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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갑자기 밀린 증시에 두려우신가요? 먼길 가려면 쉬엄쉬엄가야죠.

by lovefund이성수 2020. 6. 12.
갑자기 밀린 증시에 두려우신가요? 먼길 가려면 쉬엄쉬엄가야죠.

밤사이 미국증시 급락 그리고 오늘 아침 한국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시장 참여자분들의 동요하는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지는 오늘입니다. 그러고보니 이번 반등장 과정에서 이렇게 시장이 흔들린 적은 4월 1일 이후 두달여만입니다. 상승장에서 올라가던 주가가 바라보며 희망을 꿈꾸던 투자자들은 시장이 갑자기 하락하게되면 180도 마음이 바뀌어 극단적인 비관론자로 돌변합니다.

시장이 두려우신가요? 물론 아쉬운 점은 있지만 저는 더 멀리 나가기 위해 잠시 쉬어주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ㅇ 증시에 쌓였던 피로물질들이 일시에 터진 현상

 

이번주들어 주가지수가 2200p를 돌파하려할 때마다 계속 실패하는 흐름이 연일 반복되었습니다. 장중 2200p올라서려하면 밀리고 또 돌파시도하려하면 밀리는 현상이 반복되었고 주 후반에 들어서는 제약/헬스케어 종목군만 오르고 다른 종목들은 뒷걸음치는 차별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증시토크에서 언급드렸던 피로물질들이 주가지수 2200p부터는 시장에 역작용을 만들기 시작하여 한번은 "꿀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려던차, 어제 밤사이 미국증시에서 사단이 일어났고 오늘 한국증시에 부담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시장에서 해석하는 조정 이유로 코로나19의 세컨웨이브 가능성 및 기타 등등 여러가지 표면적인 이유가 등장하지만 저는 시장에 피로물질이 쌓였기 때문이라 봅니다.

 

[사진참조 : pixabay]

 

피로물질은 제가 증시토크에서 종종 언급드려왔던 재료들입니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리밸런싱 가능성, 급하게 증가한 신용융자 그외 순환매 후 다양한 이유로 지치기 시작한 종목들 등이 있습니다.

 

첫번째로 주가지수 2200p 윗선부터는 국민연금(연기금)의 매도 가능성이 높아졌었다는 점입니다.

이번주 월요일(6/8일)자 증시토크 "한국증시 수급주체들 : 다음 타자는 누구일까?"에서 국민연금을 중심으로한 연기금 수급은 주가지수 2200p 위에서는 매도물량이 늘 수 밖에 없음을 설명드렸고 없는셈 치자하였습니다.

역시나 주가지수 2200p 돌파 시도를 하던 이번주 월요일에서 목요일 사이 연기금등의 수급 통계를 보시면 나흘동안 -6666억원 매도물량을 쏟아냈습니다. 그것도 절묘하게 주가지수 2200p가려하면 쏟아내고 어제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는 무슨 날을 만난 것처럼 일거에 쏟아내고 말았지요.

 

두번째로는 신용융자 잔고의 급증입니다.

신용융자 잔고 규모 자체는 고객예탁금 또는 시총 대비해서는 부담스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증가 속도는 매우 염려스러웠습니다. 그 이유는 신용융자 잔고는 모든 레버리지 투자 자금의 바로미터이기 때문입니다. 신용융자 잔고의 증가는 단순히 증권사에서 신용융자를 이용하는 자금이 늘었다는 의미 뿐만 아니라 은행에서 마이너스 통장으로 돈을 빌려오는 투자자, 집을 담보로 빚을 끌어와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까지 급증하고 있음을 그림자처럼 보여줍니다.

너무 급하게 늘었고, 투자자들은 뜨거운 불과 같았습니다. 그 기세는 하락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없이 증시에 뛰어들었고 갑자기 찾아온 증시 브레이크는 그들에게 "패닉"을 안겨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니! 내가 3월 말부터 투자를 시작했는데, 이런 적은 없었다구!!!"

 

세번째 종목들이 일단 한 싸이클 모두 돌았습니다. 그리고 우선주가 튀었습니다.

3월 말 이후 증시가 상승할 때만 하더라도 모든 종목들이 호호하면 상승하였습니다. 그리고 빠르게 종목,업종,테마들이 순환하면서 "나~ 잡아봐라~"하는 증시 분위기가 만들어졌지요. "행복했습니다. 음...."

그렇게 뺑뺑이를 돌다보니 종목들의 주가는 이미 3월 초수준에 이르렀고 마라톤을 뛴듯 지치기 시작하는 종목들도 늘고 결국 6월 "우선주 이상급등"을 만들었습니다. 

(어제자 6/11 증시토크 우선주 이상급등 현상에 담긴 2가지 증시상황과 의미)

증시 역사에서 우선주 이상급등은 일단은 시장에 쉼표를 던져줍니다. 이후 시장이 유동성의 힘에 상승하는 흐름이 이어지더라도 잠시 쉬어야할 타이밍이 되었다는 시그널을 던진 것이지요.

 

 

ㅇ 두려우신가요? 저는 오히려 이런 건전한 조정을 반갑게 맞이하고자 합니다.

 

3월 말 이후 증시 상승이 가열차게 지속되다보니 투자자들은 보합 정도의 증시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심리적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더 자극적이고 강한 증시"를 원했던 것입니다.

더 자극적인 것을 원하다보면 시장은 단기간에 불타오를 수 있겠지만, 그 후에는 헤어나기 어려운 후유증을 증시에 남기고 짧고 찐한 파티로만 남게 됩니다.

 

하지만 간간히 조정이 찾아오게 되면, 투자자들은 파티에 취해 무아지경에 이르렀다가 한번씩 "정신"을 차리고 잠시 체력을 비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쉬어가면 과열된 종목에서 자금이 빠져나와 자금이 넓게 퍼지는 효과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상승장 과정에서도 이런 조정은 한번씩 찾아왔고 경우에 따라서는 2~3달정도 제자리 걸음을 걸으면서 시장이 눈치를 보기도 하였습니다.

 

[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강세장에서도 잠시 쉬어가는 구간은 꼭 있었다]

 

 

그렇다고 증시가 급하게 하락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그 또한 물음표입니다.

왜냐하면 주식안정기금은 아직 집행도 하지 못한채 하락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주식시장이 하락하기만을 기다리는 개인투자자들이 엄청납니다.

"6/12일자 오전 뉴스에 K증권에 개인들의 입금 폭주로 인해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증시가 급하게 하락하면 국민연금 및 연기금은 자산배분 리밸런싱을 하면서 부족한 국내주식을 사들이게 됩니다.

 

 

ㅇ 다만, 제발 부탁이오니 빚내서 투자하지 마시길!

 

어제 밤 미국증시가 급락하는 속도를 보면, 3월 폭락장 때도 그렇지만 인간이 주문을 내어 매도했다고 보기에는 매우 강하게 장중 내내 매도가 이어졌습니다.

기계가 매도한 것이지요. 아마도 이번에는 우리들에게는 익절이라는 표현으로 익숙한 Trailing Stop 주문이 쏟아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 3월에는 그냥 손절매을 위한 알고리즘에 의한 기계적인 매도가 증시를 대폭락시켰었지요.

 

이러한 알고리즘에 의한 기계적인 매도는 자비가 없습니다. 그냥 기관총쏘듯 매도주문을 쏘는 것이지요. 아마 향후 증시에서 이런 현상이 종종 등장할 것이고, 증시 체력이 잠시 공백 상태가 발생하면 장중 말도안되는 폭락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유유히 제자리로 돌아가는 웃지못할 상황이 발생하겠지만 말입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였을 때 시장에서 생존하고, 더 높은 고지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주식투자는 절대 빚내서 하지 마십시오. 3월 말 이후 주식시장에 들어온분들 중에 위험한 마인드를 가진 분들이 많아서 깜짝놀라곤 합니다.

"빚,부채도 자산이다. 이자도 낮은데 안쓰는 사람이 바보, 내친구가 이번에. .어쩌구 저쩌구"

 

물론 레버리지 투자로 수익을 크게 올리는 분도 계시지만, 레버리지 투자를 감행했던 대다수의 개인투자자분들이 한국증시 역사에 "주식투자 패가망신"이라는 고정관념을 만들었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하겠습니다. 이번 3월 장에서 난다긴다하던 개인투자자들도 모든 투자 자금을 날리고 시장을 떠난 사례가 많음에도 이를 무시하는 분들이 많은 듯 합니다.

 

일단 무조건 생존하십시오. 그래야만 차후에 다가올 시장에서 큰 수익을 만들 수 있습니다.

빚내어 투자하지 마시고, 분산투자하시고, 자산배분전략 꼭사용하시라는 말은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기에 잔소리처럼 글 말미에 남깁니다.

 

2020년 6월 12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는 누구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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