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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가 바뀌었어요. 확실히! : 20년 12월 상장법인 소유자 현황 자료를 분석하니

by lovefund이성수 2021. 3. 17.

개인투자자가 바뀌었어요. 확실히! : 2012월 상장법인 소유자 현황 자료를 분석하니

매년 3월 즈음이 되면 한국예탁결제원의 보도자료 하나를 손꼽아 기다리곤 합니다. 바로 직전년도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소유자(주주) 현황에 관한 통계 자료가 그것입니다. 특히나 작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개인투자자 1,000만 시대에 이르렀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지만, 이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자료이지요.

올해는 예년보다 늦게 자료가 발표되어 어제 (3/16) 발표되었습니다. 매년 그런 것처럼 저는 이 자료를 깊숙이 파 보았고,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를 찾아냈습니다. 바로.

개인투자자가 달라졌어요

 

 

개인투자자 1,000만 명 시대 : 20년 연말 기준 910만여 명

 

2020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은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지요. 예능, 드라마 심지어는 국민연금 국정감사에서도 주식투자를 악의 축인 것, 마냥 취급되었습니다. 아직도 2016년 어느 날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모 국회의원께서 하신 말씀이 기억에서 지워지지 않습니다.

아니! 국민연금이 어떻게 위험한 주식투자를 한단 말입니까!!!”

 

그렇게 찬밥 신세였던 주식시장을 향해 2019년부터 투자자 수가 58만 명(10.3%) 늘면서, 가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급기야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2020년 연말 기준,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소유자(주주 수)300만여 명 이상 증가하며 919만 명에 이르렀습니다. 이 중 개인투자자의 비중은 99%를 넘으니 910만 명이 넘는 개인투자자가 주식에 투자하고 있다는 의미이고, 올해 1월 신규 유입 개인투자자 그리고 12월 외 다른 결산 월(68월 등)의 상장사까지 고려한다면 개인투자자는 1,000만 명을 넘었을 것입니다.

 

 

달라진 2020년 동학 개미 : 분산투자 문화가 정착되다 (확실!)

 

매년 예탁원의 상장사 소유자 현황 보도자료가 나오면 필자는 바로, 보유 종목 수별 투자자 비율을 시계열로 정리합니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의 자료에 이번 2020년 자료를 더하면서 저는 여러 번 눈을 비비고 다시 자료를 확인하였습니다.

바로 과거 개인과 달리 2020년 동학 개미는 확실히 분산투자가 경향이 매우 강해졌습니다.

아래 표에서 청색 선은 1종목~3종목 보유한 소유자 비율을 계산하여 2009년부터 2020년까지 표시한 자료이고, 연두색 선은 6종목 이상 분산 투자한 투자자의 비율을 보여주는 자료입니다.

2010년대를 보내면서 완만하게 집중투자 문화가 감소해 오긴 하였으나 극적인 반전은 없었습니다. 되려 2019년에는 또다시 집중투자 경향이 나타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개인투자자가 300만 명 이상 폭증하였는데 과거 선배 개미와 달리 분산투자 성향이 매우 강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

6종목 이상 분산 투자한 투자자 비율이 201918.4%에서 202025.1%로 급증하였고, 3종목 이하로 보유한 투자자의 비율은 201970% 수준에서 202061.9%로 크게 낮아졌습니다. 이는 한국 증시 역사에서 개인투자자가 합리적으로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엄청난 증거입니다.

 

[2009년부터 2020년까지 1~3종목 투자자의 비율과 6종목 이상 투자자의 비율]

[원자료 : 예탁원 보도자료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여성 투자자의 폭증 : 분산투자를 높인 이유로 추정

 

그런데 이렇게 분산 투자자의 비율이 급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로 추론 해 볼 수 있겠습니다.

첫째, 과거에 실패를 경험한 개인투자자가 다시 복귀하면서, 분산투자를 강화했다.

둘째, 경험과 투자 지식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분산투자를 늘렸다.

셋째, 여성 투자자가 크게 늘었다.

 

만약 첫 번째와 두 번째 이유만이라면, 분산투자가 위의 표처럼 극적으로 변화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완만하게 감소하는 흐름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그런데. 집중투자의 급격한 감소 그리고 분산투자의 급증한 경향성은 다른 변수가 큰 영향을 주었을 터인데 그것은 바로 여성 투자자의 증가에 기인한다고 생각합니다.

 

예탁원의 12월 결산법인 소유주(주주) 현황 자료를 매년 분석하다 보면 여성 투자자의 비율은 매년 30~40% 수준을 오가는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2020년을 거치면서 여성 투자자는 2019241만 명에서 2020388만 명으로 급증하였고 여성 투자자의 비율은 201939.4%에서 42.7%로 크게 높아졌습니다. 남녀성비 대략 반반인 것을 고려한다면 여성 투자자의 비율 3.3%P 증가는 엄청난 변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저도 남자입니다^^) 남성 투자자분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

남자는 한방이지!”, “몰방해서 못 먹어도 고!”, “이것은 승부다! (일본말로 꼭 쓰시는 표현)”

이런 말들입니다.

그리고 필자가 여러 세미나, 지인들 모임 등의 경험을 떠올려보면 남자 투자자분들께 분산투자를 이야기하면 매우 귀찮은 행위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여성 투자자분들은 분산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습니다.

여성 투자자분들의 평균적 성향이 수익보다는 위험관리를 더 중요시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2030 투자자의 폭증 : 하지만 투자금액이 이전 2030과 비교해 소액인 듯

 

2020년 동학 개미 운동은 성별 변화뿐만 아니라 나이별 투자인구 변화도 동시에 발생하였습니다. 이는 이미 작년 동학 개미 운동 속에 다양한 상황증거, 증권사 계좌 개설 관련 뉴스들을 통해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예탁원 자료를 통해 정확한 수치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보통 20대 주식투자자의 비율은 전체 연령 중 6% 내외를 매년 보여주어 왔습니다. 심지어 필자가 20대였던 2003년에도 20대 주주 비율은 6.2%였지요. 그런데 2020년 통계에서는 20대 주주 비율이 11.8%로 급증합니다.

 

20·30세대 합산으로 계산 해 보아도, 2030 주주 비율은 201923.7%에서 31.7%8%P나 증가하였습니다. 이는 서프라이즈한 수준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심지어 19년 대비 2020년 연령별 주주 수 증가율을 보면 20세 미만 177%, 20180%, 3069%를 기록하였으니 주식투자 인구가 2020년에 48.5% 증가한 것을 생각한다면 젊은 투자자의 증가는 폭발적이었다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2020년의 1인당 평균 보유 금액을 필자가 계산하여보니 젊은 2030 투자자들의 투자금이 2019년에 비해 작아진 것으로 추정되더군요. 추정 수치의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기에 증가율 표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해당 수치는 예탁원 보도자료에는 없으며, 나이별 보유 주식 수와 시장 시총 등을 활용하여 계산한 추정값입니다.)

 

[19년 대비 연령별 20201인당 주식 보유 금액 증가율 추정치]

[원자료 : 예탁원 보도자료 / 자료 분석 : lovefund이성수]

 

위의 표는 19년 대비 2020년에 연령별 보유 금액 증감률 추정치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세 미만은 42% 감소, 2037.6% 감소, 3010.6% 감소와 비교해 중년 이상은 완만한 1인당 보유 금액 증가율을 보여줍니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앞서 젊은 투자자가 폭증하였음을 설명해 드렸는데, 2020년에 신규로 증시로 들어온 개인투자자는 2019년의 젊은(2030) 투자자에 비하여 투자금액이 적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이 부분에서 저는 많이 고민하게 되더군요.

 

 

정리하며 그리고 2030 투자자에 대한 조언

 

2020년 동학 개미는 확실히 선배 개미와 달리 체계적인 투자와 분산투자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성은 동학 개미 전체의 투자 지식과 지혜가 증가한 부분도 있지만, 여성 투자자의 폭증은 결정적인 요인으로 생각됩니다.

향후 한국 증시 문화는 과거보다 안정성과 차분함 속에 합리적인 투자를 할 가능성이 커질 것입니다.

 

다만, 작년에 급격히 증가한 20·30세대 투자자분들께는 몇 가지 조언을 남겨드리고 싶습니다.

1인당 투자금액이 적어졌다는 점은 소액으로 투자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점을 암시합니다. 그런데 투자자금이 작은 경우 매매 회전율이 높아지면서 수익률이 악화한다는 연구 결과가 다반사입니다.

 

지난주 311일 자 매일경제신문 “[단독] 남성 동학 개미 14% 수익 낼 때 여성은 24%” 기사 내용에서 1억 원 이상의 투자자가 두 자릿수 수익률을 만든 데 비하여 3천만 원 이하 투자자들은 한 자릿수 수익률 또는 남성의 경우는 20203~10월 그 좋은 시기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만들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소액으로 투자하는 경우 투자금을 가볍게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차피 공부하는 셈 치지 뭐”, “적은 돈으로 무슨 분산투자, 몰방

하지만 그 작은 규모로 투자할 때 들인 투자 습관이 평생 투자 습관이 됩니다. 그리고 그 나쁜 습관은 고치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마치 2030 여러분들이 어린 시절, 아버지가 주식투자로 쪽박을 차서 집안이 수시로 시끄러웠던 것처럼 말입니다.

 

혈기에 너무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을 조금만 자제하시고 분산투자, 자산 배분 전략 꼭 병행하십시오. 그리고 종잣돈이 작다고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원금을 키워가십시오. 그냥 한번 100만 원으로 투자해 보고 포기하는 젊은 시절 투자를 경험한 이와 계속 꾸준히 적립식으로 투자하는 젊은 투자자는 10, 20년 후에 엄청난 자산에서의 차이를 만들게 됩니다. (10, 20년 생각보다 빨리 간답니다. ㅠㅠ)

 

2021317일 수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의 투자철학을 함께하세요, 애독과 좋아요~^^ 부탁합니다.]

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20213! "가치투자 처음공부(이성수 저)"를 출간하였습니다. 독자님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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