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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SBS특종,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를 다시 떠올리게 하다.

by lovefund이성수 2018. 3. 21.

SBS특종,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를 다시 떠올리게 하다.

SBS뉴스에서 이틀에 걸쳐 특종 뉴스를 내었습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에버랜드의 공시지가 급등에 대한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뉴스를 보다보니 그 당시 증시와 투자자들의 분위기가 문든 필자의 머리속을 스쳤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합병에 찬성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였었지요.

그 생각은 꼬리를 이어 주주의 권리에 대하여서도 곰곰히 생각 해 보게 됩니다. 그러고보니 이번주 금요일 주총데이가 기다리고 있군요.

 

 

ㅇ "회사 오너 일인데 찬성해야하는거 아닐까?"라 묻던 삼성 계열사에 다니던 지인

 

벌써 3~4년 전 일이로군요 당시 2014년~2015년, 한참 삼성그룹은 계열사간의 합병과 분리 그리고 사명변경이 반복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외우는 것 자체도 대단하게 느껴졌을 정도였습니다. 결국 2015년 봄 제일모직(에버랜드)와 삼성물산은 합병을 결정하면서 계열사간 지배구조 변경의 하이라이트를 찍습니다.

 

당시 삼성 계열사에 다니던 필자의 지인이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주식의 주권 행사에 대하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그 지인은 농담반 진담 반으로 이런 말을 던지더군요.

 

"그래도, 회사 오너의 일인데 합병 찬성 해야하지 않을까?"

그에 대하여 필자는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반대표 던지는 것이 맞지 않을까요?"

그 지인은 결국 회사 눈치 등 고민하다 찬성을 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당시 투자자들의 분위기와 증권시장 분위기는 나라(?)를 위하여 합병에 찬성해야한다는 분위기가 조성되어있습니다.

증권사 리포트들은 거의 대부분 찬성하는 분위기였고, 일부 외국계 증권사만 반대 의견을 던졌지요.

 

결국 합병은 가결 되었지요. 여러가지 찝찝함을 남기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당시 합병 찬성을 고려했던 필자의 지인은 그 후 속했던 회사가 분할 합병을 반복하더니 결국 회사가 매각되면서 삼성맨이 아닌 다른 대기업 직원이 되면서 큰 공황 상태에 빠졌던 기억이 납니다.

 

 

ㅇ 당시 합병 비율 ... 논쟁의 시작

 

당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비율은 1 : 0.35였지요.

그 즈음의 (구)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시가총액과 기타 등등의 사항을 고려하여 비율을 결정하였다고는 합니다만, 여러 측면에서 논쟁의 불씨를 크게 남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5년 5월 당시 필자의 오프라인 세미나에서는 비밀을 전제로하여 세미나 주제 중 하나로 삼성그룹 합병 이슈를 다루었습니다. 지금 생각 해보면 그냥 의견 중 하나이겠구나 정도로 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만, 당시 분위기는 찬성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반론을 제기하면 매국노 취급을 받았을 정도입니다.

 

[2015년 합병 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밸류에이션 레벨]

[자료 참조 : lovefund 24차 오프세미나 2015년 5월]

 

그 당시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밸류에이션 레벨을 자기자본, 매출액, 이익을 통해서 비율을 생각 해 보았습니다.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합병비율은 1: 0.35로 발표되었습니다만, 밸류에이션 레벨을 보다보면 합병 비율이 너무 일방적이지 않은가라는 생각을 들었습니다.

자기자본 비율만 보더라도 제일모직과 (구)삼성물산의 비율이 1:3 이었고 매출액의 비율은 1:5, 이익관련 지표의 비율은 1:8~1:9 수준이었으니 1:0.35의 합병비율은 차후에 논쟁이 다시 일었을 때 불씨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였습니다.

 

이 합병에 이어 그 시기에는 삼성전자와 삼성SDS의 합병설이 돌기도 하였습니다만,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았었다보니 유야무야 되었습니다.

 

 

ㅇ 그리고 다시 생각 해 보는 주주의 권리

 

지난 주 금요일 증시토크 "주주 총회 시즌 개막 : 주식은 회사에 대한 권리이기에.."를 통해 투자한 회사에서 주주총회나 찬반 투표가 있을 때에는 참여하여 의사를 비추어야 기업이 소액주주 또한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막연히 무조건 "찬성"표를 던지는 것이 아니라, 주주연합이 있으면 그 연합과 함께 의견을 개진하거나 "반대"표시를 통하여 소액주주의 존재를 미약하더라도 나타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중요한 기업 합병이나 사업양수도 과정에서 "찬/반"투표를 하게 되는데 이 때 "매수청구권"이 반대표를 던진 주주에게 발생됩니다. 찬성을 한 주주는 찬성했기 때문에 넘어가지만 반대표를 던진 주주에게는 옵션 사항인 매수 청구권이 만들어집니다.

이 매수청구권은 포기해도 되며 행사해도 무관합니다.

만약 매수청구권이 제시한 기한 동안 주가가 급락한다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주가가 하락하지 않는다면  매수청구권을 포기해도 그만입니다.

이런 이점이 있기에 소액주주로서 권리를 최대한 찾기 위하여 필자의 경우 기업합병/사업양수도 관련 찬반 투표가 있을 경우 "반대"표를 던집니다.

 

그렇다면 소액주주 관점에서 3년 전 과거 당시를 생각 해 본다면 과연 합병에 찬성해야했을까요? 오히려 70%가 넘는 찬성으로 인해, 대주주는 소액주주를 그저 허수아비라는 생각을 굳혔을지 모릅니다. 이 문제는 국가를 위한 문제가 아니라 주주의 이해관계의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야하겠습니다.

 

다시 현재로 돌아와 생각 해 보겠습니다. 이번주 금요일과 다음주 금요일은 주총이 집중된 주총데이가 이어지는 시간입니다. 주주총회 현장을 직접 참여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한국예탁원의 전자투표 시스템에 참여한 상장사가 크게 늘어 소액주주로서의 권리를 표할 수 있는 상장사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여기에 올해 섀도보팅 제도가 폐지되면서 기업들은 주총 정족수 확보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어쩌면 상장사들의 주총 정족수 확보를 위해서라도 한국예탁원 전자투표에 참여하시어 표를 던진다면 소액주주입장이지만 상장사의 정족수도 채워주고 소액주주의 존재를 알리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2018년 3월 21일 수요일, 필자는 전자 주총 투표를 글 쓰기전 모두 마쳤습니다.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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