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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주식시장 멸시 그리고 부동산 광풍을 보며 느낀 단상

by lovefund이성수 2019. 2. 18.

주식시장 멸시 그리고 부동산 광풍을 보며 느낀 단상

제목처럼 한국의 투자 문화에서 주식투자는 부동산투자에 비하여 사람들에게 차별받아 왔습니다. 특히 이러한 모습은 작년 핵심지역 부동산, 아파트 광풍에서 노골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에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났던 만인군상의 모습들을 한번은 글로 남겨 놓고 싶어 작년(2018년 9월) 페이스북에 5번에 걸쳐 장문의 글로 기록은 남겨놓았고 최근 이 글들을 블로그에 옮겨놓았습니다.

지금은 잠시(?) 수그러든 부동산 광풍, 그 작년의 모습 속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보다보면 주식시장을 너무도 다방면으로 차별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ㅇ 주식시장에서는 불법, 부동산 투자자들은 "당연한 행위?"

 

[작년 9월, 당시 부동산 광풍의 만인군상을 페이스북에 장문으로 남겨놓았었다]

 

 

우리네 고정관념에는 똑같은 행위에 대하여 주식시장에서는 불법이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연한 행위"처럼 대하는 이중 잣대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설명드리자면 시세 조작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주식시장에서 거래량이 드믄 종목을 1주씩 높은 호가로 매수를 계속 무의미하게 던지신다면 일단 거래하는 증권사에서 친절히 전화 올 것입니다.

"고객님 그러면 시세조작혐의로 처벌 받을 수 있으니 하지마세요." 이러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만약 그래도 이러한 행위를 계속 한다면 여러분은 금감원이나 한국거래소에서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될 것입니다. 이 처럼 주식시장에서 주가 조작에 관한 모든 행위는 불법 행위로 처벌 받고 있습니다.

(※ 허위사실 유포, 통정매매, 허위 호가 제시 등등등)

 

하지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가격 조작 행위를 "당연"한 행위로 사람들은 생각하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격 담합이지요. 십수년 전 부동산 상투 때도 그러더니 2017년~2018년 부동산 과열 및 심리적 버블 단계에서도 또 다시 등장하였습니다. 아파트 자치회를 중심으로 자신의 아파트 단지는 얼마 이하로 매도 호가 금지하거나 그 이하로 가격을 걸어놓는 공인중개사들에게는 일을 못하게 훼방까지 놓았습니다.

 

주식시장에서 만약 이러한 비슷한 행위가 있다면 법적인 처벌을 받을 행위입니다만, 부동산 시장에서는 너무도 당연한듯 모든 사람들이 담합하여 행하였습니다.

(※ 이에 대한 처벌법안이 상정되기도 하였습니다만 시간이 오래걸릴 듯 하더군요.)

 

 

ㅇ 부동산 투자에서는 투자 후 들어가는 돈은 "당연"하기에 매입원가에 생각도 안해...

 

한국 사회에서 부동산 투자 결과에 대한 평가는 몇년 전에 얼마에 샀는데 얼마에 팔았다는 눈에 보이는 결과만 가지고 판단합니다. 같은 조건일 경우 주식투자의 경우는 이런저런 비용,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비용까지 다 가져다 붙여서 평가하면서 말입니다.

 

만약 A씨가 주식투자를 1억으로 시작하여 10년 뒤 2억원이 되었다면 연 7%복리라는 괜찮은 결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만, 이 투자 결과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유를 갖다붙여서 그 결과를 평가 절하하곤 합니다.

 

"주식투자 수익률에서 은행에 넣어두었을 때 이자만큼 수익률 빼야하는거 아님?"

"용산에 갭투자 했으면 따따블이야." (물론 2013년~2018년 사이에는 그러했겠지만 그 직전엔?)

등등등

 

그외에도 부동산투자의 경우는 이상하게도 부동산 투자 후 투입된 자금은 마치 공돈 취급하며 인지않하고 매입가와 매도가격으로만 투자 성과를 평가하곤 하지요.

 

예를들어 사람들 사이에서 주식담보대출의 이자를 매입원가로 인식하지 않는 것은 너무도 당연시 되고 있고, 매입한 주택을 세를 놓았다면 세를 놓을 때마다 발생하는 복비라던가 도배비, 집수리비 등등을 부동산 투자원금에 포함해야하지만 그저 최초의 매입한 금액과 매도한 금액으로 평가하곤 하지요.

 

주식투자에 대해서는 이런 저런 말도안되는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말입니다.

 

 

ㅇ 레버리지 투자 : 부동산도 위험한데도 무시하고 당연시 한다.

 

식구들 모임에서 주식투자를 신용융자나 빌린돈으로 투자한다고 말한다면 아마 여러분은 집안을 말아먹을 역적 취급 받을 것입니다. 하지만 전세를 끼고 집을 샀다고하면 장하다며 칭찬을 듣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같은 레버리지인데도 이렇게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자를 차별하는 것에 대하여 저는 매우 불편하게 보고 있습니다.

 

최근 5년은 부동산 시장이 좋아 성공 사례들만 눈에 가득하겠지만 2008년~2013년 사이에는 레버리지 투자 실패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의 뉴스가 쏟아졌었지요. 극단적인 상황은 아니더라도 그 시기 레버리지를 과도하게 사용하여 부동산을 투자한 사람들은 큰 마음 고생을하다 급매물로 던지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5년간의 아파트 상승장 때문일까요? 사람들은 부동산 레버리지 투자가 가져다줄 수 있는 심각한 결과를 인정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2010년대 초 부동산투자 실패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들의 뉴스가 이어졌지만,모두들 망각하다]

[자료 참조 : 다음 뉴스, 검색]

 

특히 역전세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부동산 갭투자한 이들은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요구가 이어질 때 추가로 돈을 끌어와야하거나 심각한 경우 법적 분쟁 후 헐값에 집을 매각하여 투자원금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 2008~2013년에 그러하였지요.

"존버!!"하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세입자와의 계약 만기가 왔을 때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재정적 위기를 심각하게 맞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아직도 부동산의 레버리지 투자를 "당연한거 아님? 하나도 위험하지 아니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막연히 위험하다 생각하면서...

 

 

ㅇ 주식시장 변동성도 높지만 부동산 가격 변동성도 크다!

 

주식시장은 실시간으로 가격이 변동되고 그 속성에는 가격 변동성을 높게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위험한 투자 대상으로 분류되어있지요. 한편으로는 부동산에 대해서는 "안전자산"이라는 딱지가 붙어있습니다. 심지어는 100% 안전자산처럼 취급되기도 하지요. 그리고 가격을 이야기할 때 주식은 또 다른 방식으로 부동산에 비하여 차별받곤 합니다.

 

서울 아파트 상승시기를 보면 그 사례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할 때 매도 호가 중 가장 높은것으로 "내 집 가격이 몇억 올랐어~~"라며 수익을 평가합니다. 하지만 가격이 하락으로 접어들 때는 매도호가 중 급매물 가격이 폭락하여도 이를 시세라 인정하지 않습니다. 참으로 아이러니하지요. 주식시장 같으면 거래가 없더라도 "기세 하한가"라는 명목으로 당일시세가 확정될텐데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차별적 요소를 차치하더라도 부동산 가격도 높은 가격 변동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노른자위라하는 강남의 핵심 아파트 가격 추이만 보더라도 2008~2013년 사이 2007년 고점대비 20%이상 하락한 아파트 단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지요.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의 경우도 작년 여름 고점 이후 KB시세 기준 불과 반년도 안되어 15%하락하기도 하였습니다.

 

여기에 레버리지를 사용하였다면 그 가격 변동성은 주식투자 수준으로 크게 높아지겠지요?

 

 

ㅇ 그래도 이런 차별이 역설적으로 고맙다.

 

지난 2013년 필자는 주변 지인 10여명에게 집을 살사람은 빨리 사라하였습니다. 그 당시 아파트를 매입한 지인은 2명정도로 극히 적었지요. 그 당시 사람들은 5년간의 집값하락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당시 주택담보대출 1억만 얻어도 집을 살 능력이 있던 이들도 1억 부채가 무섭다며 집사는 것을 마다하였지요.

하지만 작년 2018년 여름, 그 빚 1억이 무섭다던 이들이 주택담보대출 3억, 4억도 무섭지 않다면 화려한 불꽃놀이에 부채를 끌어와 불꽃 터지는 그곳에 평생의 자금을 던져넣었습니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사라할 때는 안사던 지인들은 "역시 주식투자보다 부동산이 최고다! 궁둥이 붙일 곳이라도 남는다"라고 말하며 부동산에 전 재산을 밀어넣었습니다. 아마 그 들은 주식투자는 꿈도꾸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미 모든 재산이 부동산에 묶여버리고 월급 중 대부분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나갈터이니 말입니다.

 

이런 현상은 한국 사회에서 작년에 전국민적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광적이었던 그 만인군상을 떠올리면 지금도 심장이 벌렁거립니다. (할말은 참으로 많지만 심장이 벌렁거린다고만 표현하겠습니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그로인해 만들어진 주식시장에 대한 차별과 무관심, 너무도 고맙습니다.

만약 그 돈들이 계속 부동자금으로 있었다면, 차후에 증시가 조금이라도 상승하면 제2의 가상화폐 광풍처럼 주식시장을 일순간에 태워버렸을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하기에 오히려 고맙습니다. 주식시장이 강세장이 오더라도 천천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으니 말입니다.

(필자가 천천히 상승하는 장을 좋아하는 이유 오래 lovefund증시토크를 보신 독자분들은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합니다.)

 

2019년 2월 18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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