든 공기업의 실적이 과대해 지면 견제 받는다.

 

어느 나라에서든 공기업(특히 상장사)의 실적이 과도하게 높을 경우 여론과 정치권에 견제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산업과 국민들은 허덕이는데 공기업만 살찌운다는 말을 듣게 되지요.

결국, 한두 해 실적이 좋아지면 이런 견제 속에 실적을 더 이상 키우지 못하거나 혹은 경영환경이 악화되어도 공공요금을 동결해야하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이번 전기요금 누진제 이슈는 전기요금을 동결시키는 결과를 가지고 올 것입니다. 즉 전기요금을 올려야할 상황이 되더라도 몇년 동안 동결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됩니다. 만약 이런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인상했다가는 산업/가계 여론에 뭇매를 맞게 될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누진제에 경우도 산업계에 눈치도 보아야하다보니 가정용 전기의 누진제를 완화하려하여도 산업계의 전기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는 사면초가 상황에 놓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실적은 정체되거나 혹은 원유 또는 석탄 가격 인상 시 실적이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패턴은 전 세계 상장된 공기업이라면 모두 겪는 현상입니다.

 

 

ㅇ 결국 공기업을 투자할 때는 기대수익을 낮추거나, 턴어라운드 할때만 투자.

 

그러하기에 상장된 공기업을 투자할 때에는 기대수익률을 높게 가지고 가는 것은 무리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승장에서는 시장평균 수익률을 하회하는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경기가 회복되면서 실적이 커져야할 때 공기업의 실적은 다른 성장 기업들처럼 크게 급증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국전력 등 상장 공기업을 투자하실 때에는 배당수익률 정도만 기대한다거나, 혹은 미래에 실적이 악화된 후 여론이 공공요금을 인상하는 쪽으로 기울어져서 실적이 개선될 때 즉, 턴어라운드 될 때 투자를 하는게 오히려 나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전기요금 누진제가 이슈화되고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지금...

한국전력 입장에서는 미래 실적이 급성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있음을 가정해야할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물론 올해 여름은 매출이 대단하겠지만 말입니다.)

 

[cf, 2013년 말 필자가 적은 한국전력에 관한 글]

"전기요금인상, 한국전력을 다시 보다"

http://deathornot.tistory.com/1157 

 

2016년 8월 1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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