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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외국인의 사상 최대 매도 : 흥미로운 측면이 2가지 보인다.

by lovefund이성수 2020. 12. 1.

외국인의 사상 최대 매도 : 흥미로운 측면이 2가지 보인다.

어제 외국인은 사상 최대 일간 순매도 물량을 한국증시에서 쏟아냈습니다. 1127일까지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8조 원대 순매수라는 엄청난 매수세를 만든 외국인 하지만, 1130일 단 하루 만에 코스피+코스닥 양 시장에서 24954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 외국인 일간 매도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로 인해 종합주가지수가 1.6%나 하락하면서 11월 마지막 거래일을 마치니 많은 개인투자자분이 혼란에 빠진 듯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부분을 파고 들어가 보면 흥미로운 진실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MSCI 리밸런싱이 만든 투매

 

[외국인 투자자 일간 순매도 역대 기록 20201130일 사상 최대를 경신하다]

 

어제 장 마감 이후 어제 대규모 외국인 매도의 원인으로 MSCI 리밸런싱이 언급되었습니다. MSCI EM(이머징) 지수 내에서 중국의 비중을 2년 전부터 단계적으로 높이고 있었고 쿠웨이트가 신규편입되고 인도 비중이 늘면서 MSCI EM 지수 내 한국의 비중이 12.1%에서 11.8%0.3%P 줄이겠다고 발표되었었기에 1130일 대규모 매도는 이에 따른 영향이었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그 매도 규모가 MSCI EM 지수 추종 펀드들의 규모로 볼 때 수천억 원 수준이어야 할 터인데 2조 원대의 매도는 너무도 과하다는 평가입니다.

 

무언가 이상하지요? 저는 이번 이슈를 2가지 흥미로운 관점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첫 번째 : 시장 체력이 매우 강해졌다! MSCI 리밸런싱 작년까지는 공포의 이슈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만 2018년과 2019년 한국증시는 MSCI EM지수 내 중국 비중이 높아지는 스케쥴로 인하여 공포심리가 가득하였습니다. MSCI 이머징 지수 내 중국A주 시가총액 반영을 시작하며 20185% 그리고 2019년에는 20%까지 그리고 2018년 이후 5~6년 내 목표치 100%에 이르는 일정이 잡혔고, 그 결과 2018년부터 서서히 한국증시에 부담 요인이 된 것을 넘어 2019년에는 노골적인 수급 부담으로 등장하였습니다.

이로 인하여 작년 11월에도 투매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큰 부담 요인이 되었습니다.

 

[작년 201911MSCI EM 리밸런싱 과정에서 발생한 외국인 투매 현상]

 

 

그런데 어제는 외국인 단 하루 만에 매도한 금액이 작년 11월 내내 매도한 수준인 -25천여억 원에 이릅니다. 하지만 어제 장 마감에만 주가지수가 크게 빠졌을 뿐 오늘 121일은 증시가 바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만약 2010년대 증시였다면 외국인의 이 정도 규모의 매도는 증시 패닉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20101111일 도이치 쇼크 당시 외국인이 13천억 원 순매도하고 주가지수가 순식간에 3% 하락하였고 하락추세가 며칠 더 지속하였던 것을 고려한다면 2020년 현재, 한국증시는 너무도 강합니다.

 

외국인의 투매 물량을 모두! 개인투자자가 흡수하면서 또다시 매물증발 현상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아마도 외국인 투자자가 다시 한국 주식을 매수하려면 매물이 없다 보니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재매수해야 할 것입니다. 그만큼! 국내 증시 체력은 정말 강해졌습니다.

 

 

두 번째 : 인덱스/패시브 투자가 만드는 비효율적 시장 (합리가 비효율을 만들다)

 

MSCI 리밸런싱이 주식시장을 뒤흔든 원인은 결국 MSCI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이 거대하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ETF 시장만 5$에 이르는 엄청난 패시브 자금이 증권시장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ETF, 인덱스 펀드, 지수 추종 자금 그 모든 것들은 현대투자론과 효율적 시장 가설을 기반으로 하여 만들어진 패시브 전략을 기반으로 투자가 운용됩니다.

패시브 전략 이론을 파고 들어가 보면 시장은 완벽한 전지전능하신 완벽한 존재이기에 나의 매매가 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에 투자하라는 논리가 만들어진 것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미 전 세계 금융시장 속 패시브 전략은 그 전략이 담을 수 있는 자금 그릇을 넘친 듯합니다. 그 이유는 패시브 자금들이 모이고 모여 결국 스스로가 시장을 지배하였기 때문입니다. 증시에 순응하는 수동적인 존재가 아닌 자신의 액션이 증시를 쥐락펴락하게 된 것입니다.

 

예전에는 패시브 전략이 시장에 존재감이 없었다 보니 운용에 어려움이 적었겠지만, 지금은 그 스스로가 움직일 때마다 시장을 쥐락펴락하면서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당장에 어제 MSCI EM 지수 리밸런싱 이유로 외국인 투매가 나온 것만 해도 그렇습니다.

 

패시브 운용과정에서 기준 지수를 정확히 추종해 가야 하다 보니 주문집행 알고리즘은 기준 시점인 특정 달에 마지막 거래일(MSCI EM 지수는 특히 5,8,11)에 주문을 쏟아냅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냐 하면 만약 A 인덱스 펀드가 MSCI EM 지수를 추종한다고 하겠습니다. 편입/편출 종목이 미리 발표되거나 예상하고 월말 일이 아닌 그 이전에 포트폴리오를 변경하였다가 기준 지수와 트래킹에러(지수와 심한 괴리)가 불리한 방향으로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아마 그 운용역은 사표를 써야 할 것입니다.

 

[트래킹에러를 최소화하기 위해 월말에 매도를 쏟아내면 엄청난 시장충격비용이 발생하는데]

 

그러다 보니 타이밍 비용과 시장충격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문집행 알고리즘보다는 기준 지수를 똑같이 쫓게 되는 기준월의 말일에 주문을 쏟아내게 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시장에 충격을 주면서 발생하는 간접적인 비용은 모르쇠가 되고 맙니다. 그저 지수만 추종하면 책임을 다한 것이니 말입니다.

 

여기에 지수 추종 이슈뿐만 아니라 자산 배분 전략의 리밸런싱도 함께 발생하였을 것입니다.

11월에 한국 및 전 세계 증시가 폭등하였기 때문에 주식자산의 평가금액은 커져 있을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과도하게 커진 주식비중을 자산 배분 전략에 따른 비중으로 맞추기 위한 주식매도 안전자산 매수 과정이 발생했을 터인데 이런 현상이 앞서 언급 드린 트래킹에러 최소화와 비슷한 원리로 주문이 일시에 쏟아진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이런 행위들이 몰리면서 비이성적 시장 형태를 만들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어제 20201130, 우리가 주식시장에서 본 것처럼 말입니다.

 

똑똑한 행위가 비이성을 만든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강한 체력 그리고 패시브가 만든 비이성 : 고맙다!

 

우리는 어제 외국인의 매매 행태를 보면서 2가지 중요한 비밀을 보았습니다.

하나는 한국증시의 체력이 엄청나게 강해졌다는 점이고 하나는 패시브 자금으로 인한 비효율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강해진 국내 증시 체력은 외국인의 패시브 운용에 따른 투매가 또다시 발생하더라도 한국증시는 매우 탄탄할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물량은 개인투자자가 모두 흡수했습니다. 만약 외국인 투자자(결국은 패시브와 자산 배분 전략에 의한 기계일 뿐)가 자금을 집행한다면 어떻게 매매할까요? 기계적으로 매수할 것입니다. 매물이 증발하였으니 호가를 높이면서 사야겠지요?

 

그리고 패시브 자금이 이제는 그 스스로가 시장 그 자체가 되었기 때문에 패시브 자금과 인덱스들의 움직임 자체가 비효율성을 키운다고 봅니다. 비이성적인 상황은 뭐다? 엄청난 기회입니다.

 

여러분 개인으로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투자하시기 바랍니다. 개인은 게릴라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고 자신만의 전략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2020121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의 투자철학을 함께하세요, 애독과 좋아요~^^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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