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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국내 투자자의 부재, 반복되는 증시 역사

by lovefund이성수 2017. 5. 22.

국내 투자자의 부재, 반복되는 증시 역사

학습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과거에 발생했던 비슷한 상황에 대하여 투자자들이 익히 적응하면서 이벤트 효과가 약화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하지만!!!

수급주체별 매매 동향을 보다보면, 이런 학습효과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주식시장이 상승장으로 가는 초입에는 무엇이 두려운지 개인투자자들은 자금을 빼가고 주식시장을 멀리하지만 주식시장이 다 오른 뒤에야 뛰어드는 현상이 장기적인 주기로 반복되지만 학습은 커녕 오히려 망각될 뿐입니다.

 

 

2003~2007년 상승장에서 나타난 한국 투자자들의 이탈, 뒤늦은 과열

 

벌써 10년이 넘은 시간이 흘렀군요. 노무현대통령 시기인 2003~2007년은 글로벌 증시의 대세 상승장이었고 그 안에서 한국증시는 군계일학처럼 뛰어난 훌륭한 상승률을 기록하였었습니다.

2003년 초부터 2007년 말까지 종합주가지수는 202%(627p → 1897p)의 수익률을 기록하였습니다. 3배가 넘는 주가지수 상승률이었지요.

 

지금 시점에서 보면 왜 당시 사람들이 2003년 초반 주식시장에 뛰어들지 않았을까라고 의아해 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주식시장 심리를 떠올려보면 나름대로의 공포심리가 자리 해 있었습니다.

2003년 이라크전, 2004년 차이나 쇼크 및 한국 정치적 이슈 등 나름대로 핑계가 있었고 그 핑계와 함께 국내 투자자들은 참으로 열심히 매도하였고 이를 외국인들이 저렴하게 매수하였습니다.

 

[2003년에서 2007년 당시 주요 수급주체들의 거래소 누적순매매추이]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상승장 초입인 2003~2004년 말까지는 투신(연두색선)과 개인(청색선)이 꾸준히 매도하였습니다. 이 때 쏟아진 매물을 외국인들(적색선)이 저가에 매수하면서 매도물량을 흡수하였습니다.

그러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05년이 되고 뜨거워진 2005년 후반이 되어서야 펀드로 본격적으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투신권의 매수세가 살아났고 증시가 다 오르고 난 후인 2007년이 되어서야 개인의 매수세가 강화됩니다.

반대로 2003~04년 매수세로 일관하던 외국인들은, 다 오른 후인 2006~2007 유유히 매도를 이어가면서 오히려 차익실현에 나섰습니다.

 

그야말로, 2003~2007년 상승장에서 외국인들만 파티에 참가하고 국내 투자자들은 뒤늦게 와서 뒷설거지한 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이런 과거 사례를 보면 학습효과가 생겨 주식시장이 상승하려하는 초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가 늘어야합니다만, 학습효과는 커녕 다시한번 15년 전의 역사가 반복되려하고 있습니다.

 

 

ㅇ 열심히 매도하는 개인, 투신(펀드 자금) 그리고 이를 흡수한 외국인

 

[또 다시 반복되는 외국인 매수 그리고 개인과 투신의 매도]

 

 

2016년 이전에도 그러했지만 너무 극단적으로 그래프가 나올 듯 하여, 2016년 초부터 현재까지 개인,외국인,투신,연기금의 누적 순매매추이를 도표로 준비하였습니다.

2016년초부터 현재까지 개인투자자는 13조원가까이 거래소 시장에서 매도하였고, 투신은 10조원대 순매도하였습니다. 그 만큼 국내 투자자들은 한국증시에서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물량은 외국인들이 그대로 흡수했는데 2016년초부터 현재까지 누적 순매수 금액이 18조원대에 이릅니다.

비록 연기금이 매수했다곤하지만 자산배분전략상의 매수여력의 한계로 체면치례 정도인 4조원대 순매수였을 뿐입니다.

 

이런 경향은 7년 전 본격적인 글로벌 상승장 시점인 2009년 초부터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수급 주체들의 매매 패턴입니다. 2009년부터 누적 순매매추이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이 얼마나 큰 금액을 매도했는지 놀랄 정도입니다.

2009년 초부터 현재까지 개인은 46조원대 순매도, 투신은 70조원대 순매도를 거래소 시장에서 하였고, 이를 외국인이 86조원대 순매수로 받아갔는데, 그나마 연기금이 2009~2015년 사이 대규모로 매수하면서 46조원 순매수 했습니다.

 

, 연기금 아니었다면 최근 증시 상승에 따른 부의 효과는 그대로 외국인들이 가져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간히 "국부 유출"이라는 단어가 등장하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매도와 펀드 환매로 증시에서 이탈하기 바쁠 뿐입니다.

 

 

ㅇ 주식시장이 무서워서 도망간다? : 비겁한 변명일 뿐

 

동창회, 친척들 모임 등에서 지인들과 대화 중 주식투자에 대하여 이야기하다보면 비아냥 거리는 이런 말을 간혹 접하곤 합니다.

"주식투자하면 네가 원금 보장 해줄꺼니?"

 

아마도, 필자 뿐만 아니라 주식투자를 오래 해오신 분들은 이런 상황을 근래 한번 정도는 접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워낙에 국내 투자자들이 오랜기간 횡보장을 겪다보니 그리고 과거 잘못된 주식투자 방식에 의한 쪽박투자 선례가 많다보니 이렇게 되묻는 일반인들이 대다수입니다.

예전부터 투자를 해오던 분들도 주가지수 신고점을 만들었으니 상투라하며 매도했다는 경우도 많습니다.

 

주식시장에 접근하기 싫어하는 것도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려는 모든 심리에는 "주식시장이 무섭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손실에 대한 두려움 무서운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군중들의 일반적인 투자심리는 결국 외국인들의 매수 지속 속에 그들만의 파티를 만들어줄 뿐입니다.

이는 과거 십수년 전에 학습된 사례이지만 그 긴 시간 동안에 망각되었기에 반복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번 생각 해 보겠습니다.

국내 투자자들이 도망가고 있는 지금 과연 두려워해야할 때일까요?

필자는 오히려 한국증시를 두려워하는 일반인들이 많은 지금, 아직도 증시는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았음을 역발상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증시 역사는 또 다시 반복되고 있습니다.

 

2017년 5월 22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국제공인투자분석사 & KCIIA,한국증권분석사회 회원)

#국내투자자 #매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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