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급락장을 거치면서 시장에 크게 부상한 매수 주체로는 개인이 있지요. 그리고 그 뒤를 이어 연기금(등!)이 순매수를 강하게 만들었습니다. 연기금의 매수에 대하여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더군요. 굳이 하나하나 언급하지는 않겠습니다. 하지만 오래 동안 저의 증시토크를 보아오신 애독자분들은 아시겠습니다만, 연기금의 매매는 그저 기계적인 것에 불과하지요. (※ 고개를 끄덕 끄덕하시리라 짐작합니다.)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최근 주식투자를 시작하신 개인투자자분들도 많기에 "연기금"의 3월 매수세에 대한 원인과 향후 예상을 이야기드리고자 합니다.
(※ 결론은!!! 버킹거엄~~~?이 아니라, 결론은 연기금의 자산배분전략에 있습니다.)
ㅇ 연기금(등)의 통계는 좀 복잡하다. 하지만! 공룡은 정체를 숨길 수 없다.
2018년 12월 이전만 하더라도, 수급통계에는 국가 항목이 있었습니다. 국가는 보통 "우정사업본부"를 의미 하였지요. 우정사업본부의 차익거래 매매가 국가 통계로 잡혀왔는데 이 국가수급 통계와 연기금(국민연금 및 주요기금)의 통계를 2018년 12월 통합하면서 "연기금 등!"으로 통합되었습니다.
따라서, 2018년 12월 이전과 달리 연기금의 정확한 수급통계를 추적하는데 어려움이 발생하였습니다.
하지만, 연기금에는 브라키오사우르스처럼 큰 공룡과도 같은! 국민연금이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운용기금은 2020년 1월 말 기준으로 743조원을 넘어섰으니 이 중 국내주식은 128조원에 이르렀습니다. 좁은 동물원에 브라키오사우르스 공룡 한마리를 놔두었다고 상상하시면 될듯 합니다.
아무리 국가와 연기금의 수급통계를 합쳐 위장했다하더라도 결국은 공룡이 움직이는 모습이 그대로 보일 수 밖에 없습니다.
특히나, 원래 국가(우정사업본부)는 차익거래만 하였다보니 시계열을 넓히면 그저 제자리 걸음만 반복하게 됩니다. 연기금의 수급을 숨기기 위한 스탤스 암호를 국가수급으로 덥었지만 워낙 연기금, 이중 국민연금의 덩치가 크다보니 한달, 두달, 시간이 흐를 수록 정체가 드러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스탤스 기능이 있으나 마나라고 표현하는게 맞겠군요^^
(※ 국민연금의 운용자산규모는 사학연금+공무원연금+군인연금 합계 규모에 20~30배에 이릅니다. 그냥 연기금 통계는 국민연금 통계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ㅇ 3월 이후에는 연기금등 매수 강하게 유입되었는데!!! 올해 초에는 왜 안샀습니까?!
올해 2월말까지만하더라도, 연기금(등!)의 매매는 매우 소극적이었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국민연금을 납부하고 있는데 그 돈으로 일정 비율 주식을 사야할터인데 올해 초까지는 연기금(등)의 매매는 답보 상태였습니다.
[연기금등의 2020년 누적순매매 추이 3월 이후 매수세가 눈에 띄다. 코스피+코스닥 합계]
위의 표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올해 초까지만 하여도 연기금의 매매는 답보상태였고 오히려 1월에는 매도세까지 보였습니다. 답답할 정도였지요. 그러다 3월 하락장이 시작된 이후 연기금의 순매수세가 강하게 지어지더니 3월초이후 최근까지 연기금은 4조원대가 넘는 순매수를 코스피+코스닥 양시장에서 만들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더군요.(특히 인버스ETF 투자하시는 분들은 음모론까지 생각하시기도 헉...)
그런데 이런 상황은 생각보다 원인과 결과가 간단합니다. 그리고 이 개념은 향후 국민연금이 어떤 행보를 만들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국민연금의 자산배분전략입니다.
자산배분전략은 정해진 자산배분비율을 바탕으로 투자가 운용됩니다. 느낌이 온다고 특정 자산에 몰빵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다보니 어떤 자산의 평가금액이 낮아져 비중이 낮아지면 리밸런싱 과정을 통해 비중을 다시 맞추는데 이 때 주식 매수가 발생합니다. (반대로 가격이 상승한 자산은 비중을 낮추기 위해 매도하겠지요?)
국민연금은 전체 운용자산 중 17.3%를 국내주식(한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계획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년말 결산기준 실제 국내주식 비중은 17.9%로 마감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연초에 주식을 매수하기보다는 조금씩 팔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3월이후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식자산의 평가금액이 급격히 낮아졌고, 자연스럽게 자산배분전략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주식을 매수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 규모가 어느정도일지 항상 궁금한 저 lovefund이성수는 이를 계산하기 편한 표를 만들어 계속 추적하고 있습니다.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자산배분비율을 맞추기 위한 추가매매 추정치, 단위 : 억원]
[추정계산 : lovefund이성수]
위의 표는 제가 상시 추적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주가지수별 운용기금 목표에 따른 국내주식 비중 17.3%를 맞추기 위핸 추가매매 추정치입니다.
예를들어 주가지수가 폭락하였던 지난 3월 중순, 주가지수가 1600p를 지날 때에는 32조원이 넘는 주식 순매수를 해야지만 국내주식비중이 얼추 17.3%에 맞게 됩니다. 다만,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이렇게 갑작스럽게 사드리게 될 경우 주가 반등시 또 급하게 매도해야하기 때문에 급하게 사들이지는 않고 차근차근 사들여 오면서 올해 누적 4조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주가지수가 2000p까지 올라간다면 국민연금은 매수를 멈출까요? 아닙니다. 그 즈음이 되어도 8조4천억원의 매수 여력이 남아있습니다. 올해 주식 매수한 4조원대 금액을 감안하더라도 추가 매수 여력이 있는 것이지요.
즉, 주가지수가 1900p를 막 넘은 지금 시점에서 국민연금은 굳이 공격적으로 매도할 이유가 없고 오히려 기회가 되면 사야하는 것이지요.
ㅇ 그런데! 주가지수 2100p를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부담 : 누가 총대를 멜것인가?
국민연금의 매매는 이렇듯 자산배분전략을 이해하시면 쉽게 향후 추이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무슨 음모론이나 그런 것 필요없습니다. 비율에 맞추어 매매하는 것이지요. 큰 기금은 이렇게 자산배분전략으로 운용되어야만 안정적으로 관리될 수 있습니다. 하락할 때 싸게 사고, 오르면 자연스럽게 비싸게 파는 간접적인 BLASH(저가매수 & 고가매도)가 반복되면서 수익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주가지수가 2100p를 넘어가게 되면 이 때부터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국내주식 비중을 줄여야하는 압박이 높아지게 됩니다. 위의 표에서 주가지수 2100p에서 2조4천억원대의 매수해야하는 것으로 나오지만, 올해 기매수한 4조원대 매수규모 감안시 -2조원대를 오히려 토해 내어야만 합니다. ㅠㅠ
만약 주가지수가 2200p까지 상승하게되면 3조5천억원대의 국내주식 평가금액을 줄여야만 하는 것이지요.
저 때가 되면 국민연금이 매물을 내놓으면서 시장 발목을 잡을 지 모릅니다.
그런데... 작년같다면 그러한 매물로 인해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있었을터입니다만, 2020년에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만약, 코로나19사태가 최근처럼 진정국면이 지속되어 안정기로 접어든다면 넘쳐나는 유동성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될 것입니다. 어짜피... 외국인도 자산배분전략 중싱의 패시브 운용이기 때문에 기계적으로 작동하게 됩니다. 다만, 조금 더 지켜봐야할 변수이긴 합니다.
한편, 그 즈음 개인의 매매가 어찌 나올지도 변수입니다. 저가매수를 노리고 개인이 기다릴지 혹은 추세를 타고 올라설지는 모르겠습니다.
우연히 주가지수가 2100p 이른 이후에 외국인과 개인이 위의 시나리오 중 긍정적인 부분이 작동한다면 국민연금의 매도 물량을 모두 소화하고 이후 국민연금은 비중이 새로 맞추어졌기에 증시가 그 이후 조정받더라도 이전보다는 높은 저점에서 저가 매수 강하게 받아낼 것입니다.
한편, 주가지수 2100p를 넘은 후 미국 금융시스템 부담으로 외국인도 안오고 개인이 가격부담 때문에 관망한다면 연기금 매물이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 때.. 누가 총대를 메고 최전방에 있을까요? 그건 가봐야 알 수 있는 변수일듯 합니다.
다만, 연기금의 수급은 자산배분전략에 의해 기계적이란점! 이해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2020년 4월 20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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