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별곡

주식 살생부가 도는 3월만이라도 위험한 종목은 피하자

lovefund이성수 2019. 3. 11. 10:57
주식 살생부가 도는 3월만이라도 위험한 종목은 피하자

매년 3월은 12월 결산법인들의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올라오는 시기입니다. 매년 3월이 되면 증권가에는 올해 상장폐지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살생부"가 회자되곤 합니다. 이미 이전 재무자료에서 위험이 감지되었던 종목들이기에 살생부에 올라오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렇게 위험한 종목들은 개인투자자를 유혹하는 마력을 가지고 있다보니, 매년 상장폐지가 확정되는 종목들에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낭패보곤 합니다.

 

 

ㅇ 적어도 위험한 시기는 피해가자...

 

요즘 여의도에서는 까치떼가 극성입니다. 매일 해가지고나면 국민은행 영업본부 앞 가로수에는 수십, 수백마리의 까치가 떼로 앉아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새똥을 떨구곤 하지요. 퇴근길에 이 곳을 지나게되면 까치똥에 피해를 입기 쉽상입니다. 그래서 저 같은 경우 해가 떠 있는 시간에는 그 길을 이용하지만 해가 진 후에는 살짝 돌아 그 길을 피해 갑니다.

 

[한국거래소 앞에는 항상 상장폐지로 인해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의 플랭카드가 걸려있다.]

[사진 : lovefund이성수 직접촬영]

 

 

이처럼 주식투자를 할 때도 특정시기에는 재무적으로 위험이 큰 종목을 피할 필요가 있습니다.

갑자기 떨어지는 까치똥처럼 주식투자에 큰 피해를 안겨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보통 재무적으로 리스크가 큰 종목들을 개인투자자분들이 대박수익률을 노리고 좋아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3월 사업보고서와 감사보고서가 올라오는 위험한 시기에도 억지로 보유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작년에도 전년 결산직후 13개사(코스피 1개사, 코스닥 12개사)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고 상장폐지가 확정되며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상처를 남겨주었습니다. 전체 상장사 2000여개 중 1%도 안됩니다만, 그 1%가 안되는 경우가 자신에게 발생했을 때는 심각한 재산상 그리고 투자자금 손실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에 조금이라도 그 확률을 낮추기 위한 고민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ㅇ 2010년소중한 지인 A가 경험한 네오세미테크 사태.

 

매년 3월이 되면 2010년에 발생했던 네오세미테크 상장폐지 사태가 떠오르곤 합니다. 벌써 9년전 일이지만 아직도 그 당시 상황이 너무도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것 그 네오세미테크 상장폐지로 인해 제가 가장 아끼는 지인 A가 그 상장폐지 회오리에 휘말렸기 때문입니다.

3월 어느날 경기도 모처에서 업무 때문에 저녁식사를 하던 중 A에게서 걸려온 전화를 받았습니다. 자신이 투자한 네오세미테크가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졌는데 조금이라도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없겠냐는 것이었지요. 네오세미테크에 대한 확신이 너무도 컸던 A. 실제 수익률도 엄청났었기에 투자금을 계속 키워 네오세미테크에 올인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투입된 큰 돈은 상장폐지가 확정되면서 연기처럼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매년 반복되고 있습니다. 적어도 재무리스크가 있는 종목을 피해야하지만 그러한 종목들이 주가가 상승하면 2배~10배 넘게 일시에 상승하다보니 개인투자자들은 마치 개미지옥의 유혹에 끌리듯 위험한 종목에 투자하게 됩니다.

 

 

ㅇ 적어도 3~4월은 재무리스크가 있다고 생각되는 종목은 무조건 피하시라.

 

불과 10년 전만하더라도 재무제표를 보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기에 위험한 종목을 구분하지 못하는 투자자분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개인투자자도 재무제표와 재무비율을 보실 수 있기에 재무리스크가 있는 종목을 본인 스스로가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그러한 종목들에 "잠깐만 들어갔다 나오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가 거래정지와 상장폐지로 이어지는 일들이 왕왕 발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초로 돌아가서, 아래의 3가지 기준에 들어간 종목이라면 3~4월에는 무조건 거르고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말이죠.

 

첫째, 부채비율이 200% 넘어가는 종목 (300%이상인 종목은 매우 위험)

둘째, 적자가 2년 이상 지속된 기업(3년 이상일 경우 매우 위험)

셋째, 최근 5년 내 한번이라도 자본잠식 경험이 있는 기업

 

이 세가지 기준에 한가지라도 해당되는 종목을 보게 되면, 필자가 까치똥을 피하기 위해 길을 돌아가는 것처럼 멀리 돌아가거나 아예 가까이하지 마십시오. 적어도 3,4월 사이에는 어디에서 지뢰가 터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위의 기준에 해당되는 종목들은 재무제표를 최대한 위험하지 않은 종목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재무제표 마사지 수준을 넘어 "분식"수준으로 접어들어가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은 외감 회계법인이 이를 "분식"으로 보았다면 감사의견 거절을 냉정하게 도장 찍어버립니다.

 

[2년 이상 적자인 회사는 상장폐지 가능성을 내포하게 된다.]

 

자칫, 인간사 좋은게 좋은거라고 부실한 재무제표에 "적정"의견을 주었다가는 해당 회계법인과 회계사 본인의 밥줄을 끊기는 수준을 넘어 법적처벌을 크게 받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체크하여보시고 위의 기준에 해당된다면 일단 리스크를 피하신다면 여러분의 투자는 한단계 레벨업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혹시나 12월 결산법인인데 3월 중순인 지금도 주주총회 날짜가 잡히지도 못하였다면, 회계법인에서 의견거절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사족으로 남기며 오늘 글을 마치겠습니다.

 

2019년 3월 11일 월요일

lovefund이성수(CIIA charterHolder, 유니인베스트먼트 대표)