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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진해운 사태로 다시보게 되는 재무지표들

by lovefund이성수 2016. 9. 2.

한진해운 사태로 다시보게 되는 재무지표들

한진해운이 결국 법정관리(회생절차)가 결정되었습니다. 대마불사라는 투자자들의 막연한 믿음이 또 다시 무너진 한진해운 사태 속에 다시금 한진해운의 재무제표와 재무지표들을 들여다보게 됩니다. 재무구조가 나쁜회사란건 대부분의 투자자는 잘 알고 있지만 마치 불나방처럼 한진해운이 거래정지되기 직전 사상최고치의 거래량이 발생되기도 하였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할 수 있겠습니다.

 

 

ㅇ 사상 최고치 거래량이 발생한 거래정지 직전 8월 30일 한진해운

 

8441만주...

한진해운이 8월 30일에 만든 거래량은, 한진해운 주식수의 1/3이 거래된 엄청난 거래량으로 한진해운 거래에 있어서 사상최고치였습니다. 매도한 물량도 많겠지만 매수세도 만만치 않았던 한진해운에 대한 투자자의 반응을 보다보면, 역추세 전략으로 진입한 매수 물량이 컸었다는 것을 짐작 해 볼 수 있습니다.

 

여기가 바닥일 것이라는 생각에 지지라인 예상지점에 매수 주문을 넣게되는 역추세 전략은 주가가 당일 또는 단기간에 급등할경우 짧은 시간에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지만, 허무하게 바닥으로 예상된 지점이 무너지게 되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으로 투자자를 몰아넣습니다.

 

그리고 바닥이 무너지고 또 아래 바닥이 무너지다보니 이런 주식격언이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여기가 바닥인줄 알았는데, 지하실이 있었네."

 

하지만 진정한 바닥을 만들기 위해서는 최소한 재무구조가 튼튼해야만 합니다. 부실한 재무구조에서는 바닥이라 생각한 곳은 그저 종이로 만든 얇은 막에 불과할 따름입니다.

 

 

ㅇ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안정성 비율만 보아도

 

대마불사, 과거 관치금융이 팽배하던 시절에는 무너질듯 말듯한 기업도 정부에서 신경을 써주면 은행에서 대출받아 생존할 수 있었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턴어라운드 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폭등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저성장 기조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고, 관치금융이 사라져가면서 "대마불사"라는 말은 이제 역사 속 단어로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일말의 대마불사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지 한진해운에 대한 투자자들과 사회적 기대가 존재했습니다. 하지만 재무구조만 보아도 한진해운의 재무상태는 생존 자체가 의심스러운 상황이었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진해운의 재무 안정성비율]

 

한진해운의 재무구조 중 안정성 비율을 찾아보면, 최근 수년간 외줄타기를 해왔음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장에 유동비율을 보더라도 2012년 51%였었고 매년 급격히 줄어들어 올해 상반기에는 21%까지 낮아졌습니다.

이는 1년내에 갚아야할 부채에 비하여 1년 내에 현금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이 올해 상반기 21%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1년내에 갚아야할 부채에 비하여 유동자산이 21% 밖에 안된다는 것은 한눈에 생각하여도, 단기부채를 갚을 능력이 급격히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만약 한진해운이 대마(大馬)가 아닌 작은 코스닥기업이었다면 당장에 부도가 났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부채비율은 1000%가 넘어간 상황이었으니, 빚더미에 쌓여서 회사 회계담당자는 매달,매주,매일 닥쳐오는 채무상환 때문에 외줄타기를 넘어 숨쉬기도 어려웠을 정도였을 것입니다.

 

그래도 이자상환이라도 잘하면 버틸 수 있는데, 이자상환 비율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이라도 양호하다면 회사가 버틸 수는 있습니다. (이자보상배율 = 영업이익 / 이자금액)

하지만 2012년, 2013년, 2016년 상반기에는 아예 영업이익이 적자이니 계산자체가 의미가 없고, 2014년과 2015년에는 영업이익이 흑자이긴 하였으나 이자보상배율은 겨우 0.1배로 영업이익으로 대출이자 중 대부분을 지급하지 못할 수 있는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적자는 2년연속을 넘어 2015년 소규모 흑자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5년을 넘어가니 회사의 재무제표에는 보수적회계기준을 적용할 수도 없었을 것이고, 이익을 최대한 잡을 수 있다면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로, 자산가치도 허용하는 한도로 최대로 잡았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속된 적자는 결국 재무비율을 극복시키지 못하였고 억지로 버티다 결국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한진해운의 순이익 추이]

 

 

ㅇ 대마불사란 말을 믿지마시고, 재무비율이 취약하면 멀리하시라.

 

그 먼 옛날 같다면, 경제규모도 작고 경제성장률이 높았던 시절이라면 대마불사는 통했을 수 있습니다만 이제는 부실이 거대해진 기업을 계속 끌어안고 있을 경우 심각한 경제 위기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위험한 종목을 투자할 때에는 절대 대마불사라는 단어 자체를 생각하지 마셔야만 합니다.

 

특히, 단기 트레이딩을 하시는 분들 중에 주가가 크게 빠진 종목들을 잡아서 짜릿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분들이 계십니다만 꼭 기억하십시요. 승률이 90%라 하더라도, 단 한번의 낭패로 모든 투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재무구조는 꼭! 확인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2016년 9월 2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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