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미국의 저금리 지속,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MMT(현대통화이론)에 대하여

by lovefund이성수 2019. 3. 20.
미국의 저금리 지속, 그 과정에서 떠오르는 MMT(현대통화이론)에 대하여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미국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올해도 수차례 반복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가득하였습니다만, 올해 들어 금리인상 기조는 사라지고, 오히려 연말에는 1번정도 금리를 인하된 상태일 것이라는 가능성이 25%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또 다시 저금리 상황이 고착화 되어가는 가운데,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저금리, 저인플레이션 상황이 지속되며 힘을 얻고 있는 현대통화이론MMT, 과연 주식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곰곰히 생각 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ㅇ 현대통화이론(Modern Monetary Theory, 이하 MMT) : "미친거 아님?"

 

현대통화이론은 지난 미국 대선 당시, 미국 정가에 반향을 일으킨 버니 샌더스에 의해 급부상하였고 최근 미국 정가에서 또 다시 MMT를 강조하는 이들이 늘면서 올해 들어 MMT에 관한 뉴스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념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화폐라고 하는 것은 어짜피 국가가 만든 창조물이니 기축국은 적자 재정을 열심히 펼치면서 걱정없이 돈을 찍어서 쓰자!" 라는 매우 도발적인 이론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이론에 대하여 블랙록의 래리 핑크는 "MMT는 쓰레기다"라고 발언하였고, 미국 연준 파월 의장 또한 "재정적자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생각은 잘못되었다"라고 MMT를 강하게 비난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에서는 MMT에 대한 관점은 "미친거 아냐?"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적자재정을 무한히 풀고 돈을 찍어 낼 경우, 자칫 하이퍼인플레이션에 빠져 최근 베네주엘라처럼 길 거리에 돈이 휴지처럼 버려져 있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MMT의 근거가 되고 있는 미국의 저물가 저금리 상황, 자료참조 : FRED]

 

 

그런데, 한편으로는 MMT와 비슷한 정책들을 기축국들에게서 오랜 기간 이어져오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대표적으로 MMT이론이 급부상하는 미국의 경우를 볼 수 있겠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양적완화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열심히 국채를 발행하였고 이를 연준에서 매입하면서 달러를 공급하였습니다. 양적완화 초반에는 차후에 발생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컸었습니다만, 아이러니하게도 미국은 경제가 안정되어가는 과정에 물가가 앙등하지 않고 오히려 저물가 기조가 이어졌습니다.

MMT이론이 미국 민주당과 진보계열에서 강하게 언급되고 있다고 하지만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 또한 강력한 재정적자 정책을 드라이브 걸면서 연준에게 금리 인상 하지말라며 압박을 넣은 것도 MMT의 개념과 많은 부분 겹칩니다.

 

이뿐만 아니지요. 미국 달러 외의 대표적 기축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은 1990년 버블 붕괴 이후 지속적으로 재정적자를 늘려왔습니다 .1980년 GDP대비 일본국가 부채 비율은 52%에서 작년 연말에는 238%수준까지 높아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금리는 초저금리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MMT와 유사한 정책을 사용하고 있는 국가들 사이에서 돈을 풀어도 금리가 상승하지 않으니 더 강하게 재정적자를 펼쳐야한다는 현대화폐이론가들의 주장이 계속 핫이슈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ㅇ MMT논쟁을 넘어 : 미국의 저물가와 저금리 상황은 재정적자 확대를 고착화

 

미국의 만성적인 재정적자는 이제는 당연시 되는 현상으로 고착화 되었습니다. 대규모 재정적자에도 불구하고 국채 금리가 안정되어있고 물가 또한 안정적인 역설적인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현대 화폐 이론에 힘은 점점 커져가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트럼프 대통령도 적자 재정으로 열심히 경기를 부양하려 하시고 계시지요.

 

[미국의 재정적자는 열심히 늘어날 것, 원데이타 : 미국 의회예산국]

 

 

그 결과 앞으로의 미국 재정적자 규모 또한 꾸준히 증가할 것입니다. 이런 와중에 저물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될 수 있다면 미국은 계속 국채를 발행하고 이를 메우기 위하여 돈을 찍어내면서 경제를 부흥(?) 시키고자 노력하겠지요.

모양세는 마치 신용카드로 돈을 뽑아 펑펑 폼내면서 쓰는 허풍선이 같은 모양새지만 미국은 지난 10년 이상, 일본은 30여년을 이렇게 정책을 유지하였어도 나라가 굴러가니 MMT는 점점 그 힘을 얻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하기사 생각 해 보면, 국가가 재정정책을 펼쳐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경제가 성장을 지속한다면 GDP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낮아질터이니 말입니다.

 

[일본과 미국의 GDP대비 국가부채 비율 추이, 자료참조 : OECD]

 

ㅇ 다행히(?) 수면 아래로 내려간 장단기 금리차 역전 : 하지만...

 

MMT논쟁 속에 사람들 사이에서 잠시 잊혀진 금융지표가 있습니다. 바로 장단기 금리차(미국 10년 국채 - 2년 국채 금리), 장단기 스프레드가 역전되지 않고 아슬아슬하게 유지되고 있습니다.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사라지면서 단기금리와 장기금리 모두 하락세를 보이다보니 장단기 금리 역전이 잠시 세간의 화재에서 뒤로 밀려났습니다.

 

어쩌면 MMT논쟁 속에 기축국인 미국이 강한 재정적자 정책을 이어가고 지금까지처럼 통제 가능한 물가수준과 금리를 유지한다면 장단기 금리 역전은 아주 오랜 시간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질 수도 있습니다. (마치 90년대 중후반 아슬아슬하게 움직였던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작년에 우리가 염려했던 증시 하락이 지연되었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다만, MMT가 미국 정계와 트럼프 대통령을 매료시켜 미국 등의 주요 기축국이 재정정책 확대로 인한 적자재정과 국채 발행을 늘려갈 경우 수년 뒤에는 이로 인하여 한번씩 아래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면서 시장을 뒤흔들고 있을 것입니다.

 

2013년에 발생했었던 "미국 디폴트 가능성"이 몇년에 한번씩 발생할 수도 있겠지요?

 

2019년 3월 2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