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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투자 자금은 결국 사람이 쥐고 있음을 다시 실감하는 약세장

by lovefund이성수 2018. 3. 26.

투자 자금은 결국 사람이 쥐고 있음을 다시 실감하는 약세장

과거에 비하여 금융시장이 성숙 해 지고, 금융시장에 합리적인 투자 방법이 사용되어지고 있는 요즘입니다. 합리적인 투자자들이 가득할 것 같던 시장이지만, 지난 주처럼 큰 이슈와 함께 약세장이 찾아올 때마다 필자는 역시 증시는 사람 냄새(?)가 아직도 가득하다는 것을 실감하곤 합니다.

사람 냄새... 가득한 증시라.... 그런데 한편으론 그 사람냄새에서 독립적일 수 있는 개인투자자는 강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ㅇ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사람들은 명분을 요구한다.

 

지난 금요일 점심을 먹고 사무실로 향하던 중 길에서 우연히 알고지내는 모증권사 애널리스트분을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사는이야기를 하던 중, 금요일 증시 급락 속에 나타난 여의도에 사람들의 모습들을 듣게 되었습니다.

제약/바이오 섹터의 급락으로 해당 업종 비중을 크게 가져갔던 펀드매니저가 속상해서 낮술을 먹고 있더라는 모습, 어떤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쩐(!)주 생보사로부터 수익률 하락에 따른 답변을 준비해야하는 속사정 등등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아무리 규칙이 정해져있는 투자를 한다하더라도, 시장에 돌발변수가 발생하게 되면 사람들은 마음 속에 불안감이 가득 해 지게 되는데 그 불안감이 어디에서부터 나오는지 그 하락 명분을 찾고자 합니다.

 

물론, 이번 조정은 무역전쟁 때문이라는 표면적인 이슈가 있긴 하지만 그 이슈가 단기 악재로 끝날지 아니면 장기 악재로 부상할지 알 수 없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긴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이런 저런 정보를 취합하고 난 후 사람들은 투자 결정을 내리게 되지요. 합리적인 의사결정도 있겠지만 그 순간 시장에 미세먼지처럼 가득쌓인 노이즈에 휩싸여 감정적으로 판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금요일 하락장 대응을 제대로 못했으니 우리 OO자금은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겠어요!!!(나도 윗선에 압박을 받는다고)"

 

이로 인한 일련의 모습들을 보다보면 역시 주식시장은 사람 냄새가 지배하는 시장이라는 것을 새삼스럽게 실감하게 됩니다.

 

 

ㅇ 사람냄새 : 결국 그 사람이 돈줄을 쥐고 있다.

 

과거에 비하여 지금의 투자자들은 많이 현명 해 져있고, 과거보다 합리적인 투자 기법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약세장만 찾아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 보름달이 떴을 때 늑대인간이 정체를 드러내는 것처럼, 마음 속에 숨겨두었던 본능에 충실한 투자심리를 그대로 드러내곤 합니다.

 

[약세장이 길어지면 결국 인간은 야수와 같은 본능을 드러내고.. 사진참조 : pixabay]

 

약세장이 길어질 수록 점점 마음은 지쳐가고, 투자심리는 작은 악재에도 민감 해 지게 되지요. 경우에 따라서는 신경질적인 심리상태에서 투자 판단을 내리는 일도 다반사입니다. 그 투자 판단을 내리는 이들이 개인이든, 기관이든 연기금에 담당자이든 경중의 차이는 있더라도 쏟아지는 스트레스로 인하여 결국 감정적인 판단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거대자금이라면 투자금을 회수하고 개인이라면 감정적인 투매에 동참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감정적인 대응, 사람 냄새가 그대로 느껴지는 대목입니다.

마치 SF영화에서 인공지능 시스템을 무시하고 인간의 직관에 의지하여 우주선을 몰고가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 순간은 왠지 속시원하고 멋진 판단인 것같지만 그 후에는 어떠한 기준도 존재하지 않게 됩니다. 결국 규칙이 깨진 이후에는 계속 직관과 감정에 의한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매매를 반복할 수 밖에 없습니다.

 

 

ㅇ 개인투자자 : 오히려 냉정함을 더 강하게 가질 수 있다.

 

지인들과 투자에 대하여 이야기를 할 때 꼭 등장하는 인물은 워런버핏입니다. 그의 놀라운 투자 성과보다도 그의 철학을 논하곤 하지요. 그런데 필자는 워런버핏이 놀라운 성과를 만든데에는 "자기자본"이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하곤 합니다.

 

만약 워런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그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가 아닌, 펀드나 연기금이었다면 아마도 워런버핏은 장기간에 걸친 그런 놀라운 투자 성과를 만들지 못했을 것입니다.

 

예를들어, 1999년 IT버블이 화려하게 불꽃을 태우던 그 해 S&P500지수 총수익률이 21%를 기록하였습니다만 버크셔해서웨이의 순자산 증가율은 0.5%에 불과하였고 주가는 20%가까이 하락하였습니다.  또는 시간을 더 거슬러 올라 1966년, S&P500지수 총수익률이 30.9%를 기록하며 화려한 시세를 분출할 때 버크셔 해서웨이는 순자산가치가 11% 증가하는데 그쳤습니다.

(자료참조 : 버크셔해서웨이 홈페이지 연례보고서)

 

만약, 워런버핏이 일반 펀드매니저였다면 아마도 감정적으로 흥분한 쩐(!)주들로부터 펀드 운용권한을 박탈당하고 실업자가 되고 말았을 것입니다.

워런버핏은 자기자본으로 투자하였고 권한이 그에게 있었기에 장기성과를 원칙을 지키며 유지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필자가 이야기드리고 싶은바의 핵심은 여기에 있습니다.

펀드매니저나 기관투자자가 성과가 좋은 때에는 쩐(!)주들이 흥분하면서 투자금을 늘려가고 칭송하겠지만, 성과가 일시적으로 나빠지게 되면 국내에 난다긴다하는 펀드매니저라하더라도 한두 해 실적이 뒤쳐지거나 혹은 1~2년전 국민연금의 평가 기준대로 한두달 성과가 시장대비 뒤쳐진다면 자금을 모두 회수당하고 불명예스러운 퇴직을 당할지 모릅니다. 그러다보니 시장 이슈와 악재에 감정적으로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과정에서 쩐주는 최악의 매매 방법인 고가매수, 저가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쩐주들은 망각하게 되지요.)

 

하지만 개인투자자는 누가 뭐라하더라도, 결국 본인에게 투자 권한이 있기에 오히려 더 우월한 이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본인의 투자 원칙을 이성적으로 지켜간다면 누가 뭐라하든 외고집으로 투자성과를 장기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한두해 수익률이 뒤쳐진다한들 원칙을 지켜가다보면 어느 순간 수익률은 다시 투자원칙이 만드는 제 갈길을 찾아가게 됩니다.

 

어쩌면, 약세장과 함께 돌발악재가 반복되는 지금은 개인투자자가 거대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으면서 우월한 성과를 만들 수 있는 기회일 것입니다.

 

2018년 3월 26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 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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