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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경기선행지수(CLI)로 주가지수 매매 시스템을 만들어보다?

by lovefund이성수 2018. 9. 4.
경기선행지수(CLI)로 주가지수 매매 시스템을 만들어보다?

매일 아침은 글 주제를 무엇으로 잡을지에 대한 고민으로 오랜시간 다양한 자료들을 분석합니다. 자료들 중 OECD CLI(경기선행지수)가 1년여 하락하고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경기선행지수가 하락하는 것 자체가 주식시장을 예측한다는 의미를 두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항목 중에 이미 주가지수가 들어가다보니 선행지수로 주식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자칫 "자기참조 오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다만, 왠지 CLI의 추세적 특징이 주가지수 매매 시스템을 연구하는데 참고할만한 하다 싶어 오늘 아침 열심히 엑셀을 돌려보았습니다.

 

 

ㅇ 경기선행지수(CLI) 구성 항목에는 공통적으로 주가지수가 들어가 있다.

 

주식시장은 대표적인 경기 선행 항목입니다. 주식시장은 "기대"에 의해 움직이기에 경기 선행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하지요. 먼 옛날에는 1년 정도 선행한다하였습니다만 2000년 초반에 한창 공부하고 연구하던 시기에는 6개월 그리고 최근에는 3개월 정도 선행하는 것으로 세월이 바뀌면서 점점 선행성이 짧아지고 있습니다.

 

어째거나, 주가지수는 경기 선행 성격이 있기에 대부분의 국가들 그리고 주요 국제 기구들은 경기선행지수를 계산할 때 꼭 주가지수를 변수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 주제로 사용한 OECD 경기선행지수의 경우도 구성하고 있는 변수들을 보면 코스피지수, 재고순환지표, 재고량, 장단기금리차, 순교역조건, 업황 등을 사용하고 있으며 앞단에 코스피지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OECD 경기선행지수와 종합주가지수, 원데이타 : OECD, KRX]

 

 

그래서일까요? 위의 도표에서 보시는 바처럼, 경기 선행지수와 주가지수를 같이 놓고 보면 왠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IMF나 금융위기가 있던 전후에는 매우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나타납니다.)

 

 

ㅇ 경기 선행지수를 활용한 장기 매매 시스템을 상상 해 보다.

 

경기 선행지수는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처럼, 추세가 잡히면 제법 긴 기간 그 추세가 지속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속임수 신호(whipsaw)의 발생 가능성이 낮을 것이라는 추정을 해볼 수 있습니다. 얼핏 살펴보아도 IMF사태 전후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 전후 매우 유의미한 시그널을 보였다는 것을 추정 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경기 선행지수에 종합주가지수가 녹아있기에 이 자체가 주가 예측력을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저 추세를 추종하는 전략으로 개념을 잡아 볼 수 있는 것이지요.

 

매매 시그널 전제는 간단하게 잡았습니다. 경기 선행지수가 하락하다가 상승으로 U자로 턴업하는 시점을 매수로 하고, 반대로 ∩자 모양으로 꺽이는 시점을 청산(매수청산)하는 것으로 매매 개념을 잡아보았습니다.

데이타는 월간 데이타로 하여 1990년 초부터 2018년 6월까지의 자료를 활용하여 계산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익은 모든 매매를 수익률(%)로 계산하고 이를 복리로 누적하였습니다. 즉, 중간에 입출금 없이 그대로 매매를 이어간다는 가정을 한 것입니다.

 

대략 29년의 시간 그 결과는 어떠했을까요?

첫번째로 주가지수와 CLI의 년월 있는 그대로 사용하여 매매 시그널을 발생시키고 결과를 뽑아보았습니다.

 

[CLI와 주가지수를 동일 시점에 놓은 매매 결과]

 

 

결과는 추세 추종 시스템의 특성처럼 유의미한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총 15번의 매매 중 10번에서 수익을 낸 경기선행지수 활용 시스템은 승률 66.7%로 총 1499%의 수익률은 29년간 만들었습니다. CAGR(연환산수익률)로는 10% 수준에 매우 높은 성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같은기간 종합주가지수는 235%상승하였습니다.)

 

그런데 위의 개념에는 한가지 모순이 있습니다.

눈치 채신분도 계시겠습니다만 그것은 바로 경기 선행지수가 시점에 딱 발표되는 것이 아니지요. 한달이나 과거에는 2~3달 딜레이 되어 발표되었습니다. 즉, CLI와 주가지수를 동일 선상에 놓고보면 미래에 발표될 경기선행지수를 끌어와 매매하는 모순이 발생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쉽지만... 경기 선행지수를 충분히 뒤로 미루어 3개월 뒤로 미룬 후 이를 활용하여 매매 시스템을 돌려보았습니다. 보통 미래 데이타를 쓸 경우 수익률이 높아지기에 현실적인 데이타를 사용하면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입니다. 그런데 CLI를 석달 뒤로 충분히 뒤로 미룬 가정에서는 오히려 수익률과 성과가 높게 만들어 졌습니다.

 

[CLI를 3개월 후행하여 주가지수를 매매한 결과]

 

 

한눈에 보시더라도 수익률은 누적 1614%로 연 10.3% 수익률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총 16번의 매매가 있었고 승률은 87.5%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대부분의 진입에서 수익을 내고 나왔던 것입니다.

 

생각보다 매우 양호한 성과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참고로 이 매매 시스템에는 배당수익률을 감안하지 않았고, 청산 후에 안전자산에 들어가 있을 때의 이자수익을 감안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자/배당 수익률까지 감안한다면 CAGR가 11~12%까지 높아질 것입니다. (이는 차후에 다시 한번 깊게 분석 해 볼 예정입니다.)

 

 

ㅇ 현실에서 이 시스템은 알아도 쓰기 어려울 것 : 투자심리 때문에...

 

하지만 이 CLI를 활용한 매매시스템을 현실에서 사용하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경기선행지수 데이타는 OECD나 통계청, 한국은행 등에서 쉽게 구할 수 있고 종합주가지수는 지수ETF를 활용하면 되기에 문제될 것이 없지만 투자심리는 이 시스템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입니다.

 

첫번째로 매매 주기입니다. 29년간 총 15~16번의 매매가 있었습니다. 2년에 한번 정도 매매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보유하고 1년 이상 기다려야하기도 하고, 1년 이상 포지션을 보유하지 않고 기다려야할 수도 있습니다. 과연 이를 이겨낼 투자자는 얼마나 있을까요? 그리고 이를 개발한 펀드매니저가 있다 가정 해 보겠습니다. 그 펀드매니저를 임원들이 볼 때는 1~2년에 한번만 일하는 한량으로 보겠지요? 아마 매매 주기를 짧게 하라고 압박을 가할 것입니다.

 

두번째로 그 매매주기 기간 마음의 갈등입니다.

오랜 기간의 결과만 보면 그야 말로 깜짝 놀랄 성과이지만, 1~2년 보유하는 동안 주식시장 등락 때마다 혹은 포지션이 없을 때 만약 상승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투자자는 애간장이 녹아날 것입니다.

 

세번째로 결과만 보면 수익률이 매끈한 듯 하지만 -30%였던 시기도 있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는 직전해인 07년 12월에 포지션이 청산되었지만, 97년에는 3월에 매수신호가 발생하고 10월까지 7개월 동안 포지션이 유지되면서 -30%의 손실이 발생하기도 하였습니다.

 

 

CLI를 활용한 매매 시스템은 추세추종형 매매 시스템(MACD,TRIX,이평선 등)과 비슷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승률이 높고 손익비가 높습니다만 한편으로는 매매주기가 길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많은 심리적 갈등을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이 심리적 갈등을 이길 수 있다면 경제 지표를 활용하는 추세 추종 전략으로 다른 자산배분전략과 조합하여 투자를 연구 해 볼 가치는 충분합니다. 단순히 주가지수만으로 이러한 성과를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 9월 정기 세미나에서는 전 세계 데이타를 바탕으로 자료를 준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9월 4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아래 유튜브 영상을 통해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드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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