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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별곡

무작정 주식 장기 보유가 투자의 답은 아니다. 우연히 지난 10년을 뒤돌아본 오늘

by lovefund이성수 2021. 6. 22.

무작정 주식 장기 보유가 투자의 답은 아니다. 우연히 지난 10년을 뒤돌아본 오늘

어젯밤 우연히 모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베스트 글에 주식 장기 보유가 답은 아니라는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목이 리스트 되었고 그 종목들의 장기 수익률은 희비가 크게 엇갈려 있더군요. 아침에 출근하여 어제 보았던 그 커뮤니티 베스트 글 잔상이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그리고 문득 지난 10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았습니다.

그리고 10년 동안 켜켜이 쌓인 증시 파편들 속에서 투자의 진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20116월 말로 시간을 돌려보니, 그 당시에는 정답이 지금의 정답은 아니었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고리타분한 속담처럼, 거울 속 비친 사람들의 얼굴 속에서 10년의 세월은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10년 전으로 잠시 인터스텔라 영화처럼 돌아가 보았습니다.

 

일단 눈에 들어온 것은 20116월 말 당시의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의 리스트였습니다.

당시 시가총액 최상위 10종목 리스트는 지금과 비슷한 듯하면서도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차, POSCO,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LG화학, 기아차, 신한지주, KB금융, 삼성생명.

차화정 장세의 절정을 달리고 2차 양적완화가 중단된 20116, 그 직전 20113월에는 동일본 대지진이 있었지요.

 

당시 차화정(자동차, 화학, 정유) 장세는 대단하였습니다. 2021년 현재 위치에서는 단순히 주가가 많이 올랐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그 당시는 절대적인 신념이었지요.

자동차, 화학, 정유 업종을 포트폴리오에 담지 않았던 펀드매니저들은 회사 임원으로부터 질책을 받았고, 투자자들로부터 항의를 강하게 받았습니다. (조금 과하게 표현하자면 옥상에 불려가서 얼차려 받는 분위기처럼 살벌하였습니다.)

심지어, 당시 차화정 랠리를 속에 인기를 구가하던 당시 브레인 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을 카피해서 따라 하는 투자자들도 상당하였을 정도입니다.

시가총액 최상위 Top 10에도 자동차 관련 업종들이 은근히 포진되어있었고, 시가총액 11위에는 SK이노베이션, 13위에는 S-Oil, 20위에는 () 호남석유 등이 랭크되었었지요.

 

그리고, 2000년 중후반 강세장을 이끌었던 POSCO. 현대중공업 등의 조선, 철강주들도 시가총액 Top 10에 남으면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 지금과 비교해 고금리 시절이었다 보니 신한지주, KB금융, 삼성생명 등 금융회사들도 시가총액 8, 9, 10위라는 매우 높은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시가총액 TOP10에 있던 종목들의 10년간 수익률은 어떠했을까요?

 

[20116월 말 시총 TOP10 종목들의 10년간의 주가 등락률]

 

 

10년의 결과는 5종목은 상승, 5종목은 하락하였습니다.

당시에 뜨거웠던 종목들은 그 후 심각한 주가 하락을 만들다가 최근에서야 주가가 회복한 예도 있고, 아예 10년 전 주가에 이르지 못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나마 삼성전자와 LG화학이 10년간 큰 상승률을 만들면서 체면치레를 한 정도이지요.

 

 

무작정 주식 장기 보유는 답은 아니다 : 포트폴리오의 중요성

 

만약, 그 당시 어떤 펀드가 차화정 랠리 분위기 속에 운용사 임원들과 고객들의 압박으로 모든 종목을 현대, 기아차 등으로 꽉 채웠다고 가정한다면, 10년 뒤 현재 손실은 아니겠지만 코스피 종합주가지수가 50% 이상 상승한 것에 비해서는 크게 부족한 성과를 만들었을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주식을 무작정 오래 들고 가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힌트를 하나 얻을 수 있습니다. 오래 들고 가더라도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 방법의 하나는 바로 포트폴리오 구축입니다. 단순히 한두 종목을 집중해서 들고 갈 경우 운이 좋으면 삼성전자처럼 큰 수익을 만들 수 있지만, 정작 20116월 그 당시 분위기로는 삼성전자보다는 다른 종목을 집중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한 60%대 손실을 발생시킨 경우도 발생했을 것입니다.

 

무작정 주식을 장기 보유하게 되면 자칫 결과가 복불복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희망이 가득하고 무언가 엄청난 듯싶지만, 장기 보유 과정에서 회사의 운명은 알 수 없는 미지수일 뿐입니다.

그러하기에 수익의 확률을 높이고 수익률의 안정성을 위해서라도 포트폴리오 구축은 필수적입니다.

 

예를 들어 당시 시가총액 TOP10 종목을 균등하게 포지션을 취했다면 10년 장기 보유 후의 수익률은 평균 33%를 기록합니다. 그런대로 지수를 얼추 쫓아갈 수 있는 수익률이지요. 한두 종목에 집중투자 하여 복불복의 상황이 되는 것보다는 예상 가능한 결과물에 근접하게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무작정 장기 보유는 답은 아니다 : 좋은 종목들로 주기적인 세팅은 놀라운 결과를 만든다.

 

필자의 다양한 연구용 가치 포트폴리오 중, 실데이터를 이용한 연구용 가치 포트폴리오 중에는 매년 2월마다 종목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수익률을 추적하는 포트폴리오가 있습니다. 2000년 중반에 기본적인 연구를 마무리하고 20092월부터 매년 2월마다 포트폴리오를 세팅하고 계속 실제 주가로 수익률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데이터를 이용한 백테스팅이 아니기에 저는 실전 데이터 테스트라고 합니다.)

 

연구용 포트폴리오는 막걸리처럼 특정 가치 기준으로 대충 거른 종목이기에 종목들을 수년 뒤에 보다 보면 왜 저런 종목이 들어왔지, 싶은 경우도 왕왕 있을 정도로 종목들이 거친 편입니다.

 

[ 20116월 말 이후 10년간 연구용 가치 포트와 주가지수의 누적수익률 ]

[ 연구 및 분석 : lovefund이성수 ]

 

10년의 시간 증시가 조용한 날이 없었지요. 부침도 많고 양적완화, 테이퍼링, 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일본 경제보복, 코로나 사태 또다시 양적완화와 제로금리, 실질적 MMT 이어서 다시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 분위기 등 10년간 이슈가 없었던 해는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코스피 종합주가지수는 55.6% (연평균 4.5%) 상승하였고 연구용 가치 포트는 282.7% (연평균 14.4%) 상승하였습니다. 그냥 좋아 보이는 종목으로 종목을 발굴하고 주기적으로 갈아주는 것만으로도 시장을 초월하는 큰 수익률을 만들 수 있었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대장은 미래의 대장이 아닐 수 있다.

 

우리 인간의 본능은 지금 가장 화려한 무언가를 정답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금까지의 추세적인 흐름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이는 지난 10년 나타난 삼성전자처럼 괄목할만한 성과를 만들 수도 있지만, 지난 10년 현대중공업 등에서 발생한 실망스러운 성과로 귀결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의 대장으로 보이는 종목들을 무작정 들고 가는 것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20여 년 전 IT버블 붕괴 후인 2001년까지도 사람들은 당시 새롬기술이 영원한 대장주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만, 이제는 회사명도 바뀌고 존재감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러면 미래에 대장이 될만한 종목을 찾으면 되지 않겠냐 싶으시겠지만, 현재 시대 우리는 미래를 알 수 없습니다. 미래 어느 날 대장주를 미리 잡은 이들은 투자의 현인이 되겠지만, 잘 골랐다 생각했는데 결과가 나쁘면 집에서 구박받는 투자자가 될 뿐이지요.

 

어제 모 포털사이트 커뮤니티 베스트 글에서 보게 된 무조건 오래 들고 가는 것이 답이 아니라는 글을 보고, 오늘 아침 10년간의 증시 시간을 뒤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생각들을 주저리주저리 남겨 쓰다 보니 결론이 없는 글이 된 듯합니다만 끝까지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과거 10년 전 주식에 대해서 함께 이야기했던 개인투자자분들 중 증시에서 생존하신 분들은.

 

2021622일 화요일

lovefund이성수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 CIIA charterHolder)

[ lovefund이성수의 투자철학을 함께하세요, 애독과 좋아요~^^ 부탁합니다.]

본 자료는 투자 참고 자료이오며, 투자 판단은 본인에게 있습니다.

심혈을 기울여 집필한 "가치투자 처음공부(이성수 저)"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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