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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신용융자 9조3천억까지 줄었지만, 아직도 증시의 복병

by lovefund이성수 2018. 11. 2.
신용융자 9조3천억까지 줄었지만, 아직도 증시의 복병

지난 주 증시가 크게 흔들릴 때 감소되었어야할 신용융자가 줄지 않았던 것이 이번주에 1조 2천억원 가까이 줄어들면서 10월 31일기준 9조 3650억원까지 감소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코스닥과 스몰캡의 허무한 하락이 이번 주 초반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제가 언급드렸었던 첫번째 신용융자 규모 레벨이었던 10조원을 하회한 이번주.

분명 큰 부담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만, 아직도 주식시장의 복병으로 남아있습니다.

 

 

ㅇ 큰 고름이 터진 이번 주 레버리지 투자자금

 

신용융자를 중심으로한 레버리지 투자자금은 양날의 칼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에는 그 뜨거운 열기에 휘발유를 뿌리듯 폭발적인 상승을 만들지만, 주식시장이 침체장으로 돌아서게 되면 주식시장에 폭풍을 몰고오는 태풍의 눈이 되고 맙니다.

 

하락장에서는 신용융자 등의 레버리지 투자자금은 강제청산, 반대매매와 같은 투자자가 원치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하한가 매도를 당하기도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종목들의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무너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지난 월요일(10월29일) 스몰캡에서 아무 이유없이 폭락한 종목들이 이러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레버리지 투자자금은 자신의 투자 원금보다도 훨씬 큰 투자자금을 끌어와 투자를 하기에, 주가가 하락하면 하락할 수록 공포심리에 휩싸이게 되고, 그 레버리지 투자자금 규모는 점점 곪아가는 고름처럼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줍니다. 이렇게 곪은 투자자금은 증시가 크게 하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때 강제청산 또는 자발적인 손절매로 인해 일시에 물량이 쏟아지는데 그 때의 모습은 마치 큰 상처에 있던 고름이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고름이 터진 주변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겨주기에 저는 신용융자 등의 레버리지 투자자금이 하락장에서 물량이 풀리는 상황을 "고름이 터졌다"라고 표현합니다. 이번주에 그 큰 고름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신용융자 잔고 추이, 주황색선은 각각 2018년 연초, 2017년 연초 수준]

[원데이타 참조 : 금융투자협회 통계]

 

 

지난 주 금요일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하기 시작한 신용융자는 금요일 2763억원 감소, 월요일 3503억원 감소, 화요일 3091억원 감소에 이어 10월 말일인 31일에는 4827억원 감소하면서 9조3650억원까지 줄어들면서 올해 초 레벨인 10조원 수준을 하회하기에 이르렀습니다.

 

 

ㅇ 큰 고름이 터졌지만... 남아있는 레버리지 자금이 변수

 

이번 신용융자 감소 과정은 만만치 않은 과정이었습니다. 신용융자이 줄었다는 것은 큰 손실을 보고 손절을 한 개인투자자부터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된 투자자의 상황들이 많았음을 의미하기에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이번주 초에는 반대 매매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더 컸었다라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였는데, 그날 SNS상에는 반대매매에 따른 사연들이 올라오기도 하였습니다.

 

신용융자로 30억을 투자하던 개인투자자가 청산하고 나니 담배 두갑 정도의 돈만 남았다는 이야기부터, 레버리지 투자의 손실로 인해 200억원대 손실을 입었다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레버리지 투자자금이 급격히 축소될 때에는 이러한 큰 자금도 엄청난 손해를 보지만, 개인투자자의 소액 투자자금은 더 허망하게 녹아버릴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 레버리지 투자의 바로미터인 신용융자 잔고가 올해 초 수준을 하회하며 9조3천억원까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2017년 초 수준인 7조원까지는 2조3천억원이 남아있기 때문이 이 물량들이 산발적으로 증시에 부담을 안겨줄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 10월 장을 거치면서 쏟아졌던 것처럼 급격히 쏟아지지는 않겠지만 몇가지 부담스러운 시나리오를 추정 해 볼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2017년 이후 증가한 신용융자의 궤적은 코스닥 지수와 거의 일치하며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코스닥 대장주가 그 기간 신용융자 증가를 주고하였고, 코스닥 대장주들의 하락세가 지속될 경우 해당 업종이 2017년의 상승과 달리 허무한 주가하락이 발생할 수 있음을 암시합니다.

(※올해의 경우는 남북경협주+코스닥 대장주들과 함께 복합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스몰캡 전반에 걸친 무차별 하락이 발생한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10월 마지막 거래일이었던 31일에 허무하게 코스닥 대장주들이 밀렸는데 이 과정에서 신용융자가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현상들이 코스닥 대장주급에서 발생할 수 있기에 신용융자 비율을 체크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신용융자 2015년 급증 급감 이후의 1년간 추이,원데이타 참조 : 금융투자협회 통계]

 

 

그리고 과거 신용융자의 감소 과정을 보면 급락기에 빠른 신용융자 감소가 있은 후에 시간이 갈 수록 꾸준히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신용융자가 늘지 않는 안정화된 모습이 나타납니다. 이는 레버리지 투자의 상처로 인해 시간이 흐르면서 신용융자 만기가 왔을 때 자연스럽게 정리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럽게 이탈되는 자금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ㅇ 시장에서의 생존을 다시금 생각 해 보게된 이번 한주

 

신용융자, 주식관련 대출 등으로 레버리지 투자를 했던 많은 수의 개인투자자분들이 이번 주에 주식시장에서 떠나야하는 상황이 발생하였습니다. 본인이 선택하였든 피동적이었든 주식시장에서 더 이상 투자를 못하게 된 것은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하였음을 의미 합니다.

 

주식시장은 위기와 기회가 엇갈리며 반복됩니다만, 고비 때 생존하지 못한다면 다가오는 기회를 잡을 수 없습니다. 그 생존을 위한 작은 방법이 바로 레버리지 투자를 하지 않는 것입니다. 주식시장은 그 자체만으로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레버리지 투자까지 더해 질 경우 그 변동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맙니다.

 

과거 1990년대 LTCM사태 그리고 베어링스 뱅크의 닉리스 사태처럼 금융회사가 무너지는 사건들에도 통제 범위를 벗어난 레버리지 투자는 심각한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좋을 때는 수익률이 화려하지만 불리한 시장 분위기가 발생하면 한방에 투자를 포기해야하는 레버리지 투자 실패의 대표적인 케이스이지요.

 

LTCM사태든 닉리스의 베어링스 사태든 차후에 당사자들이 꼭 하는 말들이 있었습니다.

"아 그 때 조금만 더 누군가 도와줬다면 조금만 더 버텼다면...그 후에 오히려 대박수익률인데..."

 

하지만 그 후에 대박 수익률이 만들어질 것이라 하더라도, 시장에서 생존하지 못한 순간 자신의 모든 투자는 중단되고 맙니다. 

꼭! 시장에서 생존하십시오.

 

2018년 11월 2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국제공인투자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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