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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증시를 억누르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도 투자원칙을 강조하는 이유

by lovefund이성수 2019. 7. 10.
증시를 억누르는 일본의 경제 보복에도 투자원칙을 강조하는 이유

7월 갑자기 날라들은 일본발 경제 보복 악재로 인해 투자자들이 공황 상태에 빠져있음을 실감하는 요즘입니다. 증시가 하락할 수록 심리적 불안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공황상태로 빠지게 하고, 악재를 증폭해서 보는 사람의 본능이 또 다시 발현되는 요즘입니다. 요즘은 일본의 경제 보복을 심각하게 다루고 극단적인 비관론을 이야기해야 주식시장을 제대로 본다고 평가받을 정도이니 현재 군중심리가 노골적으로 느껴집니다.

어째거나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저는 기승전 "당신의 투자원칙을 지키시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고리타분하게 들릴 수 있는 증시 상황이지만 그 이유에 대해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ㅇ 현재, 개인투자자 : 과거의 악재들을 가상 체험만 하였다.

 

지금은 통계자료를 구하기가 어렵습니다만,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펀드매니저들의 경력 관련 통계를 금융투자협회에서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자료를 토대로 2017년 5월에 "달궈지는 주식시장, 혈기넘치는 젊은 펀드매니저가 급증하고 있다." 라는 제목으로 증시토크를 작성한바 있습니다.

 

[금융위기 이후 경력을 쌓은 운용매니저의 힘이 커지고 있다.원데이타 : 금융투자협회, 분석: lovefund]

 

 

2017년 5월 당시 필자가 분석을 하여보니, 기관 펀드매니저 수의 56%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경력을 쌓은 펀드매니저였습니다. (※ 당시 운용금액은 38%) 2년 사이 그들이 승진하고 밑으로 새로운 운용역들이 들어왔을 터이니, 저 비율은 60% 중반에 이르지 않았을까 추정해 봅니다.

즉, 기관 펀드매니저라하더라도 60%이상은 2008년 금융위기와 그 이전의 증시 충격은 그저 "책에서만 보았어요" 혹은 "시뮬레이션으로 가상 체험"한 것에 불과합니다.

 

펀드매니저의 비율도 그러할진데, 공식적인 통계는 없더라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투자를 시작한 개인투자자의 비율도 만만치 않을 것입니다.

보통 큰 하락장이 있고나면 개인투자자들이 물갈이 되면서 새로운 개인투자자가 유입됩니다. 2008년 금융위기 과정에서 크게 물갈이되고, 매년 한번씩 출렁일 때마다 기존에 있던 개인 중에 상당수가 퇴출되고 새로운 경험이 적인 개인투자자들이 채워지기에, 현재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과거의 악재를 책이나 시뮬레이션으로만 접했을 것입니다.

 

 

ㅇ 악재 경험에 없기에 "투자원칙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만하지만... 그놈의 융통성

 

최근 필자는 나심탈레브의 "스킨인더게임"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 책에 200page에 흥미로운 글귀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 나는 왜 가상 경험과 실제 경험이 다르다고 말하는 걸까? 실제 경험은 위험이나 희생을 수반하지만, 가상 경험은 위험이나 희생을 수반하지 않기 때문이다. 위험이나 희상이 완전히 배재된 경험은 진짜 경험이 아니다."

 

앞서 필자는 현재 개인투자자 중 대다수는 매년 발생하는 "유사이래 사상 최악의 악재"로 평가받는 수많은 악재들을 책이나 시뮬레이션 상으로만 접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책에 있는 주가지수 차트의 폭락 그리고 시뮬레이션 상에 MDD를 보면서 아래와 같이 마음 속으로 나름 다짐했겠지요.

 

"와!! 이 때는 정말 무서웠었구나, 그래도 존버하면 대박"

 

하지만 그런 가상체험은 실제 위험이나 희생을 수반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현실에서 악재가 눈앞에 들이닥치게 되면, 눈앞이 하얗게 변하면서 패닉 상태에 빠지게 됩니다. 당장에 5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이번달 7월 일본발 경제 보복 악재가 부상할 때 투자자들은 똑같은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주변 지인의 비아냥, 가족들의 비난이 쏟아지니 심리적으로 쫓기기 시작합니다.

"주식투자는 융통성이 있어야지! 이런 엄청난 유사이래 최악의 악재를 보고도 고지식하게!!!"

그렇게 눈앞이 깜깜해진 상태에서 자신의 투자 전략에 손을 대기 시작합니다.

 

- 모멘텀 스코어 방식으로 매달 월말에 비율 조절하는 전략을 쓰는 투자자라면

"아니! 증시가 이렇게 폭락하는데 월말까지 어찌 기다려! 지금 매도!!!"

 

- 글로벌자산배분전략을 취하시는 분이라면

"한국은 망했어!!! 융통성을 발휘해서 한국비중 원래 50%이지만 잠깐 0%로 낮춘다!"

 

- 가치투자하는 이들이라면

"가치트랩이라는 말이 있어, 일본 때문에 제2의 IMF사태 터진다는데 무슨 가치투자야!"

 

그외에도 다양한 상황들이 있겠지요?

그리고 하루 정도의 심각한(?)고민을 한후 여러분은 "융통성No1을 추가한 새로운 투자전략"을 백테스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실데이타 검증도 하지 않고 실전에 투입하게 될 것입니다. 아니.. 이미 투입했겠군요.

 

위의 이야기는 고상하게 표현한 것이고 실제 현실에서는

"아 몰랑! 사상 유래없는 악재야, 무서워 일단 다 팔고 볼래!"라면서 24시간도 모자라다며 고민도 없이 바로 즉흥적인 융통성No1을 만들어 자신이 생각했던 투자 전략을 용도폐기하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시장이 최악의 증시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고 월중후반에 반등을 한다면 어찌하시겠습니까? 이미 융통성No1을 가미한 전략을 투입하였는데 말이죠. 아마 그 때가 되면 또 다시 눈앞이 깜깜해 지면서 융통성No2를 가미한 전략을 하루만에 만들어 투입시키고 있을 것입니다.

 

그 결과 한달도 안된 시간에 여러분은 "기본적인 여러분의 전략"에 더하여 융통성No1 조건을 추가하고 융통성No2까지 추가한 뭔가 덕지덕지 지저분한 전략이 되어갑니다. 이렇게 1년 12개월을 보내면 어떻게 될까요? 여러분의 전략은 24개의 융통성이 덕지덕지 붙은 지저분한 전략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패닉상태에서 투자전략에 융통성을 가미하면 결국 쓰레기 전략이 된다. 사진참조 : pixabay]

 

ㅇ 오히려 악재를 만나면 자신의 투자원칙을 강하게 지키시라.

 

여러분이 어떤 투자 원칙을 처음 세웠을 때는 오랜 고민과 오랜 시뮬레이션 오랜 실전 데이타 검증 그리고 꼼꼼한 과거 MDD상황에서의 가상체험과 마인드 컨트롤을 하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실제 현실에서 마주한 악재들은 모두 "사상 유례가 없는 최악의 악재"처럼 느껴지게 되고 앞서 언급드린데로 여러분들을 혼란스럽게 만들 것입니다.

(※ 이번 일본의 무역 제재와 보복 상황도 마찬가지 입니다.)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분들이 실제 경험이 없이 눈앞에 악재를 대하며 발생하는 현실적인 문제라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수영을 처음 배우는 사람이 발을 열심히 차고 고개와 팔을 잘 돌리면 앞으로 간다고 책과 영상을 통해 가상 체험하지만 막상 현실에서는 어린이 수영장의 물도 거대한 파도처럼 느껴지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쩌면 작년 1월 이후 18개월여 지속되며 여러분의 눈앞에 실제로 등장하는 증시 악재들은 여러분의 실전 마인드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기회가 되어줄 것입니다. 책이나 시뮬레이션 상에서 경험했을 악재들이 적당한 수준의 증시 조정 속에서 등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 여전 증시 하락폭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요, 한달에 두자리수 하락도 아닙니다. 2010년 대 이전에는 주가지수가 하루에 10%이상 이유없이 폭락하는 일 허다하였습니다.)

 

오히려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충격 속에 경험하게 되는 지금 굵직한 악재, 여러분의 투자전략에 대한 강한 투자 마인드를 만들어주는 계기가 되어줄 것입니다. 지금은 연약한 투자마인드이지만 이 과정을 거치면서 점점 굳은살이 생기고 투자마인드에 근육도 탄탄해지며 강한 투자 마인드로 바뀌어가고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증시라는 전장터에서 수십년간 악재들을 경험하며 몸에 훈장을 두루고 있는 생존한 개인투자자들에게서 지혜와 조언을 얻는다면 한층 더 강한 투자 마인드를 만들면서 투자원칙을 지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미 여러분들이 책과 시뮬레이션에서만 존재하는 악재를 몸으로 겪은 투자자들입니다.

 

2019년 7월 10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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