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식시장별곡

주식투자전략마다 담을 수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 : 개인이 모르는 비밀

by lovefund이성수 2020. 11. 13.

주식투자전략마다 담을 수있는 돈의 한계가 있다 : 개인이 모르는 비밀

투자전략에 관한 다양한 정보들을 2020년대 우리는 너무도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책, 블로그, SNS, 유튜브 등등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는 무한에 가까운 투자전략들을 접하고 연구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개인투자자분들이 모르는 비밀이 한가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주식투자전략들이 결국 투자방식에 따라 담을 수 있는 자금의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비밀을 아는 분들이 거의 없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분들이 좋아하시는 단기투자 전략에서 더욱 그러한데도 말입니다.

 

 

ㅇ 투자 전략이 범용이 되는 순간 : 수익은 커녕 손실만 가져다 준다.

 

문득 2000년 초중반 제가 한참 시스템트레이딩을 연구하고 실전투자에서 재미를 보던 때가 떠오르는군요. 당시 제가 사용했던 전략은 1HBO(1 Hour Break Out) System 개념을 사용하여 만들었습니다. 장 시작하고 1시간 사이에 만들어진 코스피200 선물의 당일 최고가/최저가로 밴드를 만들고 상단 밴드를 돌파하면 매수/ 하단밴드를 이탈하면 매도하는 선물 시스템트레이딩 전략이었습니다.

 

[투자전략을 수많은 이들이 사용하면 전략의 생명력은 떨어진다]

 

수년동안 시스템트레이딩 차트에서 제공하는 자동주문으로도 큰 수익을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재미가 쏠쏠하였습니다. "아! 이 전략이 내 인생을 바꾸는구나!" 십수년전 혈기 넘치던 저에게는 엄청난 경험이었습니다. 그런데!!! 2000년 중반 어느순간부터 1HBO 전략이 시장에서 먹히지 않고 오히려 속임수신호(Whipsaw)가 수시로 발생하면서 큰 손실을 보는일도 종종 발생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그 이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계속 로직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수동매매로 1tick씩 수익을 높이며 방어할 뿐이었습니다.

 

세월이 몇년 지난 후에야, 그 당시 1HBO전략을 너도나도 사용하면서 전략의 효용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깨닳았었지요. 2000년 필자가 한참 수익을 내던 시기 1HBO전략으로 수익을 내던 투자자들이 늘어났고 자금을 증액하기도 하고 너도나도 그 전략을 따라할 뿐만 아니라 책으로도 나오고 심지어 D증권사의 COOO트레이더 어플리케이션에서 1HBO 매매 로직 코드를 기본 제공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즉, 2000년 초반만 하더라도 한국 금융시장에서 1HBO전략이 소수만 사용하는 전략이었지만 2000년 중반에 이르렀을 때에는 누구나 사용하는 '범용'전략이 되었던 것입니다. 범용전략이 되었다는 것은 다른 의미로 엄청난 자금이 집중되었음을 암시합니다. 이는 결국 손님이 많이 온 파티장처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적어지거나 혹은 뒤늦게 들어온 이들은 뒷정리, 뒷설거지 해야하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ㅇ 최근 사례 : 양매도ETN의 승승장구와 실망

 

지금으로부터 3년전, 2017년 5월 H모증권에서는 양매도ETN을 출시합니다. 콜옵션과 풋옵션을 양매도하는 전략을 활용한 ETN은 중위험 중수익으로 투자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해당 상품은 은행권에서도 열심히 판매하기도 하여 수조원에 이르는 자금이 집중되었고 2018년의 히트 금융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인기였습니다.

 

그 열풍 속에 양매도ETN을 처음 개발한 모 차장은 수십억원대의 성과급을 받았다는 소문이 증권가에 파다하였고 결국 다른 증권사로 스카웃 되기도 하였지요. 그 만큼 양매도ETN은 당시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중위험 중수익, 주식시장도 재미없고 은행금리도 낮던 그 당시 양매도ETN은 정말 고금리 시절을 떠올리게 할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 즈음 개인투자자분들 중 옵션 양매도 전략을 오래전부터 해오던 분들 사이에서 "프리미엄이 너무 얕아졌다"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쉽게 풀어서 양매도ETN이 인기를 끌면 끌수록 큰 자금이 들어오다보니 예전에는 옵션 양매도 전략으로 1년에 한번씩 꿀렁하는 일이 있어도 수익이 연단위로는 꾸준히 만들어졌지만 2017년 어느날부터는 수익 내기 힘들어졌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여기에 한투의 양매도ETN이 승승장구하니 경쟁 증권사들도 양매도ETN을 연이어 출시하게 됩니다.

 

[가장 인기있던 양매도ETN의 2017년에서 최근까지의 가격흐름과 개인보유수량]

 

그 후에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위의 차트는 가장 인기가 있었던 양매도ETN의 2017년부터 최근까지의 가격흐름입니다. 투자자금이 수조원 몰리던 2018년 후반 그리고 2019년 초반 이후 그 이전과 다른 가격흐름이 나타납니다. 인기가 크지 않아 소수의 투자자와 작은 규모의 자금이 참여할 때에는 중위험 중수익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이전에는 수익이 발생하였던 조건에서도 2019년 이후에는 손실이 누적되며 안타까운 흐름이 만들어지고 말았습니다.

 

즉, 양매도ETN의 개념 자체는 논리적이고 긍정적이었다하더라도 수조원을 담을 정도의 전략은 아니었던 것입니다.

 

 

ㅇ 전략마다 자금과 투자자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투자전략은 전략마다 담을 수 있는 돈 그릇의 크기가 다르다 봅니다. 그 근본에는 해당 투자전략이 스스로 마켓에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논리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투자전략은 내 자신이 그 전략을 집행하여도 주가나 가격변동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현대투자론의 이상적인 상황 즉, 내가하는 행동이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미물인 것처럼 말입니다."

 

1HBO 전략의 2000년 초반, 양매도ETN의 2017년 이전 모습이 그러한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전략을 사용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게 되면 그 전략 자체가 시장을 지배하게 됩니다. 해당 전략이 "매수"주문이 발생하면 타겟이 되는 주식,선물,옵션의 가격이 미친듯이 상승하고, 반대로 "매도"시그널이 발생하여 주문이 집행되면 매매 대상이 되는 금융상품들의 가격이 그야말로 떡락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러하기에 투자전략들은 투자전략마다에 담을 수 있는 돈 그릇에 한계가 있습니다.

 

가장 큰 돈 그릇은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수억원, 혹은 수천억원을 거래하여도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을 사용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그러하기에 자금 규모가 큰 투자자들은 자금이 커질 수록 글로벌 자산배분전략 형태로 바꾸어가게 됩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인덱스 중심의 패시브 전략에 자금을 집중하다보니 패시브전략(인덱스 펀드, 지수ETF) 스스로가 시장을 왜곡시키는 현상이 일부 관찰되기도 합니다. 그렇다하더라도 글로벌 자산배분전략은 담을 수 있는 자금의 크기가 수조원을 훨씬 뛰어넘어 수경원에 이를 것입니다.

 

반대로 가장 작은 돈 그릇은 초단기 투자전략입니다.

앞서 언급드린 1HBO전략은 하루만에 전략이 끝나는 초단기 선물 시스템트레이딩 전략이었습니다. 그리고 현재 개인투자자 중 상당수는 오띠기(5% 또는 5만원 수익내면 매도) 당일 매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 때 다양한 초단기 전략들이 사용되겠지요?

하지만 초단기 전략일 수록 담을 수 있는 돈 그릇은 작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빨리 샀다가 작은 수익이라도 생기면 팔아야하기에 자금 규모가 커질 수록 호가에 충격을 주게 됩니다. 한 호가 갭정도 수익을 만들던 전략인데 자신의 매매가 호가를 몇호가씩 끌어올리거나 내리게 된다면 수익률을 결국 악화될 수 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런데, 개인투자자분들은 비슷비슷한 전략으로 단기투자들을 하고 계십니다.

유튜브에서 투자전략을 강의하는 분들의 내용을 보다보면 씁쓸한 마음을 가질 때가 종종 있습니다.

"5일 이동평균선만 따라 매매하시면 대박 냅니다. 왜 못따라해요!" 라던가

"20일 이평선은 중요합니다. 걍 신호나오면 따라 사세요" 등등등

비슷비슷한 전략들을 마치 자신만 아는 중요한 비법인양 선전하고 강의 하지만, 이미 책이나 영상 등으로 널리 알려진 단기투자 전략은 그저 너도나도 사용하는 범용전략일 뿐입니다.

 

결국, 그 전략 스스로가 가격을 만들기에 수익률은 나빠질 수 밖에 없습니다.

 

 

ㅇ 오늘 글을 보시고 "이게 뭐지?", "오호 바로 이거야! 유레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오늘 저의 글을 보시면서 이게 뭔 말이지? 라며 중간까지 보시다가 창을 닫으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혹은 긴글이지만 끝까지 읽으신후 "유레카!!!"를 외친 분도 계실 것입니다.

유레카를 외치신분은 투자 전략을 만드실 때 무엇을 고려해야하는지 그 방향을 그리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그리고 여기까지 읽으셨는데 "이게 뭔말이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묻지도 따지지도 마시고 당장 사용하시는 단기투자 전략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앞에서 언급드린 논리들은 향후 증시가 상투를 만들 때에도 시장 전체에서 나타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증시토크에서는 글이 너무 길어질 듯하여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지 못할듯 하군요. (사실 점심 먹어야 해서, 배고픕니다.)

더 깊은 이야기는... 차후에 다른 곳에서 이야기드리지요.

 

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의 투자철학을 함께하세요, 어떻게?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