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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한국증시에 인공지능 주식투자 보급,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듯

by lovefund이성수 2016. 10. 17.

한국증시에 인공지능 주식투자 보급, 생각보다 시간이 더 걸릴 듯

올해 뜨거운 이슈 중에 "인공지능"이 있습니다. 구글의 알파고가 이세돌 9단을 이기면서 인공지능이 인간을 곧 넘어설 것이라는 두려움과 경외감을 일반인들에게 안겨주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증권업계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앞세우면서 인공지능 투자시대를 홍보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말입니다. 지난 봄,여름 금방이라도 인공지능 투자가 시장을 장악할 것만 같았던 분위기와는 달리 그 보급 속도는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까 짐작 됩니다.

 

 

ㅇ Big 2 경제언론에서 주관한 인공지능vs인간의 투자대회

 

알파고 이슈에 맞물려, 국내 빅2 경제언론사인 한국경제TV와 매경은 각자 인공지능vs인간의 투자대회를 개최하였습니다. 한국경제TV는 지난 3월말부터 6월말까지 3개월간 그리고 매경은 지난 4월부터 10월 첫주까지 6개월간 대회를 진행하였습니다.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은 차치하고, 인간팀의 특징은 각 언론사별로 차이가 있었습니다.

한국경제TV는 자사의 투자대회 역대우승자로서 증권사 소속 영업직원을 인간팀에 출전시켰고, 매경의 투자대회에서는 펀드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 수익률을 투자대회의 인간팀으로 정했습니다.

 

[올해초 필자가 해설위원으로 참여했던, 한국경제TV 인공지능vs인간 투자대회]

 

 

각 언론사의 인간팀의 성격이 틀렸었지요.

필자가 해설위원으로 참여한 한국경제TV의 인공지능vs인간의 투자대회에서 인간팀은 전형적인 사람투자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었고 (나름 인간계에서의 투자대회 우승 경력이 있었습니다만), 매경 주최 대회의 인간팀은 기본적으로 체계화된 운용을 하고 있는 펀드라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한국경제TV의 대회 결과에서는 인공지능팀의 압승이었습니다.

인공지능팀 평균수익률 0.28%, 인간팀의 평균수익률은 -5.17%이었고 대회기간 인간팀의 큰 수익률 변동으로 인해 대회초반 극단적인 인공지능팀의 수익률은 인간팀에 크게 앞서기도 하였습니다.

이 대회 결과 후,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의 보급이 빨라질 것이라는 시장 기대가 커지기도 하였습니다.

 

그에반하여 매경주최 인공지능과 인간팀의 투자대회는 인간팀의 승리였습니다. 로봇팀 3곳의 평균수익률은 -6%로 큰 손실을 기록하였고, 인간대표팀의 평균수익률은 -1.6%기록하면서 인간팀이 이겼습니다. 인공지능팀의 수익률이라고하기에는 짧은기간이지만 제법 큰 손실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보니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치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짐작됩니다.

 

 

ㅇ 대회기간 분위기 :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도는 크게 낮아지고

 

한국경제TV 인공지능vs인간의 투자대회 초기만하더라도 사람들과 시장 그리고 투자자들의 관심이 컸었습니다. 알파고 이슈가 있었던 직후였다보니 더욱 그 분위기는 고조되었지요.

그런데말입니다... 당시 투자대회도 점점 시간이 흘러갈 수록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들기 시작하더군요. 알파고의 충격이 점점 사라지듯 말입니다.

결국 대회 마지막 특집방송으로 준비되었던게 브렉시트 이슈와 맞물리면서 마지막 방송은 쫓기듯 끝나는 분위기였습니다. 3~4월말 하더라도 모든 참여자가 출연하는 특집 코너도 있을 정도였지만 말입니다.

 

매경이 주최한 인공지능vs인간의 투자대회는 대회가 있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사람들의 관심은 크게 줄었고 결과가 나온 뒤에야 이런 투자대회가 있었지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을 뿐, 사람들의 관심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더라도, 인공지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난 봄에 비하여 크게 줄어들었으며, 여기에 매경주최대회에서 인공지능팀이 크게 패배하였기에 투자자들은 인공지능 투자로직에 대한 관심을 더 줄일 가능성이 큽니다.

 

"역시.. 인공지능도 어쩔 수 없나봐?"라면서 말입니다.

 

 

ㅇ 증권업계 현장에서는 더욱 보급되는데 시간이 걸릴 것

 

금융업계에서 마케팅이 잘 되기 위해서는 판매하려고 하는 금융상품의 최근 수익률 퍼포먼스가 잘 나와야만 합니다. 특히 새롭고 생소한 금융상품이나 개념인 경우에는 월등한 수익률이 나와야만 마케팅이 성공하게 되지요.

 

현재 증권사나 은행ISA등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직간접적으로 적용한 금융상품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성과가 월등하게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판매현장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수익성(매출/성과)이 적을 수 밖에 없기에 판매직원들이 굳이 로보어드바이저를 권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로보어드바이저나 인공지능 투자 알고리즘들이 보급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수료가 낮다보니 금융회사 현장에서 판매할 의욕도 적고 수익률 성과는 아직까지 미미하니 금융회사들이 전사적인 홍보를 하기에는 무리가 따르기 때문입니다.

 

 

ㅇ 오히려! 지금 체계적/ 알고리즘투자, 로보어드바이저 등은 알파 기회가 지속될 것!

 

올해 봄 로보어드바이저 붐이 일 때, 필자는 살짝 두려웠던 것이 있습니다.

이런 체계적인 투자 방식이 늘어나면 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면서 투자수익률을 가질 수 있는 알파의 기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의 보급 속도가 빠를 경우 그 알파수익률(초과수익률)이 사라지면서 기회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짐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한국증시에서 로보어드바이저의 대한 행보는 용두사미였습니다. 처음에는 너도나도 관심을 뜨겁게 가졌지만, 지금은 그렇게 관심들을 가지지 않으니 말입니다.  

 

[금융회사들이 홍보하는 로보어드바이저 이미지는 그저 깡통로봇 그림일 뿐]

[사진참조 : pixabay]

 

그저 로보어드바이저라하면, 깡통로봇으로 디자인하고 홍보하는 배너광고만 생각날 뿐입니다.

 

물론 로보어드바이저나 알고리즘트레이딩의 보급이 장기적으로 조금씩 늘어나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보급 속도는 생각보다 많이 느려졌다고 필자는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 체계적 투자, 알고리즘투자, 퀀트투자, 로보어드바이저를 사용하는 투자자들은 알파의 기회를 향후 수년간 더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그리고 그 어느날 시장이 뜨겁게 달구어졌을 때, 투자자들은 너도나도 그 당시 1등 수익률을 기록한 로보어드바이저에 뛰어들고 있겠지요? 그 때가 오면, 제 글을 꾸준히 읽으시는 분들은 어떤 투자 방식을 취해야하는지 이미 예상하시고 계시리라 생각하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

 

2016년 10월 17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KCIIA, 국제투자분석사,한국증권분석사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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