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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연기금 매매 : 가을엔 변화를 기대 할 수 있을까?

by lovefund이성수 2018. 8. 6.

연기금 매매 : 가을엔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까? 

연기금의 매매는 2010년 초중반 한국 증시에 중요한 축이었습니다. 특히 연기금의  절대적인 존재인 국민연금이 주식투자 비중을 확대하면서 꾸준히 국내 주식을 매입하였고, 주식시장이 하락할 때에는 주식 비중이 낮아지니 저가에서  매수하는 증시 안전판 역할도 톡톡히 하면서 한국 증시가 과거와 달리 폭락장이 나타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했던 국민연금이 주가지수 상승 속에  공격적인 매수를 하기 어려워졌고 급기야 올해에는 국내 주식투자 목표치가 18%대로 줄어들면서 오히려 여름장에 매도세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한두해 사이에 차갑게 변한 연기금 가을에는 매수세를 다시 만들어 줄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ㅇ 여름장에 거래소 시장에서 매도세를 강화한  연기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연기금의 매수세는 마치 위기에 빠진 이를 구하기 위해  등장하는 Hero처럼 보이기까지 하였습니다. 2008년 가을 금융위기가 피크에 이르던 때 저가 매수를 하던 연기금의 과감한 매수 덕분에 주식시장  낙폭은 크게 제한되었고 빠른 회복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모든 연기금들의 국내 주식비중이 높지 않던 때였기에 힘은 미약하였지만 나름대로 큰 의미를  던져주었습니다.   


그 후 2010년대 국민연금을 중심으로 연기금들이 국내 주식 비중을 확대하면서 연기금  매수세는 매년 꾸준히 유입되었고 자산배분전략 상 주식 비중을 맞추어야 하기에 국내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더 많이 사면서 주가 하방경직을 만들고,  주식시장이 반등하면 매년 높아지는 국내 주식비중 목표치 덕분에 약하지만 꾸준한 매수세를 만들어 왔습니다.   


그러했던 연기금의 수급이 주가지수가 박스권을 돌파하고, 국내 주식 비중을 단계적으로  낮추면서 매수세가 약화되었고, 올여름 거래소 시장에서는 하락장에도 불구하고 매우 강한 매도세를 만들며, 지난 6월 초 1조 5천억 원대에 이르던  올해 연기금의 순매수는 최근 5천억원대 수준까지 밀려 내려왔습니다.   


[올해 8월 초까지 연기금의 거래소와 코스닥에서의 누적 순매매 추이]       



ㅇ 연기금의 순매수 위축 :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 낮아진 것이  원인. 

  

연기금 매매 중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국민연금입니다.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높이면  연기금의 매수세는 커지게 되고, 반대로 국내 주식비중을 낮추게 되면 연기금의 매수세가 위축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 가지 더 주가지수가 상승하게 되면, 운용 자금에서 국내 주식 비중이 높아지기에 자연스럽게  매도를 하게 되지요.  

 

그런데, 올해 여름 거래소에서 대량으로 연기금의 매도세가 나온 모습은 이례적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여름 증시에서 주가지수가 크게 낮아진 것을 감안하면 주식평가금액이 낮아지며 오히려 매수를 해야 할 터인데 되려 반대의 모습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는 올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이 낮아졌기 때문입니다. 올해 국내 주식 비중을  18.7%로 작년 19.2%에서 0.5%p낮추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매수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물론 목표 비중이기에 실제 비중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2010년 초중반 같으면 벌써 수조원 때 순매수를 보여야 할 연기금의 매수세는 누적  5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ㅇ 연금 납부는 계속 이어지기에  가을 이후에는 연기금은 매수해야 한다   


연기금 매매를 분석할 때는 3가지 변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  두 번째는 주식시장(주가지수 등락), 마지막으로 세 번째는 꾸준히 유입되는 연금 납부 금액입니다.

  

국내 주식 비중이 유지되고 주식시장이 횡보하며 주가지수가 동일하게 유지될 경우, 꾸준히 유입되는  국민연금 납부 금액은 자연스럽게 목표 비중에 맞추어 국내 주식을 매수하게 됩니다. 

이러한 개념을 바탕으로 계산하여보면, 정확한 값은 아니더라도 대략적인 향후 연기금의 누적 순매매  추이를 추정하여 볼 수 있습니다.  

 

[연기금의 누적 순매매 추정치와 실제 연기금 누적 순매매]  

   

위의 자료는 2012년 이후 2017년까지 연기금의 거래소와 코스닥 시장에서의 연도별 순매수  추이(청색 막대)와 lovefund추정치(적색 막대) 그리고 2018년 3분기 기준 추정치(적색 막대)와 8월까지의 연기금 순매매(KSE+KQ) 도표입니다.   


아직 3분기 말까지는 한 달 보름여 이상 남아 있기에 조금 더 추이를  보아야 하겠습니다만, 

현재 상황에서 볼 때 주가지수  2300p로 가정하고 증가할 연기금 납입 자금을 감안하였을 때 추정하여던 올해  3분기 말 기준 연기금의 거래소/코스닥 시장에서의 누적 순매매 추정치는 3785억 원입니다.  


2분기까지는 국내 주식비중 18.7%를 맞추기 위해서는 주가지수 2300p를 가정하였을 때, 2조원 가까이 순매도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만, 3분기가 되면 연기금의 순매매 추이에서 분위기가 바뀔 여지가 커지는 것이지요. 

즉, 여름까지는 지지 부진한 연기금의 매매 추이가 9월 정도에는 여름 내내 거래소 시장에서 보여주었던 일방적인  매도세가 아닌 조금은 다른 분위기가 나타날 수 있음을 추정해 볼 수 있겠습니다.     



ㅇ 다만, 연기금에 대한 너무 큰  기대는 마시길   


2010년대 초중반 연기금의 매수세는 시장에 큰 안전판 및 모멘텀을 제공하였습니다. 하지만 주식시장  상승과 목표비중이 낮아지면서 일방적인 매수에서 상황에 따라 다른 매수로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가을 이후 연기금이 매수로 돌아서더라도  과거처럼 공격적인 매수세가 아닌 그저 들어온 돈 비중을 맞추어야 해서 의무적으로 사는 정도로만 매수한다 생각하시고, 기대는 크게 가질 필요는 없겠습니다.

 

그저... 발목 안 잡는 게 어디냐 그런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그래도, 6월 여름 장처럼 하락할 때에도 매도하는 것이 아닌 조정장이 발생하더라도 연기금의  저가 매수세가 들어온다면 하나의 안전판이 생기는데 의를 두어볼 수  있겠습니다.   


2018년 8월 6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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