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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논의에 반대한다. 융통성만 늘리다 혼란만 커진다.

by lovefund이성수 2021. 3. 25.

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논의에 반대한다. 융통성만 늘리다 혼란만 커진다.

연기금의 매도가 연일 지속되면서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커지다 보니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 또는 융통성을 넓혀야 한다는 요구가 강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위한 전략적 허용범위를 넓힌다는 뉴스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더군요.

오늘은 이에 대하여 작심하고 쓴소리를 칼럼으로 적고자 합니다.

국민연금에 융통성은 늘리는 것은 결국 혼란만 더 키우게 될 것입니다. 소탐대실!

(특히! 삼프로TV 등 유명 매체에 부탁드립니다. 국민연금 관련하여 개인투자자분들께서 더 큰 그림을 보실 수 있도록 말입니다. 아닌 건 아니지 않습니까?)

 

 

국민연금 자금엔 어떠한 외압이 들어가선 안 된다.

 

작년 연말 기준 833조 원을 넘어선 국민연금 기금은 그 자체가 공룡 중에서도 메가톤급 공룡입니다. 오래전부터 공룡 덩치로 커졌다 보니 정치, 재계에서는 다양한 압박을 가하여왔고 수년 전에는 불미스러운 일도 있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국민연금 기금 운용은 내부에 정해진 규칙에 따라서 운용되어야 함에도, 주변에서 뭐라 뭐라 요구한다고 이에 흔들리기 시작하면 결국 미래 국민연금에 치명적인 상황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5년여 년 전,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모 국회의원께서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인데!! 어찌 위험한 주식투자를 하느냐라며 압박을 가하던 장면 아직도 잊지 못할 정도로 충격적이었지요. 그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은 다양한 형태의 정·재계 압박이 있었겠습니까.

 

5년 전과 달리 2020년 동학 개미 운동 이후 개인투자자의 힘이 세진 가운데, 최근 몇 달간 연기금의 매도가 시스템적으로 계속 쏟아지다 보니 개인투자자의 불만이 쌓이고 일부 개인투자자분들이 압박을 강하게 가하면서 결국 국내 주식 비중 여지를 위해 기금 운용에 융통성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융통성을 하나씩 붙이게 되면 나중에는 누더기가 되고 말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중에는 이런저런 요구가 늘어나다 보면 국민연금은 왜 손실을 보고 손절매를 하지 않냐고 압박을 가하면 손절매 규칙도 적용하겠지요? 손절매도 뭐는 안된다고 항의하면 또 그에 맞는 융통성 기준을 덕지덕지 붙이기도 할 것이고, 특정 국가에 왜 투자하냐고 뭐라 뭐라 항의하면 그것도 받아들이고 있을 겁니다.

이런 식의 항의를 하나씩 다 받아들이게 되면 기금 운용은 운용이 아니라 운에 맡기는 꼴밖에 되지 않습니다.

 

 

국민연금의 주식비중 범위를 넓힌다 한들 : 주가지수 10%만 올라도 또 팔아야 한다.

 

필자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보유 추정치를 직접 계산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달에 몇 번씩 주가지수 별 국민연금의 초과 보유/부족분을 계산하여 글로 설명해 드리곤 합니다. 이 자료는 기금운용본부의 정기 보고 자료에 증시 등락률과 연기금의 매매분과 국민연금의 순 납입분을 고려하여 필자가 추정한 자료이지요.

 

[주가지수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비율 추정치, 추정계산 : lovefund이성수]

 

필자의 추정치에서 주가지수 3,000p에서 국내 주식 비중은 이미 21.5%에 이르고 있습니다.

현재 뉴스에 나오는 국민연금의 전략적자산배분 융통성 분위 확대 폭이 ±2.5%P에서 ±3.5%P로 늘어난다고 하는데 이를 바탕으로 하면 16.8%21년 기준 국내 주식 비중에 +3.5%P를 더하면 최대 20.3%까지 국내 주식 비중 범위에 융통성이 생깁니다.

 

그런데. 범위를 확대 한다고 하더라도 주가지수 3,000p에서도 이미 그 범위를 넘어가 있습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만약 주가가 상승하여 주가지수 3,300p까지 상승한다면 국내 주식 비중은 대략 22~23%가 될 것입니다. 그 때가 되면 또다시 지금처럼 연기금의 연일 매도가 등장 할 터인데 그때 가서도 범위를 ±5%P, ±10%P, ±20%P 등등 이렇게 키우라 요구할 것인가요?

 

융통성이 한번 생겨서 투자 룰과 규칙에 훼손이 발생하면 끝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리밸런싱 할 때는 리밸런싱을 해야 한다! 그리고 기금 운용 규칙에 외압을 반대한다.

 

거대한 자금은 자산 배분 전략으로 기금이 운용되고, 리밸런싱 과정에서 다양한 자산들 속에서 만들어지는 새넌의 도깨비 현상이 실제 수익으로 극대화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한국증시가 좋으니 융통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시지만, 이는 작은 규모의 자금은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룡보다도 훨씬 커진 국민연금에 융통성을 가하면 오히려 나중에 더 큰 파고가 밀려올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 국내 주식을 리밸런싱 해야 하는데 리밸런싱을 안 하고 꾹꾹 참는다면 차후에 더 큰 폭발로 증시에 큰 부담을 안겨주고 말 것입니다.

그때 가서도, 또다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를 요청하실 건가요?

833조 원이 넘는 이 자금은 결국 국민 전체의 돈이기에 소수의 정치, 재계 또는 사회단체의 압박이나 이해관계에 흔들려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투자자 중 많은 분이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계십니다. 융통성은 자칫 우리의 국민연금 전체를 깨트릴 수 있다는 점을 말입니다.

지금 당장 눈앞에 수익률을 위해 국내 주식 비중을 높여 기금 운용을 흔드는 것은 결국 2040년 이후 국민연금 지급이 늘어날 때 한국증시를 붕괴시키는 원인이 되고 맙니다. 그 전에 미리미리 비중을 줄여두어야만 합니다.

 

만약, 이번 안이 혹자들이 말하는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에서 생각한 것이라면 접으시길 바랍니다. 국민연금에 압박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민심이반의 역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필자의 SNS에 국민연금 기금 확대 관련 뉴스를 공유하였을 때 답글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었습니다. 어이가 없다는 여론입니다.

 

그리고 다양한 경제 채널, 유튜브 증권 관련 채널들은 개인투자자들 진심으로 위한다면 눈앞에 이익만 바랄 것이 아니라 큰 그림으로 이번 안을 고려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주린이 투자자분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하지 마시고 말입니다.)

 

2021325일 목요일 오늘 증시토크에 공감하시는 애독자님들의 응원을 부탁드립니다.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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