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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손실 발생한 (가치)포트폴리오를 방치하면 과연 투자성과가 나아질까?

by lovefund이성수 2019. 7. 18.
손실 발생한 (가치)포트폴리오를 방치하면 과연 투자성과가 나아질까?

사람의 자존심은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치곤 합니다. 그러다보니 자신의 계획과 달리 수익이 발생하지 않게 되면 "손해보고 못판다"는 심리가 발동하게 되지요. 이는 가치투자든 모멘텀 투자든 모든 투자 방식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투자심리입니다.

그런데 이런 투자심리가 마음 속에서 머무는 것으로 그치는게 아니라 실제 투자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아니 개인투자자에게서는 매우 높은 비율로 나타납니다. 그 결과 자신이 만든 포트폴리오가 손실이 발생하였다하여 무작정 들고가곤 하지요. "나는 손해 보고 못판다"라면서 말입니다.

 

 

ㅇ 개별 종목 집중 투자 뿐만 아니라 가치투자 퀀트 투자자까지 : 개인투자자는 똑같다.

 

"나는 손해 보고 못판다"라는 투자심리는 보통 개별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에게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지요.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는 그 모습을 보며 "풋"하고 웃고 본인은 안그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자신의 포트폴리오에 손실이 발생하게 되면 그 또한 "나는 손해보고 못판다"라는 자존심을 내세우기 시작합니다.

분명 매수할 때는 나름대로의 매수/매도 전략을 체계적으로 세웠으면서도 말입니다.

 

그리고 계속 손실이 쌓이면 궁극의 필살기... 자식에게 물려준다는 대책없는 결정을 내리지요.

그러다보니 개인투자자분들 중 상당수가 계좌 한구석에 예전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주식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 종목들이 운이 좋아 주가가 상승하고 대박 수익률을 만들어주면 다행이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가는 계속 곤두박질치고 종국에는 상장폐지에 이르게 되지요.

물론... 개별종목에 올인하여 오래 들고가면 엄청난 수익률이 발생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 확률은 낮다보니 복불복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이런 현상은 개별종목에 집중투자하는 일반적인 개인투자자뿐만 아닙니다. 스마트하게 투자해보겠다던 퀀트투자자들에게서도 똑같이 나타납니다. 어짜피 모두가 다 휴먼, 인간이기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ㅇ 미안하지만 한국증시에서는 2년 이상 들고가면 종목들이 말썽을 부린다.

 

[처음에는 좋은 종목이었어도 2년 이상 보유하였을 때 말썽을 부리는 종목들이 있다]

 

필자의 경우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를 연구할 때 1년 이내의 종목 교체 주기로 분석을 합니다. 연구초창기에 당혹스러운 현상을 관찰한 이후로 1년 이상의 종목 교체주기는 아예 관심밖으로 던져버렸습니다.

 

아무리 좋은 재무조건과 밸류에이션으로 선정한 포트폴리오라 하더라도 1년을 넘어 2년이상 보유하면 포트폴리오 중 상장폐지되거나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전체 포트폴리오 수익률을 악화시키는 현상이 관찰되곤 합니다.

 

이런 상황을 만드는 몇가지 가능성을 곰곰히 생각 해 보았지요.

 

첫번째로는 주요 제조사가 벤더업체에 압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들어 국내 굴지의 메이커 기업이 상장기업 A사에 부품을 공급받고 있다하지요. 그런데 이 A사가 이익이 크게 늘어나게 되면 그 다음 해에는 납품단가 인하압박 등으로 이익률이 줄어들게 됩니다. 당연히 한해는 주가가 좋지만 한해는 주가가 나빠지겠지요?

 

두번째로 경제 채찍 효과로 인해 좋을 때는 좋지만, 불황이 오면 극단적으로 기업상황이 악화되곤 합니다.

수출 중심의 한국 기업체질상 미국 등의 선진국 경기가 채찍처럼 한국에는 몇배 증폭되어 반영됩니다. 미국 경기가 1정도 좋아지면 한국은 몇배 이상 좋아지지만 반대로 미국 경기가 -1 나빠지면 한국은 몇배 나빠지다보니 경기가 악화될 때 체질이 허약한 기업들은 아예 사라지곤 합니다.

 

세번째로 계열사에 대한 불평등한 처사들입니다.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들도 상장계열사들을 장외 계열사와 쌩뚱맞게 합병시키거나 갑자기 2세,3세에게 경영승계를 시키면서 알짜 계열사의 실적을 악화시키고 2세,3세가 경영하는 계열사의 실적을 키우기도 하지요. 이 과정에서 한해는 상장 계열사가 실적이 좋더라도 다음해에는 실적이 악화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합니다.

 

 

ㅇ 포트폴리오 1년만 보유 vs 총2년 이상 보유 포트의 성과

 

가끔씩 가치투자 포트폴리오를 선정하여 1년을 보유한 경우와 2년이상 보유한 경우의 성과를 비교하곤 합니다. 그 시뮬레이션 작업을 할 때마다 항상 2년 이상 보유한 경우 1년 보유한 경우에 비해 성과가 크게 악화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되어 신기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lovefund가치투자 연구포트 level1의 1년 포트변경과 최근 1년 6개월 방치시 성과 비교]

 

 

위의 표는 필자의 연구용 포트폴리오 level1의 수익률을 2018년 2월 말을 기준으로 과거 2017년 2월에 세팅한 1년 묵은 포트폴리오를 계속 1년 반가까이 방치하며 1년 반의 시간동안의 누적수익률을 그리고 2018년 2월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고, 2019년 2월에도 포트폴리오를 1년단위로 계속 변경한 포트폴리오의 누적성과를 표시하고 같은 기간의 종합주가지수 등락률과 비교한 자료입니다.

 

같은 기간 종합주가지수는 -14.6%하락을 만들었습니다만, 1년 단위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경우에는 -6.36%로 상대적으로 양호한 하락률을 기록하였습니다. 하지만 2017년 2월에 세팅하여 1년을 보유하고도 1년 5개월을 방치한 총2년 반의 시간보유한 포트폴리오의 경우 -16%로 주가지수보다도 낮은 성과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무조건 오래 들고갈 경우, 오히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는 것입니다.

 

 

ㅇ 개별종목 투자든, 가치투자든, 퀀트방식이든 : 신선한 포트로 종종 변경하시라.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방식은 시간주기로 바꿀 수도 있고, 주가지수 등락을 기준으로 변경할 수도 있으며 그외 다양한 방법을 구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개별종목에서 종종 대박수익률이 발생하기도 하기에 필자가 이야기드리는 방법이 꼭 정답이라고는 할수 없습니다만, 그래도 자신의 포트폴리오 성과를 체계적으로 높이길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너무 긴 주기가 아닌 1년 이내의 주기에서 시간조건이든, 주가지수 등락 조건이든 그외 여러가지 조건을 만들어 종목을 여러분들의 기준에 맞추어 바꾸신다면 그 시점에 "신선한"종목들을 포트폴리오로 담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포트폴리오들은 차근차근 시간이 흘러갈 수록 무작정 오랜기간 들고가고, 손실이 발생했다하여 자식에게 물려준다며 수십년을 들고 있는 투자 방식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이렇게 이야기드리고 싶습니다. 장기투자의 개념을 종목을 무작정 오래 들고가는 개념이기 보다는 "정해진 규칙을 장기적으로 지켜가는 것이라"고 말입니다.

 

2019년 7월 18일 목요일

lovefund이성수(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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